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봄이오는 길목의 북한산 홀로 종주산행(2005/2/13/일) 아침부터 날씨가 너무도 화창하다. 입춘이 지나고 절기상 봄이라서인지 하늘은 유난히도 푸르고 햇볕은 따사롭다. 그러나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 끝에는 아직은 차가움이 맴돈다 시간이 맞지 않아 이글 산행에 동참도 못했다 그렇다고 화창한 봄이 오는 길목에 선 하루를 그냥 보내기는 아쉽다 모처럼 홀로 산행의 여유를 만끽하고자 배낭을 챙겨 메고 집을 나선다 독바위역에서 백운대를 거쳐 도선사까지 북한산 일주를 할 작정으로.. 11시경 독바위역 구내를 빠져나오는 인파의 대부분이 산행객들이다 독바위역 밖 길가에도 일행들을 기다리는 몇 무리가 웅성거린다 11:06경 길을 건넛마을 골목을 지나니 등산로 입구가 나온다 등산로 입구에서 오르기 시작하자 길바닥은 온통 흙 먼지로 푸석거린다 이글과 함께 산행해야 하므로 산행시간 체크가 필요하여 천천히 걷는다 10여 분 지나 정진 매표소에 도착하니 입구 광장에도 산행객들이 붐빈다 모처럼의 화창한 일요일이라서인지 유난히도 산행객들이 많은 것 같다 어린아이들의 손을 잡고 온 젊은 부부들의 모습은 참으로 행복해 보인다 능선을 옆으로 위로 오르다 보니 머리에서부터 땀방울이 솟기 시작한다 마사토가 깔린 바위 위는 무척 미끄러워 생각 없이 오르던 여인이 미끄러진다 아래가 낭떠러지라서 인지 어렵게 멈춘 여인은 안도의 한 숨을 내쉰다 이를 지켜본 산행객들도 다행이라며 일행들에게 미끄럼 조심을 강조한다 앞으로 보인 수리봉(족두리봉) 위에는 많은 사람이 몰려 서 있다 11:35경 수리봉에 올라 바위에 앉아 쉬면서 온수로 목을 축인다 10여 분 후 수리봉 경사면으로 난 우회로를 따라 향로봉을 향한다 비탈로 이어진 우회로는 응달이라서인지 흙길과 바위길이 무척 미끄럽다 계곡을 따라 오르는 산행객들과 만나는 안부에서부터는 산행객들이 붐빈다 밀려드는 산행객들 때문에 좁은 등산로 오르막을 따라 전진하기가 힘이 든다 날씨가 화창해서인지 오늘은 가족 중심의 산행객이 많이 눈에 띈다 가족들을 인솔해 오르면서 자상하게 설명해 주는 가장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향로봉을 바라보며 서 있는 철탑 아래에 쉬고 있는 일행의 복장에 놀랐다. 딱딱한 스키용 신발을 신고 복장도 영락없이 스키 하러 가는 복장이다 어찌 산을 오르려는지 불안하다며 옆을 지나는 노 산행객이 한마디 한다 내가 봐도 저런 복장으로 산을 오르면 발목이 온전할 지 불안하기 짝이 없다 40여 분 지나 향로봉 암벽아래에 도착했으나 암벽 타려는 사람으로 몰려 있다 잠시 가다보니 계곡을 따라 오르는 길도 많은 인파로 더디게 움직인다 비교적 인파가 적은 암벽 길을 따라 곧 바로 향로봉 바위 능선 길에 올랐다 날카롭고 좁은 바위 능선길은 내내 아찔하였으나 계곡 길보다는 역시 빠르다 향로봉을 지나 비봉으로 향하는 능선 흙 길은 푸석거려 흙 먼지가 자욱하다 비봉을 지나 도착한 사모 바위 주변에는 점심중인 인파로 길마져 없어졌다 사모 바위를 지나자 승가봉 바위길을 오르는 인파가 눈에 들어온다 승가봉을 지나자 가파른 문수봉이 웅장하게 앞을 가로막고 서 있다 문수봉 입구에서 우회로와 암벽으로 갈라지는 산행객들이 반반이다 암벽을 향하는 인파를 따라 돌부리를 잡고 올라보니 전에 많이 올라본 암벽이다 정상에서 여인 한 명이 젊은 남자 두명을 데리고 가파른 바위를 먼저 내려 간다 벌벌 떨며 서 있던 남자들이 여인의 안내로 힘겹게 내려가는 모습이 참 우습다 문수봉 정상바위 위에 올라 산 아래를 내려다 보니 가슴이 탁 트인다 앞에는 보현봉이 우뚝 서 있고 북한산성이 그 옆으로 둥글게 축성되어 있다 문수봉 성벽아래 양지바른 곳에서 혼자 점심을 먹고 대남문을 향했다 대남문에서 능선을 따라 보니 멀리 동장대와 만경봉이 훤히 보인다 푸석거리는 산성길을 따라 대성, 대동, 보국문을 지나 동장대에 도착하였다 동장대에 도착하여보니 오후 2:26경으로 독바위역에서 3시간 20분 걸렸다 화창한 일요일 오후, 동장대 앞마당에 내리쬐는 햇볕은 따사롭기 그지없다 오던 길을 뒤돌아 보니 보현봉과 문수봉 사이에 서 있는 대남문이 뚜렷하다 용암문에서 위문까지는 1km 정도의 거리이지만 바위능선길이 꽤 힘든 코스다 용암문은 기둥과 기와지붕 없이 성벽아래 출입문만 내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용암문에서 산 모퉁이를 돌아서니 노적봉과 만경봉이 앞을 가리고 서 있다 바위 비탈의 쇠줄을 타고 노적봉과 만경봉 사이를 지나니 백운대가 우뚝 서 있다 계단을 따라 위문에 도착해 보니 15:17로 독바위역에서 4시간 10분 걸렸다 위문에서부터 백운산장을 지나 경찰대 구조대까지는 바위길 하산길이다 가파른 바위에 설치된 쇠줄을 따라 조심스레 내려갔으나 무척 미끄럽다 바윗길 옆 계곡에는 두꺼운 얼음이 얼어 있고 음지에는 잔설이 남아 있다 좌측으로는 하얗게 벗겨진 머리를 하고 서 있는 인수봉이 뽀쭉하다 바윗길을 내려오니 경찰구조대와 그 옆에 무당가인 듯한 민가 한 채가 보인다 위문을 지나면서부터 오른쪽 무릎이 시큰하게 아파오기 시작한다 이러다가는 지리산 종주가 힘들지 않을까 은근히 걱정이 된다 바위길을 지나니 깔닥고개까지는 등산로가 부드럽다 혹시 깔닥고개에서 육모령 가는 길이 있는지를 보았으나 철조망으로 막혀있다 만경봉에서 깔닥고개를 지나 육모령까지는 금년말까지 휴식년제 구간이다 깔닥고개에서 도선사에 도착하니 16:02분으로 5시간만에 종주가 끝났다 도선사 입구에는 사람들이 한 줄로 길게 늘어서 있다 시내버스를 기다리는 줄 알고 뒤를 이어 서 있었더니 관광버스가 도착한다 관광버스에 오르는 사람들을 살펴보니 불전함에 돈을 넣고 오르는 것이 아닌가 아마도 도선사에서 사찰을 찾는 신도와 산행객을 위해 운행하는 것 같다.

출처 : 봄이오는 길목의 북한산 홀로 종주산행(2005/2/13/일)
글쓴이 : 타잔 원글보기
메모 :
728x9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