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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알못’을 위한 컴퓨터 사양 원포인트 레슨

                               

이른바 ‘컴알못(컴퓨터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인 김 모씨는 최근 새 노트북을 구매하기로 결심하고, 친구들 사이에서 얼리어답터로 통하는 친구 정 씨에게 추천을 부탁했다. 친구는 열심히 모델과 가격을 비교하고 알아본 후 마지막으로 김 씨에게 확인 차 질문을 던졌다. 

친구: 메모리 용량이 8기가인데, 괜찮지?

김 씨: 응? 그럼 용량 모자라면 외장하드 연결해서 써야해?

친구: …..아니~~! 메모리 말야, 메모리. 속도가 이 정도면 되겠냐고.

김 씨: 메모리라며? 메모리가 저장 공간 아냐?

 

 

(*이미지 출처:  shutterstock.com) 

 

졸업•입학 시즌을 맞아 노트북이나 데스크톱 컴퓨터를 새로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가격이 만만치 않다 보니 이왕이면 저렴한 가격으로 더 좋은, 더 오래 쓸 수 있는 제품을 사고 싶은 것이 공통된 마음 일터. 쇼핑몰 사이트별로 가격 비교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그 전에 어떤 모델을 사야할지가 더 고민이다. 

 

게다가 컴퓨터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면 컴퓨터 사양 정보를 봐도 뭐가 뭔지 짐작하기도 쉽지 않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물어 보자니 나만 모르는 건가 싶어 민망하고, 그래서 혹시 속아 사게 되지는 않을까 쓸데없는 걱정까지 하게 된다. 컴퓨터를 사기 전에 알아두면 좋을, 숫자만 보고도 한 눈에 컴퓨터 사양을 알아차릴 수 있는 정보를 간단히 정리했다. 

 

CPU, 일단 숫자 큰 걸로 사고 본다?

컴퓨터에서 가장 기본적인 부품이 마이크로프로세서인 CPU(Central Processing Unit)이다. CPU를 구입할 때 비교해야 할 건 제조회사, 클럭 스피드, 코어의 형태이다. 제조회사는 대표적으로 인텔과 AMD가 있고 클럭 스피드와 코어의 수는 높을수록 좋긴 하지만 무조건 그런 건 아니다. 

 

CPU의 성능을 가늠하는 주요 요소는 클럭과 코어이다. 클럭은 초당 작업 처리 횟수를 뜻하며 단위는 Hz(헤르츠)를 사용한다. CPU 클럭만 높다고 무조건 빠르다고 할 수 없는 건 CPU와 함께 연결된 다른 하드웨어와 CPU를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코어는 1개면 싱글코어, 2개는 듀얼코어, 4개는 쿼드코어, 6개는 헥사코어, 8개는 옥타코어라고 부른다. 코어가 많을수록 동시에 더 많은 작업을 처리할 수 있지만, 숫자가 높다고 무조건 처리 속도가 빠른 건 아니다. 예를 들어 동시 작업이 적은 프로그램이라면 듀얼코어보다 싱글코어가 더 빠를 수도 있다. 2코어 4쓰레드는 2개의 코어로 4개의 코어의 성능을 낼 수 있는 건데 쿼드코어보다는 성능이 낮다. 

 

코어는 2개지만 가상의 코어를 더 만들어서 쿼드코어인 척하는 것이다. 쿼드코어 이상은 주로 동영상이나 3D 게임처럼 복잡하게 동작하는 프로그램에 적합하고, 일반 사무용 프로그램을 운용하는 데는 싱글, 듀얼코어만 해도 충분히 좋다. 

 

인텔 CPU는 i3, i5, i7, i9 프로세서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아래에서부터 사무용, 일반 게임/멀티미디어용, 고사양 게임/작업용 정도로 구분할 수 있다. 인텔 코어 i 시리즈 프로세서와 비견되는 AMD 제품은 라이젠 시리즈가 있다. 성능은 인텔 CPU와 비슷하지만 가격 면에서는 AMD가 조금 더 저렴하다. 여기서 잠깐, 컴알못 보다는 많이 아는, 그러나 여전히 2% 부족한 일반인들의 컴퓨터 사양에 대한 일화를 살펴보자. 

 

A 씨: “나 이번에 중고 컴퓨터 하나 샀어.”

B 씨: “뭘로 샀는데?”

A 씨: “그냥 조립PC인데 CPU가 i7이더라.”

B 씨: “좋겠다. 나도 얼마 전에 샀는데 난 i5이거든.”

 

알고 보니 A 씨의 CPU는 i7-4790이고, B 씨의 CPU는 i5-8400이었다. 과연 A 씨의 컴퓨터는 B 씨의 것보다 얼마나 좋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에 앞서, 우선 CPU에 i 시리즈가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또 i 다음에 오는 숫자가 크면 좋은 것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숫자가 크면 좋긴 하지만 무조건 그렇진 않다. 위의 사례에서도 i7이 더 좋은 것 같고 체감상으로 두 제품이 큰 차이가 없겠지만, 엄격히 따지면 8세대 제품인 i5 CPU가 더 좋을 수도 있다. 

 

클럭과 코어 못지 않게 최근 들어 중요해진 수치가 스레드(Thread)이다. 스레드는 수가 많을수록 더 좋은 성능을 보인다. 예를 들어 인텔 i3 CPU는 코어가 2개이면서 쓰레드가 4개이다. 간단한 온라인 게임이나 웹서핑, 문서작업들을 하기엔 충분하다. 이보다 저렴한 컴퓨터를 맞추길 원하는 사람들은 i시리즈 전 제품인 펜티엄 CPU를 장착해도 좋다. 7세대 펜티엄부터는 가성비가 좋기 때문에 그래픽 카드만 잘 선택하면 고사양의 PC 게임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메모리가 저장 공간이 아니라고? 

