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의 숨은 오지능선 가리봉 산행(타잔)
인제에서 한계령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가다 보면 오른쪽에 자리한 암릉
서북능선을 따라 걷다보면 왼쪽으로 손에 잡힐 듯 보이는 험해 보이는 암릉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탁 트인 조망과 경관이 너무 아름다운 설악 오지능선
꼭 한번은 가 보고 싶어 벼르다가 드디어 기회가 생겨 산행을 하기로 한다
15.6.28(일) 새벽 4:30경 졸린 눈을 부비며 잠에서 깨어 산행채비를 한다
설악의 오지능선에 있는 가리봉 산행버스는 7시쯤 광화문역을 출발한다
설렌 마음으로 좌석에 앉아 졸다보니 버스는 철정휴게소에서 잠시 멈춘다
버스에서 내려서니 내리쬐는 햇빛은 너무 뜨거워 머리와 얼굴이 화끈거린다
휴게소를 출발한 버스는 꼬불꼬불한 도로를 따라 가다 10:20경 가리산리 도착
산행 채비를 마치고 뜨거워진 포장도로를 따라 100여미터를 진행하자 들머리
들머리 앞으로는 하얀 이빨처럼 뾰쭉하게 서 있는 삼형제봉이 한 눈에 들어온다
가리산 대피소 표지판을 지나면서 우측으로 도로를 벗어나 개울을 건넌다
개울을 건너 경사면을 기어 능선에 올라서니 철조망을 따라 등산로가 나타난다
철조망은 육군 산악부대가 설치해 놓은 것이라고 하나 부대는 보이지 않는다
잠시 철조망을 끼고 걷다보니 수령이 꽤 많아 보이는 노송들이 군락을 이룬다
노송군락지를 지나 오르막 숲길을 따라 올라서니 또 다른 능선 안부에 도착한다
안부에서 길을 잃고 두리번 거리다가 오른쪽 방향으로 흔적을 발견하고 진행
숲이 울창해 뜨거운 햇빛은 가려졌으나 바람이 없어 땀이 줄줄 흘러 내린다
30여분을 오르자 관리가 잘 되어진 소박한 묘 한 기가 능선에 자리하고 있다
후손들은 이 곳까지 성묘를 하러 올려면 아마도 단단히 준비해야 할 것 같다
묘를 지나 빨려가듯 울창한 숲속으로 들어가자 잠시 뒤 오르막이 시작된다
줄줄 흐르는 땀 벅벅이 되어 가픈 숨을 몰아쉬며 급경사를 천천히 올라간다
경사가 심한 곳은 바위와 나무줄기를 잡고 기다시피하여 숨을 고르며 오른다
출발 1시간이 지나 첫 번째 전망대에 오르자 불어오는 바람이 무척 시원하다
전망대에는 군부대에서 설치한 듯한 해발 1,000m 표시판이 나무에 걸려있다
좌측 건너편으로는 설악산 서북능선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이기 시작하고
계속하여 가야할 가리봉은 앞쪽으로 이어진 능선을 따라가야 할 것 같다
전망대에서 잠시 진행하여 내려섯다가 급경사를 기다시피 올라서니 전망봉이다
전망봉에 올라서니 안산까지 이어지는 서북능선이 피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죄측으로부터 안산 귀때기청봉을 지나 서북능선 갈림길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앞을 보니 소가리봉과 가리봉 정상이 가까이 있어 금방 도착할 것 같은 느낌이다
가리봉 경사면은 태풍 매미로 인해 생긴 산사태 흔적이 새의 발가락 모양같다
전망봉에서 잠시 내려서니 삼각점이 나타나고 이어 오르막 암릉길이 이어진다
바위 틈에 예쁘게 피여있는 황금색의 설악 금마타리 꽃들은 걸음을 멈추게 하고
하얗게 핀 물참대와 함박꽃들 역시 화사한 모습으로 등산객을 반기는 듯 하다
경사면에 서 있는 구상나무 고사목 사이로는 서북능선이 시원스럽게 조망된다
소가리봉을 지나 정상을 향해가다 뒤를 돌아보니 가슴이 뻥 뚤리는 듯 하다
둥근모양의 암봉으로 된 주걱봉에서 이빨모양의 삼형제봉을 지나는 가리능선
가리능선 너머로는 인제군 북면에 있는 명당산과 양구 대암산까지 조망되고
가리산리 너머 남쪽으로는 한석산 매봉을 지나 응봉산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
2시간만에 도착한 가리봉 정상에는 돌무더기 사이로 정상석이 세워져 있다
한계령 방향을 바라보니 하얀 물결모양의 안개가 호수처렴 펼쳐져 있다
안개는 대청봉 하단에서부터 점봉산까지 한계령 너머 오색을 덮고 있다
한계령 왼쪽으로 대청봉과 중청이 오른쪽으로 망대암산과 점봉산이 조망된다
가리봉 정상을 지나 좁은 암릉 능선을 따라 3개의 봉을 지나자 갈림길이다
갈림길에서 직진하면 가리능선의 필례령을 지나 한계령으로 이어지게 된다
나는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길게 뻣어있는 능선을 따라 하산하기 시작한다
등산로는 희미하고 경사가 심할 뿐 아니라 습기가 많아서 무척 미끄럽다
미끄러운 경사면을 버티면서 조심스럽게 걸어내려오다 보니 다리가 아프다
능선을 따라 3시간여를 걸어 내려오니 폐가가 되어버린 필례약수 온천이다
온천지대부터는 포장도로를 따라 필례산장을 지나니 필례약수터에 도착한다
약수를 마시고 난 다음 필례식당에 도착하여 산채비빔밥으로 허기를 채운다
천년의 고찰 해인사를 품고 있는 가야산
가야산은 경남 합천, 경북 성주, 고령을 걸쳐 있는 해발 1433m로
칠불봉이 주봉이나 상왕봉(우두봉)을 주봉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천년 고찰 해인사를 한 아름 품고 있는 있는 명산이다
또한 해인사는 팔만대장경을 보관하고 있는 사찰로 유명하다
11월 13일(토) 며칠 전 내린 비 때문인지 지난 밤부터 기온은 뚝 떨어졌다
새벽에 겨울복장 채비를 하고 나서 아내와 함께 가야산행 버스에 올랐다
버스에 오른 산행객들의 복장도 겨울 복장으로 두툼하다
11시경 경북 성주 백운골에 도착하여 산행을 시작하였다
백운골 계곡을 끼고 오르는 등산로는 초입부터 오르막이다
계곡 주변에 널려있는 바위들은 검은 이끼가 끼어 있어 이채롭고
등산로 주변에 있는 신갈나무, 고로쇠나무, 단풍나무들은 이제 앙상하다
그 아래 나지막히 푸른 빛을 띠며 자라고 있는 조릿대나무가 빛을 발한다.
