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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5.31). 그것도 월요일날 북한산에 올랐다
10시 퇴근하여 11시경 북한산행 시내버스를 탔다
평일에 산행복에 배낭을 매고 버스를 탓으니 이상하게 볼 수 밖에 없다
마치 실직자가 아닌가 하고,,, 괜히 주변의 시선이 나를 무안하게 한다

 

12시경 북악매표소로 들어 바로 왼쪽 능선으로 올랐다
비온 뒤라서 하늘은 맑고 태양은 뜨거웠으나 숲속에서는 시원하다
평일이라서 산행하는 사람이 별로 없어 호젓하기 그지없다.
이것이 평일산행의 묘미이다.

 

휴일에는 등산객이 너무 많아 능선이며 계곡마다에 많은 인파가 들끓고
많은 인적으로 인해 산속의 나무마져도 지친나머지 공기정화가 힘들어 보였지만
평일에는 맑은 날씨와 높은 하늘에 인적마져 드무니 산 속의 공기는 금방 순수히 정화되어 버린다.


휭하니 나뭇잎을 스치는 바람은 내 마음속까지 깨끗이 쓸어 가는 듯하고
호루루 지저귀며 날아가는 이름모를 새소리는 평소에 느끼지 못한 신비감마져 들게 한다

 

혼자서 즐기기에는 너무도 아까운 평일산행
능선을 따라 솦 속을 걸어가니 기분은 상쾌하기 그지없다
게다가 공기마져 맑으니 기분도 짱이다

 

가끔 나타난 바위위에서 주변을 조망하니
동으로는 상계동까지, 남으로는 북악스카이 너머 시내까지
동으로는 평창동 너머까지 눈앞에 펼쳐진다
정말 맑은 날씨라서 조망도 훤하다

 

그래도 땀은 난다
흐르는 땀을 열심히 닦으며 능선을 계속 올랐다
가끔 그늘아래 넓은 바위위에는 몇몇 산행객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있다
도란도란 속삭이듯 나누는 담소는 여유를 갖게 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맛장구치는 모습은 정겹기까지 한다
세상사 모든 일들이 이처럼 여유롭고 정겹기만 한다면야...

 

가끔 산행을 마치고 하산하는 노부부들의 모습이 정겹다
애들 시집 장가 다 보내고, 이제는 인생의 여유를 즐기는 듯 하다
매일 함께 있어 더 이상 할말도 없건만 도란도란 밀어를 나누며 해맑은 웃음을 잃지 않는다.
험로를 지날때는 서로 손을 잡아 안전하게 산행할 수 있도록 서로 도와준다
서로의 감정을 해치지 않으려고 서로 배려하는 모습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형제봉 아래 오를때엔 위에서 이상한 소리가 난다
말소리에는 운율이 있고, 속도는 빨랐다가 느려졌다가 한다
갑자기 높은음으로 외치다가 웅얼웅얼 혼잣말처럼 작아지기도 한다
무언가를 소망하는 듯 하다가 하소연하는 듯 하기도 한다
형제봉에 올라 보니 한 남자가 봉우리에 기대어 앉아 있다
이미 그사람은 정신세계에 빠져 있는 듯 했다.
하나님을 찾았다가, 예수님을 찾았다가 하는 것을 보니 무당은 아닌 듯 싶다.

 

앞에 보이는 보현봉은 너무도 또렷하다
오늘은 보현봉으로 올라가리라
그러나 보현봉에 오르는 등산로는 자연 휴식년제로 폐쇄되어 있다
할수 없다. 대성문으로 향할 수 밖에...

평일이라 대성문 위에는 한사람도 없다
대남문에는 5-6명이 앉아서 쉬고 있고, 중년 부부가 사진안내판 앞에 서 있다
사진속의 백운대 노적봉 인수봉을 열심히 찾다가 그 옆을 지나치는 나에게 묻는다
그 봉우리들은 너무 자란 나무에 가려져 있어 방향을 바꾸어 보니 봉우리들이 눈앞에 보였다.
구기동 방향으로 두 쌍의 산행객이 한가롭게 내려가고 있다.

 

문수봉을 옆으로 하고 청수문 안문을 지나 비봉능선쪽으로 향했다
급경사를 내려가고 있는데 몇 사람이 힘겹게 오르고 있다.
오르막보다 내리막이 더 힘들다
비봉능선을 타고 가면서 의상능선을 보니 장난이 아니다

비봉이 다다르자 외국인 산행객도 눈에 띈다

비봉을 지나 향로봉으로 향했다.
향로봉은 출입통제라서 옆으로 지났더니 향로봉 정상이다
향로봉 능선을 따라 내려가려 하였더니 안전장치가 없다
입장료를 받으면서 안전장치를 하지 않은 것이 아쉽다.
중간쯤에서 다시 올라와 하산하기 시작하였다

 

급경사를 따라 내려왔더니 어디에선가 계곡에 흐르는 물소리가 반갑다
물소리를 따라 내려갔더니 소리만 요란할 뿐 물은 바위틈의 좁은 사이로 약간 흐르고 있었다
다행히 아래에 약간 고인물이 있어 흐르다 마른 땀을 씻었더니 상쾌하다.
구기동까지 내려왔다. 오늘 산행은 여기서 맺는다

 

출처 : 이글산악회
글쓴이 : 타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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