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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들이 초록을 머금은 5월이 되었다.

변덕쟁이 날씨탓에 작년보다 꽃도 나물도 열흘정도 늦되기는 하지만, 성장이 조금 느릴뿐 그래도 날것들은 벌써 다 자라고 있다.

약초산행이나 산나물 산행은 멀리 깊고 높은 곳으로는 거의 못가고 서울에서 가까운 경기도권 특히 앙평으로 주로 나서는 편이다.

산좋고, 물좋고, 공기좋고, 서울에서 가깝고 하여 노후에도 집짓고, 텃밭 일구고 살고 싶은 곳이 양평이다.

입산금지된 산을 궂이 들어가지 않아도 양평은 먹을거리가 지천에 널렸다.

산등선을 헉헉 거리며 올라가다 활짝핀 진달래를 만났다.

화사하게 피어있는 진달래꽃을 똑똑따서 한 움큼 입안에 털어 넣어본다.

진달래꽃은 참꽃이라 하여 먹어도 되는 꽃이도.

맛은 생각보다 상콤하고 촉촉하며, 뒷맛에 살짝 시콤한 맛도 난다.

산을 오르며 깊은 호흡을 계속하다 보면 입안이 마르는데, 그럴때 참꽃을 따서 먹으면 입안이 촉촉해진다.

 

 

 

 

 

 

 

 

키작은 두릅이다.

훤칠하고 두툽한 참두룹은 이제 겨우 싹을 틔운 상태라서 돌아오는 이번주 주말부터나 딸수 있을듯 싶다.

평상시 같으면 딱 두릅철인지라, 벌써 휘리릭 앞서가신 분의 흔적이 있지만 아마도 수확은 그닥.

 

 

 

 

 

비탈지고 양지바른 곳에 작년에 자라서 말라 버린 고사리줄기인데, 우린 '고사리 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곳에는 올해도 당연히 고사리가 자란다.

 

 

 

 

역시나.ㅎ

 

 

 

 

 

취나물도 보이는데, 아직 채취하기엔 좀 아깝다.

좀더 풍성해지면 하나를 뜯드라도 양이 푸지니 취나물도 돌아오는 주말에나 작정하고 뜯어야 할듯.

 

 

 

 

 

산등선을 하나 넘어 수풀이 우거진 개울가쪽으로 내려섰다.

비탈지고 돌이 버석거리는 곳보단 아무래도 이렇게 촉촉한 기운이 있는 곳에 산나물들이 많이 자란다.

죽어버린 나무며 떨어진 낙엽들이 고대로 거름이 되어주고 있다.

나 어렸을적만 해도 산으로 나무를 하러 다니면서 갈퀴로 솔잎 떨어진것까지 싹싹 긁어 왔었는데

오히려 그 시절보단 산나물과 약초에게는 지금이 더 양분이 풍부할 수도 있겠다.

나뭇가지며 바닥에 무언가가 많이들 올라와 있다.

 

 

 

 

 

이곳은 무슨 산나물들이 자라는지 찬찬히 둘러보다 유독 삐죽 올라온 녀석에게 눈길이 꽂혔는데

설마? 싶어 가까이 가 보니, 이거이 더덕줄기다.

올들어 처음 만나는 더덕이다.

그도 대가 범상치 않게 굵다.

더덕줄기는 지금 새순이라 야들해서 고대로 꺽어서 씹어 먹어도 된다.

그런데 당췌 얼마나 클라고. 응?ㅎ

 

 

 

 

 

 

 

 

 

 

 

땅속에서 뽑아내니 더덕 향이 퐉 올라온다.

굵은 줄기를 보고 기대했던것 보다 크지는 않지만, 그래도 올들어 첫 더덕 이정도면 대박이다.

 

 

 

 

 

고거 하나 캐고는 더덕찾기에 여념이 없네.

대가 올라온것만 보이면 쫓아가서 확인하고 말이쥐.ㅋ

이것은 으아리 새순이다.

