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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독수리 12마리 설악산(공룡능선) 정복기

tarzan13 2006. 3. 2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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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12마리가 설악산 원정산행을 결행
2004년 여름이 오는 문턱에서 독수리들은 설악산에서 한없이 놀다
서로를 배려하는 인화와 단결력은 끈끈한 정을 느끼기에 충분하였다

 

등정에 성공한 독수리들은

대장, 포그남, 왕감, 쌍칼, 한승질, 삼돌, 로보, 타잔 그리고 찬조 출연자 4명 등 모두 12명

 

6월 6일 새벽3시경
어둠 속 새벽공기를 가르며 한계령에 오르다
하늘에 보름달이 떠 있을 것으로 기대 하였는데
비웃기라도 하듯이 촘촘히 떠있어야 할 별마져 구름에 가리워져 어둡기 그지없다
할 수 없이 후래쉬 빛에 의지한 채 108계단을 올랐다

 

전국에서 몰려온 등산객들이 동시에 오르다 보니
뒤섞여 서로를 분간하기가 어려웠다
부득이 앞사람을 따라 산행을 하는 수 밖에 없었다


해드램프를 이마나 목에 걸고 걷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손전등을 손에 들고 걷는 사람이 있기도 하였다
아예 전등없이 앞 뒤 사람의 불빛에 의지하여 걷는 사람도 간혹 있었다
이렇듯 자신의 행로를 밝히며 걷는 모습이 각양각색이었다.
사람에 따라 자신의 삶의 행로를 밝혀가는 모습도 이처럼 각양각색이 아닌가 싶다

 

너무 어두워서 불빛이 비치는 지점 이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주변의 경관도 보이지 않고 앞 뒷사람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하늘과 맞 닿는 산의 언저리도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어둠 속에서 오직 땀을 흘리며 정상을 향해 오를 뿐이었다.
수없이 흐르는 땀을 닦아내고 가픈숨을 몰아쉬면서 첫 번째 능선에 도착하였다

아직 어둠 속이라 주변은 물론 건너편 능선도 분간이 어렵다.

능선 옆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휴대전등 불빛에 의지한 체
우리는 다른 산악회원과 뒤섞여 정상을 향해 계속 전진했다

 

가파른 등산로를 가다가 미끌려 어둠속에서 한바퀴 나뒹굴었다
땅바닥에 부딛친 발과 다리가 후끈거리고 아파왔다

손전등에 의지하여 앞사람만 보고 따라 가다가 늘어진 나뭇가지에 부딛쳐 심하게 머리를 찍혔다
정신이 얼얼하였다.
머리가 찢겨 피가 나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걸으면서 몇 번이고 수건으로 닦아 보았지만 혈흔은 보이지 않는다
머리에 상처가 나지 않아 다행이다.

 

능선을 따라 가다가 뒤를 돌아 보았다
뒤 따라온 등산객들이 비친 불빛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이어진 불빛은 등산객이 만든 것 불빛으로 가희 장관이었다
늘어서 있는 불빛을 보니 6.25때의 피난행렬이 연상되었다

 

손전등에 의지하고 능선 몇 개를 넘나 들었다
하늘과 산 언저리의 경계가 보이며 서서히 새벽이 열리기 시작했다.
뿌옇게 여명이 트기 시작하자 주변의 물체가 하나씩 보이기 시작한다
손을 활짝 펴고 있는 나무의 모습이 보이고
다양한 형상을 한 크고 작은 바위가 보이고

드디어 손전등 없이 걸을 정도로 등산로가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사방이 훤해지기 시작하자 등산객의 모습이 선명히 보인다
앞만 보고 걸었더니 뒤에 따라오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남녀 두사람이 앞서 갈 뿐이었다.
바위사이로 난 등산로를 오를 때 여자 등산객이 오를 수 없다고 한다
뒤따르던 남자가 급히 달려가 뒤에서 밀어 힘겹게 올려 준다
이어 남자도 힘겨워 하며 바위길을 오른다

아 오르기 힘든 모양이구나 하면서 나는 마음을 단단히 고쳐먹었다
바위 위를 손으로 더듬어 붇잡을 위치를 찾았다.
양손으로 바위위 모서리를 잡고 몸을 올렸더니 가볍게 올라갔다

별것도 아닌데 둘이서 쇼한 것 같다.
여자는 남자의 보호를 받고 싶었고
남자는 정말 오르기 힘든 것처럼 하므로서 여자에게 배려한 것 같다.

