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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雨中山行 

 

 -황매산(黃梅山)에 오르다-

 

장엄한 태백(太白)의 정기가 남으로 치닫아
마지막으로 큰 흔적을 남긴 체

합천과 산청을 가르며 웅장하게 서 있는

영남의 소금강 황매산

 

하봉 중봉 상봉이
황강이 흐르다 멈춘 합천호에
세송이의 노오란 매화꽃잎으로 투영되어 황매산이랍니다.

 

아니
정상에서 본 주변의 풍광이 활짝 핀 매화꽃잎 모양으로
매화꽃 속에 홀로 떠 있는 듯하여 황매산이랍니다.

 

늦은 봄비가 촉촉히 내리는 일요일(5월 2일)
서울에서 합천까지 한 길에 내달아
빗속을 가르며 雨中山行을 떠났다.

 

산행은 대병초등학교에서 출발하여
하봉 중봉 정상을 지나고 베틀골 모산제를 경유하여
철제사다리를 타고 황매정사로 하산하는 코스로
총 13km에 6시간 소요예정

 

산행 초입에서는 잔뜩 흐린 날씨였으나
잠시 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철쭉과 도토리 나무가 널려있는 관목 숲을 지나
여유를 주지 않고 오르기 시작한 지 30여분
비록 힘은 들었지만
앞으로의 산행거리를 감안하여 체력을 안배하여야 했다.

 

처음에는 30여명이 힘차게 출발하였으나
첫 번째 봉우리에 와서는 여러 그룹으로 나뉘어졌다.

 

우리 일행은 자연스레 명숙님을 비롯한 4명으로 구성되었다.
젖은 조끼위에 윈드자켓을 걸치니 따뜻한 느낌이 좋았다.

 

첫 번째 능선을 따라 오를 때는 빗줄기가 굵어지고
발 아래에는 짙은 안개가 천지를 뒤덮어
하얀 안개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안개 속 좁은 능선 길을 따라가는 일행의 모습이
허공에 뜬 구름위를 걷는 신선 같아서 신비로움이 더했다.
우리는 신선이 되어
능선의 구름다리를 따라 한없이 걸어 올라갔다.

 

주변의 시야가 보이지 않아 위치 파악이 어렵다
여기가 어디인지 어디에 와 있는지
얼마를 더 올라야 하는지 그저 앞만 보고
미끄러운 바위와 길을 따라 오를 뿐...

 

어느새 두어 시간이 흘렀다.
문패없이 서있는 주택처럼 아무런 표시도 없이
분지를 이루고 있는 봉우리에 도착하였다.
황매산 정상은 이처럼 황량해 보였다.

 

내리는 빗 속에서 옹기종기 웅크리고 앉아
요기하는 등산객들을 바라보니
황매산 정상은 더욱 을씨년스럽기까지 하였다
우리 일행도 마찬가지 였지만...

 

떨어지는 빗방울을 맞으면서 맛있게 요기를 마치고
우리는 베틀골을 향해 하산하기 시작하였다.

 

미끄러운 바위와 질펀한 흙길을 내려가 평원에 이르렀다
여기가 황매평원
왼쪽으로 아래에는 목장지대
그러나 짙은 안개와 비로 인해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넓은 평원에서 베틀골을 지날때까지
지난해 자란 억새풀 줄기들이 여기저기 산재해 있었고
철쭉나무가 숲을 이루어 끝없이 펼쳐져 있었으며
만개한 철쭉꽃나무 숲사이를 스쳐 지나갈 때면
철쭉꽃은 비에 젖은 우리를 위로하고 있었다


꽃은 아름다운 마음을 가졌나 보다

 

모산제를 지나 순결바위에 이르렀다
서로 순결하다며 좁은 바위틈 사이로 몸을 넣은
등산객들의 모습이 우스꽝스럽다.

 

하산하는 인파가 많아 다시 모산제로
모산제에서 철계단으로 내려왔다.
멀리서 보기에는 무시무시했는데 막상와 보니 안전하다.

 

급한 경사로를 지나 영암사지에 도착하였다.
도착시간은 오후 4시가 채 못되었다
비록 옷은 비에 흠뻑 젖었지만 새로운 경험을 한 것 같다.
다음에는 최소한 우의는 준비해야겠다.

출처 : 이글산악회
글쓴이 : 타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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