우리가 흔히 ‘메모리’라고 부르는 컴퓨터의 구성 요소는 램(RAM, Random Access Memory)으로, 컴퓨터의 임시 저장장치이다. 하드디스크는 사용자가 지우지 않는 한 사라지지 않는 저장장치인 반면, 메모리는 전원이 꺼지면 곧바로 데이터가 소멸되는 휘발성 저장장치이다. 

 

데이터 접근 속도 면에서는 메모리가 하드디스크보다 우수하다. 메모리가 저장이 아닌 ‘속도’와 관련 있는 구성 요소인 이유도 이 때문이다. 또 최근 들어 사용자들이 하드디스크보다 SSD를 더 선호하는 이유도 빠른 속도 때문이다. 

 

컴퓨터 메모리는 고사양 소프트웨어를 실행할 때 차이가 많이 난다. 포토샵 같은 그래픽 소프트웨어는 물론 고사양 게임을 실행할 때 메모리의 성능은 아주 중요하다. 최근 출시되는 컴퓨터는 4GB 정도의 메모리 용량을 가지고 있다. 이 정도의 용량은 일반적인 인터넷 서핑이나 중저사양 게임을 할 때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프리미어와 같은 특별한 그래픽 소프트웨어나 고사양 게임을 하고 싶은 경우에는 4GB의 용량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따라서 이 때에는 8GB 정도가 가장 적당하다. 메모리를 8GB 이상으로 용량을 늘리는 것도 가능하지만 체감적으로 느낄 수 있는 건 거의 없다. 

 

컴퓨터 메모리는 흔히 DDRx식으로 구분된다. 숫자가 크면 클수록 최근에 개발된 메모리이며, 속도 역시 빠르다. 메모리는 무턱대고 구입하면 안 된다. 본인의 메인보드에서 어떤 종류의 메모리를 지원하는가를 확인한 후에 구입해야 한다. 

 

메모리는 SRAM, DRAM, SDRAM 순으로 발전해 왔고, 현재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램은 DDR SDRAM이다. DDR SDRAM은 성능이 향상되면서 DDR2, DDR3, DDR4 순으로 발전을 거듭했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건 DDR3 램이지만, 인텔과 AMD 최신 CPU가 DDR4 램 전용으로 출시되면서 DDR4로 빠르게 세대 교체되는 추세이다.

 

앞서 언급한 SSD(Solid State Disk)는 낸드플래시 메모리로 만든 저장장치로, 반도체를 이용한 하드디스크라고 생각하면 쉽다. 컴퓨터 부품 중 교체 시 가장 현실감 있게 체감할 수 있는 부품이 바로 SSD로, 하드디스크는 백업 용도로, 운영체제는 SSD에 설치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SSD의 가장 큰 특징은 외부 충격으로 데이터가 손상되지 않고 하드디스크처럼 물리적인 지연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SSD는 하드디스크에 비해 버벅거림이 전혀 없다. 부팅 속도부터 HDD와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빨라 게임을 즐기거나 그래픽 작업 등을 많이 하는 유저들에게 필수장치로 인식되고 있다. 단점은 하드디스크 대비 비싼 가격인데 최근 들어 가격이 매우 저렴해졌다. 때문에 CPU 업그레이드보단 SSD를 장착하는 게 컴퓨터 속도를 쉽게 올릴 수 있다. 이론상으로는 HDD와 비교했을 때 SSD가 약 2.5배 이상 빠르다. 

 

SSD는 PC와 연결하는 방식에 따라서도 전송 속도가 달라지는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연결하는 SATA3 규격에서는 최대 550MB/s 정도의 전송 속도를 내고 M.2 NVMe 규격으로 연결하면 1GB/s 이상의 속도까지 구현할 수 있다. 현재 HDD의 최대 전송 속도는 200MB/s 정도이니 SSD가 최대 5배까지 빠르다고 할 수 있다.

 

모니터, 크고 넓을수록 잘 보일까?

컴퓨터를 구입할 때 본체의 CPU와 메모리를 빼고 몇 가지 선택할 수 있는 제품으로 모니터가 꼽힌다. 모니터에서 가장 먼저 고려하는 요소는 크기이다. 흔하게 말하는 24인치, 32인치 등은 모니터의 대각선 길이를 나타낸다. 24인치는 대략 61cm, 32인치는 81cm 정도 되며 흔히 24형, 32형으로 표시되기도 한다.

 

모니터에서는 크기보다 사실 해상도가 가장 중요하다. 가장 보편적으로 보급되어 있는 1920x1080(FHD) 해상도의 모니터는 한 화면이 2,073,600개의 점(화소)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만, 해상도가 높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 모니터는 작은데 해상도를 너무 키우면 글자나 이미지가 너무 작게 보이는 단점이 발생한다. 따라서 화면 크기와 해상도가 서로 어울리는 모니터를 구매해야 눈이 편안하다. 

 

보통 24인치 모니터라면 16:9 비율의 1920x1080 해상도가 적당하고, 32인치 이상이라면 3840x2160도 고려해 볼만하다. 요즘에는 16:9에서 좌우를 더 길게 늘인 변형된 해상도의 모니터도 출시되고 있다. 기존의 와이드에서 더 넓어졌다는 의미로 울트라 와이드라고도 부르는데, 대체로 21:9 화면비가 많다. 21:9 화면비의 모니터는 일반적인 용도보다는 게임이나 영화 감상 등을 목적으로 구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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