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붉게 물든 도봉산 가을산행(04/10/24)
붉게 물든 도봉산 가을 산행
북한산과 도봉산의 단풍은 10. 24~25일 경에 절정이라는 뉴스가 계속된다
마침 토, 일요일이 겹친 주말이라서 많은 사람들의 산행이 예상되었다
이글 산우님들 선견지명이 있었는지 25일 산행지를 도봉산으로 하여 오르게 되었다
코스는 망월사역-원도봉 계곡-포대능선-자운봉-오봉-여성봉-송추남능선
10시경까지 망월사역 엄홍길 기념관 앞에 이글 산우님들 하나 둘씩 모이기 시작한다
대장님, 왕감님, 프리웨이님, 예송님, 한승질님, 포그남님 부부 , 조서방님, 삼돌님 부부, 돌돌이님 부부,
우리부부가 도착하자 출발하였고 뒤이어 도착한 로보님과 자영님이 합류하였다.
산 능선을 바라보니 파랗던 나무들이 울긋불긋 물들어 있는 것이 오르기 전부터 마음을 설레이게 한다
매표소를 지나면서 계곡을 따라 좌우에 자라고 있는 나무들은 온통 단풍으로 물들어 있다
단풍 절정이라는 휴일이라서인지 오늘따라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유난히도 많다
울긋불긋 가을산행 차림의 등산객들 속에 끼어 온 어린애들은 흥분된 표정이다.
즐거운 표정으로 앞서 뛰어가는 아이들을 뒤따르는 젊은 부부의 모습이 무척 행복스러워 보인다.
군데군데에 서 있는 단풍나무들은 노랗고 빨갛게 물든 단풍으로 치장하고 있어 참으로 곱고 아름답다
둥글둥글한 작은 바위 옆에 아담하게 서 있는 빨갛게 물든 단풍나무에 넋이 빠져 한참을 바라보았다
붉고 노란색으로 곱게 물든 단풍나무들은 높이 자라고 있는 참나무 아래에서 한껏 뽐내며 서 있다
그 아래에서 자라는 진달래나무도 노란잎으로 물들인 채 한 몫 끼어들고 서 있다.
도봉산 대부분의 수종인 참나무 종류의 나무들은 벌써 낙엽이 많이 져 떨어진 채 앙상하게 서 있다
마지막 남은 몇 조각의 낙엽을 부여잡고 서 있는 참나무들은 곱게 물든 단풍나무를 부러워하는 것 같다
떨어진 낙엽들은 이미 퇴색된 채로 수북히 쌓여 푹신한 등산로로 바꾸어 놓았다
퇴색된 낙엽위로 금방 떨어진 몇 조각의 곱게 물든 단풍나무 잎이 나의 시선을 멈추게 한다
그동안의 가문 탓인지 계곡 아래에는 약간의 물이 있었으나 계곡을 오를수록 물이 거의 없이 말라 있다
간혹 고여있는 물 웅덩이에는 떨어진 낙엽들이 수북하게 쌓여 웅덩이인지 분간이 어렵다
나무아래 아담하게 자리하고 있는 작은 둥근 바위위에도 떨어진 나뭇잎들로 수북하다
순간 불어오는 바람에 나뭇잎들이 떨어지면서 흩날리는 모습이 마치 겨울에 내리는 눈처럼 보인다
숨을 고르면서 후미 산행객을 따라 오르다 보니 민초샘에 다달았다
민초샘에서 물을 받아 마시려 했으나 샘물의 양이 너무 적어 겨우 한 모금으로 목을 축였다
포대능선에 올라 성인봉, 만장봉, 자운봉이 있는 도봉산 주봉 쪽으로 산행을 계속하였다
일행은 포대능선 우회로로 향하고 나는 포대능선 험로를 택했다
포대능선 바위사의의 좁은 등산로에는 철제 파일이 박혀 있고 군데군데에는 쇠줄이 설치되어 있었다
단풍이 절정이고 날씨도 좋아서인지 포대능선 좁은 바윗길에는 오르는 산행객이 줄지어 오르고 있다
간 혹 아이를 동반한 젊은 부부의 모습이 무척 위태로워 보였으나 그들은 행복해 한다
길이 좁아 지체되는 시간이 길어서 도봉 주봉을 조망하는 시간이 충분하였다
건너 보이는 선인봉, 만장봉이 아래에서 본 것과는 달리 우람해 보인다
두 봉우리는 하얀 머리를 하고 주변을 호령하듯 서 있는 모습에 위압감이 느껴진다
바위 벼랑에 삶의 애착을 가지고 아슬아슬하게 붙어 분재처럼 서 있는 소나무의 모습이 처연해 보인다
말라버린 풀 무덤이 바위 꼭대기에서 바람에 흔들리는 것을 보니 나를 향해 손을 흔드는 것 같다
포대능선을 지나 나타난 자운봉 옆의 신선대 바위로 오르 내리는 사람이 마치 개미 행렬처럼 보인다
신선대를 지나 일행과 다시 합류하여 만장봉과 선인봉을 옆으로 하고 오봉으로 향했다
도봉능선과 오봉 갈림길에서 우리는 자리를 마련하고 점심을 먹었다
오늘은 고관절 부위의 근육에 통증을 느낀 프리웨이님이 무척 힘들어 해서 걷는 모습이 더디다
오봉에 도착하여 보니 지난 여름에 입고 있었던 옷은 어디론가 벗어 던져 버린 모습이다
오봉 아래에는 곱게 물든 울긋불긋한 단풍들이 마치 여인이 입고 있는 치마처럼 드리워져 있다
하얀바위 위에는 몇 몇 등산객들이 힘겹게 바위를 타고 오르고 있다
이미 바위 위로 올라 바위꼭대기에 서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아슬아슬하기만 하다
오봉을 출발하여 송추남능선을 따라 여성봉으로 하산하기 시작하였다
여성봉에 도착하여 봉우리에 올라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내려오던 중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산우님 중 한사람이 갑자기 이상한 질문을 한다
저 바위가 어째서 여성봉이라고 하느냐고 하기에 일행은 한바탕 웃음으로 배꼽을 잡았다
송추계곡 매표소에 도착하여 송추계곡에 발을 담그니 산행의 피로가 확 풀리는 것 같다
계곡옆 시골식당에서 하산주로 오늘의 산행을 마감하였다.
그러나 출발한지 얼마되지 않아 급한 가사로 인해 예송님이 산행을 중단하게 되어 아쉬움이 남는다.
예송님 ! 외관상 건강해 보이는 모습에 마음이 놓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