부드러운 부분을 똑똑따서 나물로 먹는다.

지금 산에는 으아리 순이 여기저기 올라와 있어서 으아리순도 많이 채취할 수가 있다.

 

 

 

 

 

산나물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어수리다.

생긴것은 무 잎처럼 생겼는데, 샐러드처럼 상큼하면서도 씹을수록 향이 넘 맛있다.

개인적으로 취나물보다 좋아하는 나물이다.

보송보송 털이 나 있기는 하지만 무잎처럼 깔끄럽지는 않다.

생채로 쌈을 싸 먹으면 향이 가장 좋고, 데쳐서 나물로도 먹고, 장아찌를 담궈두면 밑반찬으로 오래먹을 수 있다.

 

 

 

 

 

 

 

 

촉촉하고 서늘한곳에서 자라는 바디나물이다.

처음 약초산행을 시작할때 당귀인줄 알고 캤던 것인데, 자라면서는 잎이 당귀잎처럼 길쭉해지기도 한다.

물론 개당귀는 조심해야 한다.

여린 순은 나물로 먹고, 쌈용으로 먹고, 뿌리는 말려서 약차를 끓여 먹기도 하고, 효소를 담궈도 좋다.

바디나물 하나 가지고도 입맛대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으니 이 좋은 것을 맛보려면, 필요한것은 오로시 넘치는 관심뿐.ㅋ

 

 

 

 

 

 

 

 

개미취도 딱 좋게 자라고 있다.

개미취도 취나물 종류인데, 산나물 중에는 유독 취나물 종류가 많다.

참취, 곰취, 단풍취, 수리취, 미역취, 분취, 각시취, 벌개미취, 병풍취...

각자 생김새도 다르고 물론 특유의 맛도 다 다르니 그만큼 우리는 산나물 천국에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이 봄철에 부지런만 떤다면 굶어 줄을 일은 없다.ㅋ

미역취는 워낙에 잘 자라 나물이 풍성하기 때문에 금새 수북하게 수확을 할 수 있다.

 

 

 

 

 

경기도 습지쪽에 무리지어 많이 자라는 나물중에 하나가 미나리 냉이다.

미나리를 닮아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지금은 앙증맞게 꽃 봉오리를 달고 있고, 조금 있으면 하얀 꽃을 피운다.

비슷하게 생긴것 중에 쥐오줌풀이 있는데 그것은 연분홍빛 꽃이 핀다.

둘다 먹을 수 있는 것이고, 쥐오줌풀은 약재로도 활용도가 높다. 

여튼 미나리 냉이를 채취할 때는 다른 나물과 섞이지 않도록 따로이 봉지를 준비를 해야 한다.

이 나물은 쌉싸름 하기 때문에 데쳐서 찬물에 쓴맛을 우려내야 하기 때문이다.

보통의 나물과 섞이다 보면 머가 먼지는 모르겠지만 써. 응?ㅋ

나물채취를 하러 갈때는 작은 봉지를 여러개 준비해 가서 뿌리약초, 쓰지 않은 나물과 쓴나물 등을 미리 분리해서 담는 것도 요령이다.

 

 

  

 

 

 

 

 

 

 

 

울릉도가서 삼나물(눈개승마)을 먹어보고는 너무 맛있어서 나물을 꼭 한번 캐보려 맘을 먹고 공부를 해두고 있었는데

옴마나!!

'혹시 너?'

싶은 순간이였다.

허나 삼나물과 닮은꼴인 노루오줌이였다능.

부근에 노루오줌이 좀 많기에 눈개승마면 나 오늘 완존 계 탄겨ㅋ 싶었는데, 다 노루오줌이드라고.

꽃이 있으면 확인이 더 수월한데 말라버린지라.

맛나게 먹을 수 있는 삼나물이라는 눈개승마는 하얀 꽃이 피고, 나물로는 아니지만 약재로 쓰이는 노루오줌은 보라빛 꽃이 핀다.