 

두사람을 가로질러 혼자서 오르다 보니 너덜바윗길로 난 흔적밖에 없다
흔적을 따라 오르면서 앞서간 등산객의 인기척에 등산로임을 확인했다

군데 군데 쉬고 있는 등산객의 모습이 보인다
그런데 우리 독수리들은 어디있는 건가. 명현님 외에는 보이지 않는다

 

훤히 밝아진 능선의 등산로를 따라 독수리를 기다리며 쉬엄 쉬엄 혼자 걸었다.
보무도 당당히 독수리가 나타나기 사작한다
명현님은 앞서 가고, 쌍칼님, 명숙님, 도영님이 뒤따라 온다
대장님, 포그남님, 왕감님은 뒤따라 온다고 한다.

 

일행과 함께 하니 힘이 난다
앞에 버티고 있는 봉우리에는 많은 사람들이 웅성이고 있다
가픈 숨을 몰아 쉬면서 가파른 능선을 따라 올랐더니 봉우리에 도착하였다

설악산 끝청봉이었다.
주변의 정취에 취해 잠시 있으니 대장님, 포그남님, 왕감님이 나타나신다
왕감님 대단하시다

 

끝청봉에서 한계령 방향을 바라보았다
한계령에서 남쪽으로 도로가 굽이굽이 돌면서 꾸불 꾸불하게 이어져 있었다
꾸불꾸불한 한계령 길을 따라 오른쪽으로는 바위산들이 병풍처럼 걸쳐져 있다
양희은의 한계령이 생각난다

 

저 산은 내게 우지마라 우지마라 하고 발 아래 젖은 계곡 첩첩산중
저 산은 내게 잊으라 잊어버리라 하고 내 가슴을 쓸어내리네
아 그러나 한 줄기 바람 처럼 살다 가고파 이산 저산 눈물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저 산은 내게 내려가라 내려가라 하네 지친 내 어깨를 떠미네

 

뒤돌아보니 대청봉이 눈앞에 펼쳐져 있다.
한계령에 취한 흥을 멈추고 계속하여 중청봉을 향해 올랐다.

오전 7시경 설악산 중청봉에 도착하였다.

한계령에서 출발한지 3시간 30여분 만이다

 

중청대피소를 경계로 앞에는 대청봉이 웅장하게 우뚝 서 있다.
대청봉으로 난 등산로에는 많은 사람들이 오르내리고
중청대피소 언저리에도 많은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대청봉을 바라 보면서 중청에서 아침을 먹었다.
아침해가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구름이 해를 가리고 있어 어쩌면 등산하기에는 안성마춤이다

 

중청봉을 옆으로 하여 소청봉 방향으로 산행을 계속했다.
오른쪽 아래에 펼쳐진 화채봉의 기암괴석들은 기희 장관이었다

 

소청봉에 도착하니 많은 사람들이 붐빈다.
소청봉에는 소청봉이라는 푯말과 함께 삼거리길 이정표가 있었다
봉정암, 백담사 방향과 희운각대피소, 비선대 방향과 중청봉 방향을 안내하는 이정표
중청봉에 설치되어 있는 하얀 공모양의 관측소가 눈에 거슬린다

 

우리는 희운각 대피소 방향으로 산행을 계속했다.
철 계단과 너덜바위길로 된 급경사 내리막길은 참으로 힘든 코스였다
내리막으로 발을 디딜때마다 무릎으로 느껴오는 중압감에 무릎이 시큰거렸다

 

잠시 쉬면서 본 눈앞에 펼펴진 풍광은 환상 그 자체였다
공룡이 뽀쭉 뽀쭉한 등을 내보인 채 잔뜩 웅크리고 있는 모습
신선들이 옹기종기 들러 앉아 신선봉을 이루고 있는 모습
그 뒤를 이어 화채능선이 자태를 마음껏 뽐내고 있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설악만의 전경이 아니겠는가

 

