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금요일(2004. 10.1)
평일에 쉬는 날이라서 북한산에 오르기로 했다
오늘은 평소 가보기 힘들었던 코스을 택했다
코스는 구파발역에서 북한산매표소까지
북한산매표소에서 대서문을 지나 등운각까지
등운각에서 왼쪽 등산로를 따라 백운대까지 오르기로 했다
기상예보가 서을에는 5-10mm가량의 비가 내린다고 하여 망설였다
비온 후 내일부터는 기온이 급격히 떨어져 추워진다는 예보다
비올 것에 대비하여 판쵸우위와 우산을 준비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긴팔셔츠을 입고, 자켓도 배낭에 챙겨 넣었다
집에서 버스로 출발하였다가 지하철로 바꿔 갈아탔다
불광역에서 구파발행 전철로 환승하기 위해 인파를 따라갔다
그런데 구파발 방향이 아니라 종로방향이 아닌가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와 구파발 방향 통로를 찾았더니
구발발행으로 가는 출구 입구에만 안내표시가 되어있다
초행인 사람은 우왕좌왕 할 수 밖에...
두 정거장째가 구파발역
구파발에서 내려 역을 빠져 나오니 삼삼오오 모여있다
아마도 같이 산행을 하려는 산악모임이 아닌가 싶다
북한산성행 시내버스에 올라보니 버스안은 한산했다
한참을 가다 북한산성 입구에 도착하여 하차하였다
휴일에 그토록 북적대던 산성입구가 너무도 조용하다
그많던 사람들이 보이지 않으니 산성입구는 정적감마져 돈다
매표소를 향해 가는동안 날씨는 흐려 있었으나
몸을 스쳐 지나가는 바람결은 어느덧 가을임을 느낄 수 있었다
매표소를 지나 꼬불꼬불한 도로를 따라 올라 대서문에 도착했다
대서문을 지나면서부터는 길가에 음식점들이 즐비하다
음식점 아낙네들은 배추를 다듬고 절여 김치를 담그고 있었다
아마 이번 주말에 오는 손님을 맞이할 준비인 것 같다
백운대 방향을 몰라 준비해간 지도를 보니 등운각에서 갈라진다
음식점 사이로 난 등산로를 따라 등운각을 향해 계속 올라갔다
윗 백운산장이을 지나 급경사를 올라서 보니 안내도가 보인다
안내도를 보니 백운대 갈림 지점을 지나쳐 버린 것이 아닌가
간판 도색공사를 하는 사람에게 길을 물었더니 올라가라고 한다
안내도를 보니 지나쳤다고 하였더니 초행이라 길을 모른단다.
다시 오르던 길을 되돌아 내려오면서 등운각을 찾았으나 없다
오복정이라는 음식점에서 백운대 가는길을 물었더니 알려준다
바로 앞에서 좌측으로 가면 된다고......
백운대 방향 갈림길은 마치 음식점 들어가는 길처럼 보인다
더구나 등운각도 없으니 초행인 사람이 방황할 수 밖에 없다
왼쪽길로 접어들어 음식점을 벗어나니 광장이 나온다
광장 오른쪽 위로는 보리사라는 사찰이 조용히 자리하고 있다
등산로는 보리사와 계곡사이에 오르막으로 나 있었다
등산로는 잘 정돈되지 않은 상태로 바닥에 돌들이 깔려 있다
주변에는 소나무와 각종 참나무들이 하늘을 가리고
나무 밑에는 싸리, 진달래, 철쭉나무가 나지막히 자라고 있다
왼쪽 계곡 건너편으로는 원효봉이 바위산으로 우뚝 서 있다
긴팔셔츠를 입고 온 까닭인지 무덥고 땀이 더 흐르는 것 같다
가끔 부부로 보이는 등산객 몇쌍을 지나치고
한무리의 젊은이들 외에는 등산객이 보이지 않는다
오르막 등산로를 따라 오르다 보니 갑자기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갈수록 어둠의 정도는 더하여 달빛없는 밤처럼 어두워 진다
대동사를 지나면서부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절 입구에는 깔끔하게 차려입은 여승 한분이 비를 채비하고 있다
