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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기왕의 전설이 깃든 어탑산(御踏山, 786.4m) 강원도 횡성의 두메산골에 아담하게 자리한 어탑산 남으로는 환상의 섬들을 담고 있는 횡성호반이 펼쳐져 있고 동과 북으로는 드높은 산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는 어탑산 지금으로부터 약 2천년전 진한(辰韓)의 태기왕(泰岐王)이 박혁거세에게 횡성과 평창의 경계에 있는 태기산을 거쳐서 이곳까지 쫓겨와서 어탑을 놓고 잠시 쉬었다고 해서 어탑산 대한의 추위도 잠시 주춤해진 날 어탑산행에 오르다 대한이 지났으나 새벽의 추위는 여전하다 귀와 볼을 스치는 겨울바람은 매서워 금방 시려온다 하이웨이주우소에서 버스에 올랐더니 금방 추위가 사라진다 버스안 좌석이 헐렁한걸 보니 오늘 산행객은 적은 것 같다 오늘 산행은 돌돌님과 둘이서 가기로 했는데 예고없이 삼돌과 코난이 나타나 동행한 것이 아닌가 빙어잡이 포기한 삼돌님, 태백산행 포기한 코난의 동행으로 즐산 예감 한산한 교통상황이 금방 산행지에 도착한 것 같다 버스에서 내리자 새벽의 찬공기는 간데가 없이 포근하다 등산로 입구에는 안내판만이 외롭게 서 있을뿐 매표소가 없다 안내판 옆으로 나무계단을 따라 오르자 곧바로 급경사 오르막이다 오르막 등산로는 참나무 숲사이로 서서히 돌면서 이어진다 참나무 아래 등산로는 흙길 육산으로 걷기에 참 좋았으나 겨울 가뭄 때문인데 흙먼지가 일고 땅 아래는 얼어서 흙들이 미끄럽다 10여분 올라 첫 번째 안부에 도착하였으나 경사가 급하여 땀이 솟는다 안부부터는 부드러운 육산을 따라 능선길로 이어진다 능선을 기점으로 오른쪽으로는 앙상한 참나무가 빼곡하고 왼쪽으로는 응달이라서인지 소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능선을 따라 오르는 동안 내리쬐는 햇빛은 이른 봄날씨처럼 따사롭다 정상을 오르는 등산로 길은 어릴 적 뛰놀던 마을 뒷산처럼 포근하기만 하다 능선을 따라 걸으면서 조망된 주변의 풍광 또한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동으로는 육중하고 높은 산들이 남북으로 끝없이 이어져 있다 피어오르는 안개는 산 정상을 오르지 못하고 멈추어 서 있는 것이 장관이다 남으로는 크고 작은 숲이 있는 섬들을 품고 있는 횡성호가 내려다 보인다 작은 산들은 횡성호에 가두어지고 높은 산들이 횡성호를 감싸고 있다 횡성호 언저리 양지녁마다에 모여있는 마을들의 모습은 한가롭기만 하다 횡성호에 담겨진 호숫물들은 파란 잉크처럼 유난히도 파랗게 보인다. 항께한 일행 일행중 두명의 여인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함께 한다 뒤를 따르는 여인은 힘들어 하며 괜히 따라왔다면서 투정을 부린다 삼돌님 힘들어 하는 여인의 뒤에서 보살피며 오르는 모습이 참 좋다 투정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오르는 모습을 보니 산을 좋아하는 것 같다 마지막 오르막을 지나서 정상을 향한 능선길로 이어지는 풍경이 금방 바뀐다 오른쪽 응달 비탈 경사에는 엊그제 내린 눈이 수북히 쌓여있고 오른쪽으로는 따스한 햇빛을 받으며 앙상한 참나무들이 낙엽에 덮여 있다 능선 길 주변에는 노송들이 도열하듯 서서 맑은 공기를 더 많이 품어내고 있다 우회로를 벗어나 눈덮힌 좁고 날카로운 칼바위를 지나는 짜릿함도 좋았다. 눈덥힌 칼바위를 지나다 보니 300년 묵은 장송이 능선에 비스듬히 서 있다. 불어오는 삭풍에 지쳐 위로 크지 못하고 옆으로 가지들만 늘어뜨린 모습이다. 늘어진 가지 사이마다에는 멀리 보이는 횡성호와 건너편 산들이 걸쳐 있다. 300년 묵은 노송가지에 노인과 손주로 보이는 어린이가 땀을 훔치며 앉아 있다 노송에 앉는 노인이 사진찍기를 요구했으나 할머니는 못들은 척 지나쳐 버린다 투덜거리는 노인 앞에서 따님인듯한 여인이 대신 사진기를 꺼내어 찍어 준다 못들은 척 지나친 할머니는 산에 와서도 귀찮게 한다며 투덜거리신다. 능선을 지나다 보니 어느덧 어탑산 정상이다 정상이라는 푯말은 없고, 철제 안내판이 서 있어 정상으로 여길 뿐이다. 대부분의 화강석 푯말 대신 철제 안내판이 주변경관을 해치는 것 같이 아쉽다. 동쪽으로 멀리 늘어선 구산들이지평선 구름위로 뾰쭉뾰쭉하게 서 있다. 정상에서 되돌아 내려오다 횡성온천 방향으로 하산하다 내려오는 등산로도 꽤나 가파르고 흙길이 무척 미끄럽다 미끄러운 흙길 등산로를 벗어나 낙엽속으로 내려오니 미끄러움이 덜하다 짧은 하산로였지만 미끄럼을 피해 중심을 잃지않고 내려오다 보니 땀이 솟는다 왕복 산행시간이 4시간이 채 넘지 않는 작고 아담한 어탑산행이었지만 쉬엄 쉬엄 오르며 순간 순간 느껴오는 동심과 포근함은 본래의 맑고 깨끗한 심성의 세계로 빠져 드는 듯 했고 하산 후 맛 본 온천욕은 육신뿐만 아니라 심성까지 맑게 해 준 산행이었다
출처 : 이글산악회
글쓴이 : 타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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