그리고 무엇보다 잎이 다른데, 노루오줌 잎의 일반적인 생김새와 달리 눈개승마의 잎이 더 날렵하고 끝이 뾰족하게 생겼다.

나중에 눈개승마를 만나게 되면 꼭 비교사진을 올려 놓겠으.

아쉬움을 몇번이나 경험하고 넌 패쓰.ㅋ

 

 

 

 

 

 

 

 

곤드레 나물도 이제 올라오고 있어서 채취가 이르다.

 

 

 

 

 

이것은 물레나물이다.

어떤이는 고추나물이라고도 한다는데 난 그냥 물레나물이라고 부르고

나무에서 순을따는 나물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그것만 고추나물이라고 부른다.

물레나물은 이름은 나물인데, 사실 나물로 보다는 내성이 없는 천연 항생제로써 효능이 뛰어난 약초로 알려져 있다.

이 나물에는 히페리찐, 이마닌이라는 물질이 들어 있는데 식물에 들어 있는 천연 항생제로, 살균, 마취, 수렴작용이 있어 새살을 돋게 하고

상처, 궤양, 유선염, 뾰루지, 곪는데, 축농증, 편도염, 중이염, 화상 등에 널리 쓸 수 있다고 한다.

일반적인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 여러 가지 염증성 질병에 탁월한 치료효과가 있다고.

어린순은 데쳐서 나물로 먹고

가을쯤 되면 작은 고추처럼 열매가 열리는데, 이왕이면 이때에 뿌리부터 열매까지 다 채취를 해서 말렸다가 차로 끓여 마시며 된다.

 

 

 

 

 

 

 

 

허걱!!

손등이 스칠만한 높이에 자잘한 쐬기들이 다다닥 징그럽게 붙어 있다.

요거요거 스치기만 해도 통증이 한 20분은 간다.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약초산행 할때는 그래서 꼭 긴 옷에 긴 장화, 깃을 올려 목도 감추어 꼭꼭 싸매고 다녀야 한다.

비싼 등산복 같은것은 절대 필요 없고,

집에서 가장 허름한 옷을 주어 입고서는 산을 막 굴러 댕길만큼 편하게, 그래서 혹여 산에서 날 만나거든 산그지?쯤. 흐~

 

 

 

 

 

그늘진 나무 아래서는 우산나물이 보송보송 솜털을 달고 올라오고 있다.

이때쯤이 가장 부드럽고 먹기에 좋다.

조금 더 있으면 잎이 펴져서 조금은 억새진다.

 

 

 

 

 

나물뜯고 다니는 동안 고사리 밥처럼, 더덕도 작년의 자랐던 줄기가 말라버린 것을 발견했다.

보통의 약이 되는 약초들은 겨울에 말라도 일반 풀처럼 누르스름 한것이 아니고 유독 흰빛이여서 찾기가 수월하다.

말라버린 더덕줄기 밑에는 당연 더덕 새순이 자라고 있었으니, 부근에서 자잘하지만 다섯뿌리를 찾은것 같다.

 

 

 

 

 

 

 

 

 

 

 

조금씩 해가 길어지고 있지만, 유독 나물철이면 하루 해가 금새 져 버리는것 같아 늘 아쉽다.

산속의 어둠은 더욱 빨리 찾아오니.

시원한 개울에서 뿌리 약초들은 얼추 씻어서 간다.

 

 

 

 

 

수확한 더덕 녀석들을 살살 비벼 씻으니 산골에 향기가 진동을 한다.

물 좋고, 향기좋고, 기분도 좋으니 이 보다 더 좋은 시절은 없는듯.

 

 

 

 

 

집에와서 한번 더 손질을 해서 나물은 데치고, 뿌리는 말리고, 효소할것은 병속으로 들어가고.

이렇게 또 제철 먹을거리들이 차곡차곡 곡간에 곡식 쟁이듯 쟁여져 간다.

 

 

 

 

 

출처 : 애물단지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글쓴이 : 애물단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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