바람 끝은 매서웠으나 오르다 보니 땀이나서 하나씩 외투를 벗어 버린다
푸석 푸석한 흙 길을 밟았더니 흙 밑에 서 있는 서릿발 기둥이 무너진다
응달진 등산로 모퉁이에는 간밤 추위에 얼음이 얼어 미끄럽다
바위위에 고드름처럼 투명하게 붙어있는 얼음을 보니 영락없는 겨울이다
오르는 등산로는 주로 돌과 나무 계단으로 이루어 졌다
계속 오르막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오르는 아내는 무척 힘들어 한다
계단을 오를 때는 가픈 숨을 몰아쉬기에 뒤에서 밀며 올랐으나
백운사지를 지나면서부터는 서서히 몸이 풀려가는 것 같다.
쉬엄 쉬엄 1시간여를 오르자 서성재에 도착하였다
서성재에는 많은 산행객들이 가픈 숨을 고르며 쉬고 있었다
오른쪽으로 돌아 오르자 검은 이끼가 낀 돌들이 깔려있어 걷기가 어렵다
돌밭길을 지나 안부를 넘자 암벽사이로 군데군데 있는 철계단이 정상까지 이어진다
암벽에 있는 철 계단을 오르면서 뒤돌아 보니
발 아래에는 잎이 진 나무들이 융단처럼 깔려 있고
멀리 겹겹이 이어진 산들은 하늘과 맞 닿아 한폭의 동양화를 그려내고 있다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에 손과 귀가 시렵고 눈을 뜨기가 어렵다
칠불봉에 오를 때는 바람이 어찌나 세차고 차가운지 날아갈 것만 같다
칠불봉에서 조망된 발 아래의 세상은 참으로 아름답다
멀리 겹겹이 쌓여있는 산들은 아련히 더 높아 보인다
세차게 부는 바람에 돌부리를 부여잡고 조심스레 상왕봉으로 향했다
10분여를 지나 상왕봉에 도착하여 보니 영락없이 소의 머리모양이다
그래서 일명 우두봉이라고 하여 푯말에도 가야산과 함께 표기되어 있다
상왕봉을 돌아 내려오자 해인사로 향하는 하산로가 시작된다
하산로는 오를 때와는 달리 육산으로 비교적 완만하다
완만한 경사를 따라 하산하다 보니 등산로 위 편에 마애불상이 우뚝 서 있다
해인사 지형이 물 위에 떠가는 배의 형상이라서 마애부처님이 선장 역할을 한단다
마애불상은 커다란 입석바위에 결을 따라 정교하게 조각해 놓은 것 같다
마애불상의 표정은 근심 걱정을 초월하여 평화롭고 인자한 모습이다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을 따라 내려오다 보니 부속 건물들이 하나 둘씩 보인다
해인율원을 지나자 칠보대전이 돌다리를 건너 웅장하게 서 있다
잠시 내려오니 해인사 일주문과 그 곁에 당간지주가 우뚝 서 있다
당간지주 주변에는 일본 관광객들이 안내원의 설명에 귀를 귀울이고 서 있다
해인사는 해인삼매(海印三昧)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인삼매란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한 없이 깊고 넓은 바다에 비유하여
거친 파도 곧 중생의 번뇌 망상이 비로소 멈출 때
우주의 갖가지 참된 모습이 그대로 물 속(海)에 비치는(印) 경지라고 한다
일주문을 지나 해인사 안으로 들어섰으나, 봉황문이 공사중이라 돌아가야 했다
보경당을 지나 관음전에 도착하니 대웅전이 눈 앞에 나타난다.
대웅전 앞 마당에 서 있는 나즈막한 석탑은 서민적이고 투박하며 소박하다
대웅전 문사이로 부처님께 기도를 드리는 신도들의 모습이 경건해 보인다.
대웅전 뒤에는 팔만대장경이 보관중인 장경각이 서 있다
장경각으로 들어서니 통풍시설로 보이는 문살들이 인상적이다
장경각 문틈사이로는 대장경 목판이 정연하게 진열 보관되어 있는 모습이 보인다
끝없이 정돈되어 있는 대장경 목판을 보니 조상들의 불심에 머리가 숙여진다
경내를 나와 내려오다 보니 성철스님 부도탑이 넓은 부지 안에 자리하고 있다
부조탑은 반원형 원반 위에 둥근모양의 화강석이 안정감 있게 서 있다
생전의 성철스님은 검소하셨는데 부조탑의 넓은 부지가 웬지 사치스러워 보인다
오늘 산행은 해인사를 둘러 볼 기회까지 주어져 만족한 산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