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 지리산 종주 네째 날(6/6, 월)』 6/6(월) 날씨 맑음 새벽 2시에 일어나자마자 삼돌님은 누룽지를 끓이고 다른 일행들은 배낭을 꾸리고 잠자리를 정리한다 간단히 누룽지로 요기를 한 후 후래쉬를 들고 밖으로 나왔다 바람소리가 요란하고 찬바람이 세차게 불어온다 3시경 후래쉬불에 의지한체 어둠을 가르며 산행을 시작한다 제석봉으로 오르던 주변에는 고사목과 낮게 자란 관목 뿐이다 산 아래 마을에서 비치고 있는 전등불빛은 포근해 보인다 하늘에 총총히 떠 있는 별들은 금방 쏟아져 내릴 것만 같다 제석봉을 지나고 통천문을 지나 4시경 천왕봉에 도착한다 아직은 어두운 천왕봉 정상에서 차가운 공기를 흠뻑 마신다 정상 아래 평지에는 야영하는 텐트들이 즐비하다 텐트를 덮은 비닐은 세찬 바람이 펄럭여 소리가 요란하다 정상에 부는 바람은 어찌나 차가운지 한겨울 추위와 같다 바람을 피해 앉아 준비해간 소주로 정상주를 일배씩 돌린다 아래로는 정터목에서 올라오는 불빛이 끝없이 이어진다 정상에 오르는 등산객들이 계속 몰려들자 인산인해를 이룬다 30여분이 지나자 주변의 풍광은 어둠속에서 서시히 드러난다 멀리 하늘과 맞닿는 능선들은 스카이라인이 뚜렷해진다 1시간여를 지나 동녁을 바라보던 사람들이 술렁대기 시작한다 동쪽하늘은 수평으로 노란선을 그으며 일출을 예비한다 노란 선 아래는 아직은 어둡고 그 위로는 밝아지고 있다 멀리 능선 사이로는 하얀 안개가 피어오르기 시작하고 겹겹이 늘어선 능선들은 한 폭의 동양화와 같다 동쪽하늘은 점점 밝아 지면서 서서히 하늘이 열리기 시작한다 점점 붉어진 동녘 하늘에 수평으로 띠를 이룬 구름속에서는 잉태된 태양을 금방 토해 낼 것만 같아 보인다 계속 몰려드는 등산인파로 정상에는 발 디딜 틈이 없고 주변의 봉우리에도 일출을 감상하려는 사람들로 빼곡하다 동쪽 하늘을 뚫고 한 점의 빛이 살짝 내미는가 싶더니 태양은 잔뜩 부푼 수평선 틈새로 서서히 고개를 내밀기 시작한다 사방에서는 탄성과 감격의 소리가 연발이고 여기저기에서는 카메라 후레쉬가 수없이 번쩍인다 나도 떠오르는 태양을 향해 쉬지않고 연신 카메라를 터뜨렸다 태양이 처음 나올때에는 문틈새로 들어오는 가는 빛이었으나 점점 커져 전신을 드러냈을 때는 바라볼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한 빛을 발하여 온 세상이 순간 환해져 버린 것이 아닌가 쉽게 볼수 없다던 지리산 천왕봉의 일출을 볼 수 있었다니 오늘의 행운은 아마도 수십년은 계속될 것 같다 우리는 쏟아지는 태양의 기를 한껏 마신다 눈으로도 마시고 입으로도 마시고 몸으로도 마신다 밀려드는 등산객에 앞서 장터목대피소로 하산한다 하산도중 앞을 보니 노고단과 반야봉이 지척에 있는 것 같다 반야봉은 그 옆에 자리한 중봉은 마치 여자의 젓무덤과 같고 뽀쭉히 않아 있는 노고단 정상은 투구쓴 기사와 같다 노고단 왼쪽으로는 산 능선들이 겹겹이 층을 이룬다 능선마다에서는 하얗게 안개가 수없이 피어 오르고 있다 피어오르는 안개속에서는 금방이라도 신선이 나올 것 만 같다 우리는 흥분을 억제하며 장터목으로 하산한다 6시경 우리는 장터목 취사장에서 미역국에 아침식사를 마친다 우리는 천왕봉 일출까지 감상하는 행운을 안고 하산해야 한다 아침 7시경 하동바위를 지나 백무동으로 하산하기 시작한다 4시간동안 심한 너덜 하산길를 따라 하산하니 백무동이다 이것으로 우리 일행은 지리산 종주를 무사히 마친다 이제는 어떤 힘든 산이라도 오를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긴다 이번산행에 동참해주신 일곱 토벌대에게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무사한 산행을 기원해 주신 이글식구들에게도 감사 드린다 앞으로도 그 언제가 또 이런 산행을 있기를 막연히 기대해 보며 『 끝』
출처 : 이글산악회
글쓴이 : 타잔 원글보기
메모 :
728x9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