빗줄기가 굵어지자 나는 비를 피할 곳을 찾아 보았다
바위로된 산이기에 바위아래 비를 피할 곳은 쉽게 찾을 수 있엇다
동굴처럼 얕게 파인 바위속으로 들어가자 비를 피할수 있었다
비는 한여름 소나기처럼 무섭게 내리고 있었다
낙엽으로 물들어간 나뭇잎들이 빗줄기를 가르며
휭하니 스쳐 지나간 바람결에 후두둑 떨어져 바닥을 뒹군다
굵은 빗줄기들은 갑자가 작은 시내를 이루더니
비바람에 떨어진 힘없는 낙엽들을 쓸고 내려간다
이제 온 세상은 빗줄기 소리와 휙 스치는 바람소리 뿐이다
바닥에 뒹굴던 낙엽은 비에 젖어 바람결에 바닥에서 꿈틀거린다
바위속에 혼자 쭈그리고 앉아 있으니 세상에 나 혼자인 것 같다
어두움속에 내리는 비와 바람속에 갑자기 두려움이 엄습해 온다
두려움에 슬며서 뒤를 돌아보니 깜깜하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자리를 이리 저리 고쳐 앉으며 두려움을 떨치려 애를 써 본다
20여분 지나자 갑자기 환해지더니 빗즐기가 약해지기 시작한다
동굴에서 나와 오르기를 망설이는데 아래쪽에서 인기척이 난다
인기척이 반가워 오르기 시자하였다
몇몇 하산객들이 비에 흠뻑 젖어 내려오고 있다
빗줄기는 약해졌으나 짙은 안개로 주변을 분간하기가 어렵다
조금 오르자 짙은 안개때문에 이제는 등산로마져 찾기도 어렵다
육감적으로 등산로를 찾아 오르다 보니 약수암이 나타난다
암자를 지나 오른쪽으로 돌아 오르다 보니 나무계단이 나타났다
꼬불 꼬불 나무계단을 올랐더니 위문이다
안개가 너무 짙어 비인지 안개비인지 분간이 되질 않는다
위문에서 왼쪽으로 배운대를 향해 올랐다
휴일이면 오르내리는 인파로 붐볐을 것인데 오늘은 사람이 없다
오르는 동안 백운대 정상에서 태극기 펄럭이는 소리가 요란하다
정상에 올라 보니 안개와 구름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온세상은 구름과 안개로 가려져 온 천하가 깨끗해 보인다
구름을 내려다 보고 서 있자니 빨려 들어갈 것 같아 어지럽다
스쳐 부는 바람이 거세 날아갈 것 만 같아 난간을 꼭 붙잡았다
위문으로 내려와 보니 만경대로 가는 길은 막혀 있다
하산코스를 잡지 못해 혼자 망설이다 되돌아 하산하기 시작하였다
30여미터를 내려오자 용암문 방향으로 가는 길이 나타났다
이 등산로는 위문에서 만경대와 용암봉을 지나는 우회로였다
철제 파일이 박힌 바위등걸을 지나 오르내리면서 용암문을 도착했다
용암문부터 문수봉까지는 북한산성이 이어지는 길이다
북한산성을 끼고 지나는 동안 날씨는 계속 흐렸고
가늘게 비는 오락가락하며 내렸다
바위틈과 관목숲 사이에 핀 구절초가 화려하게 가을을 알린다
동장대를 지나 대동문에 이르렀다
대동문 위에는 한 무리의 등산객들이 비를 피해 모여 웅성인다
대동문을 지나 보국문, 대성문을 지나 대남문에 이르는 동안
만난 등산객은 십여 명도 되지 않았다
대남문에 이르러 문턱에 앉아 쉬었다
환해지기 시작하고 내리던 비도 멈추고 안개도 서서히 걷힌다
계단을 따라 천천히 내려오기 시작하였다
안개가 걷히고 환해지자 문수봉과 보현봉이 환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구기동까지 내려오는 동안 졸음이 엄습해 왔다
9시경 매표소에서 출발하여 오후3시경에 구기동으로 하산하였다
이렇게 백운대에서 향로봉까지 북한산 종주를 마친 것 같다
올해는 이상하리만큼 산행시마다 유난히 우중산행이 많이 만났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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