오전 8시 30분경 희운각대피소에 도착하였다.
희운각대피소에는 많은 사람들이 붐볐다
옹기종기 둘러앉아 아침을 먹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바위틈사이로 흐르는 물은 적었으나 땀으로 젖은 머리에 물을 적셨더니 시원하였다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고 난 후 잠시 쉬는데 웬 왕파리떼
식사를 하면서 나는 음식냄새에 파리떼가 원정을 왔나보다
쌍칼님은 파리떼가 제일 많은 곳에 배낭을 내려놓고 홍삼 한봉지를 맛있게 드신다 ㅎㅎ

 

오전 9시경 공룡능선에 들어섰다
우리는 오늘 공룡의 등에서 마음껏 놀고자 여기에 왔다
그동안 몇 번 산행계획을 세웠다가 못가곤 했으나 오늘에야 가능해졌다

 

말로만 듣던 공룡능선(恐龍稜線)
뽀쭉뽀쭉한 바위로 된 봉우리들이 각양각색의 자태를 뽐내며 버티고 서 있었다
공룡능선의 가장 힘든 코스는 희운각대피소에서 1,275봉 사이이다
이 코스는 험하여 설악산 조난이 가장 많은 곳이라고 한다

 

처음 시작은 육산이라서 힘든 줄 몰랐다
잠시 뒤 비웃기라도 하듯 가파른 오르막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숨을 몰아 쉬면서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자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대단했다.


설악 특유의 바위산들이 각양각색의 자태를 한껏 뽐내고 있었다.
뽀쭉 뽀쭉한 봉우리들이 서로 모여 웃기도 하고 화내기도 하는가 하면
우람하게 버티고 서 있는 어떤 바위에 압도당하여 빨려 들어가는 듯한 어지러움을 느끼기도 하였다

 

공룡능선을 이루는 여러 개의 바위고개를 넘나들 때마다 펼쳐진 풍광은 각양각색이었다
제각각의 형상을 만들어내는 풍광은 공룡능선에서만 맛 볼 수 있는 것 들이었다.
신선봉, 1,275봉, 나한봉을 지나 마등령에 도착하여서야 공룡능선은 끝이 났다

 

가장 힘이 들었던 코스는 1,270봉을 오르내릴 때 였다
가파른 긴 길을 오를 때는 가픈 숨을 몰아쉬면서 흐르는 땀을 수없이 닦아내야 했고
가파른 내리막에서는 위에서 내려 누르는 중압감을 발바닥과 무릎으로 지탱하여야 했다
가파른 경사로를 내려올 때면 나무를 붙잡고 돌부리를 붙잡으며 균형을 잡기에 바빴다
지나쳐 뒤돌아 본 1,275봉의 내리막길은 길게 직선으로 내려오는 급경사길로 아찔해 보였다

 

정오 무렵 마등령에 도착하였다
앞으로는 비선대, 오른쪽으로는 오세암이라는 이정표가 있었다
제일 늦게 도착하신 왕감님 피곤한 기색이 역력하다
그러나 왕감님 오늘 공룡능선 정복에 성공한 것이다.
왕감님 이제 누가 뭐래도 할말은 있을 것이다.
누구 왕년에 공룡능선 안 가본 놈 있느냐고..

 

점심을 간단히 하고 비선대로 하산하였다

마등령에서 비선대까지의 하산코스도 장난이 아니었다
이미 지친 몸으로 오르락 내리락 무려 2시간여를 내려왔다
너덜바위길과 돌계단을 내려올 때의 무릎 통증은 걸음걸이를 엉거주춤하게 만들었다
한없이 이어지는 돌계단을 조심스레 내려올 때는 짜증이 나기도 하였다
내려오던 중 비선대 계곡에서 들려오는 물소리가 어찌나 반갑던지

 

오후 3시경 비선대에 도착하였다
비선대 계곡물에 발과 무릎을 담갔더니 시려울 정도로 차가왔다.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고 차가운 물로 발과 무릎에 맛사지를 하였더니 시원하였다
잠시 차가운 계곡 물에 발을 담그고 있자니 계곡에서 나가라는 안내방송이 있었다
너무도 순진하고 착한 나는 방송대로 고분고분 계곡물에서 빠져 나왔다

 

비선대 매점에서 마신 옥수수 막걸리 한사발은 피로를 잊기에 충분하였다.
오후 4시경 설악동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이로써 오늘 산행은 끝이 났다.

출처 : 이글산악회
글쓴이 : 타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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