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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시 비경을 고이 간직한 흘림, 주전골 』 남설악의 여심폭포에서 시작하여 작은 계곡을 따라 이루어진 흘림골 입구에서 여심폭포까지 가프게 이어진 소박한 흘림골에는 수백년을 자란 아름드리의 고목들이 풍상에 지쳐 쓰러진 원시의 모습이 즐비하고 속이 텅빈 아름드리 주목나무들이 살아 있는 가지 몇 개를 붙들고 생을 갈구하는 삶의 애착을 보면 처연하기까지 하다 계곡은 거의 말라 있으나 쓰러진 나무등걸과 바위 밑에는 물 이끼들이 제 세상을 만난 듯 풍요로운 삶을 꾸려가고 있다 아직 채 정리되지 않는 등산로는 자연의 미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흘림골은 원시 비경을 숨긴 채 수줍은 듯 고이 간직한 골이 아닌가 싶다 20여분 지나 오르막 오른쪽에 자리한 여심폭포는 신비감을 더해준다 20여미터의 바위산 위에서 흘러내린 폭포수 아래 세겨진 여심을 보면 감탄이 절로난다 수백년 풍상과 흘러내린 수마가 이토록 섬세하고 사실적으로 빗어낸 여심은 자연의 오묘함에 또 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등선대 안부에서 뒤돌아 보니 각양각색의 바위 봉우리가 병풍처럼 우뚝 서 있다 바위 중턱에 뿌리를 내리고 분재처럼 살고 있는 소나무들의 삶이 고고하기만 하다 안부에서 칠형제봉을 지나 점봉산 능선으로 오르는 길과 만물상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자연보호로 아직까지 개방되지 않아 아쉬웠다 경사가 심한 경사로를 따라 내려오면 주전골이 시작된다 주전골 계곡 좌우로는 하늘이 가릴 정도로 높은 봉우리들로 둘려 쌓여 있다 봉우리마다 각기 고개를 들고 서 있는 것이 영락없이 진군하는 군인들 형상이다 우뚝 우뚝선 바위 봉우리들에 압도당해 골을 내려오다 보면 주전폭포를 지나친다 주전폭포를 지나 십이담계곡에 이르러서는 계곡물이 층을 이룬 바위를 타고 흐른다 작은 폭포들이 층을 이루어 흐르는 십이담계곡은 참으로 아기자기하기만 하다 폭포마다에 잠시 고여 있는 물들은 말 그대로 명경지수이다 주변의 단풍들은 거의 지고 없으나 떨어진 낙엽을 보면 만산홍엽이었음이 틀림없다 십이담계곡 끝에는 용소폭포와 갈라지는 주전골 삼거리가 꽤나 넓다 햇살이 환하게 내리쬐는 넓은 골이라 옛적 도적들의 본거지로는 천혜의 조건이다 옛날 도적들이 위조 주화를 만들었다가 붙잡힌 이래 주전골이라고 한단다. 주전골 삼거리를 지나 바위사이의 금강문을 지나면서 건강을 기원해 본다 금강문을 지나면서 큰고래골이 시작된다 무명폭포를 지나자 수마에 깍여 만들어진 선녀탕이 눈에 들어온다 계곡을 돌자마자 갑자기 넓어지면서 넓은 바위위에 두 개의 선녀탕이 나타나고 선녀탕 옆에는 커다란 바위 두 개가 나란히 서서 선녀탕을 지키고 있다 선녀탕은 병풍처럼 둘러 서 있는 주변의 봉들과 풍광들을 모두 그 안에 품고 있다 천상에서 하강한 선녀들이 반석위에 날개옷을 벗어놓고 선녀탕에 들어갔을 때 날개옷을 훔쳐갔던 나무꾼은 분명 바위 뒤에 숨어 있었음이 틀림없다 선녀탕에는 명경지수가 고이다가 흐르고 있어 손을 담그지 않을 수 없다 오색 제2약수에 이르러 보니 조롱박이 겨우 들어갈 만한 작은 샘이 2개 있다 조금씩 고이는 약수물을 조롱박으로 조금 떠 마셔 보았다 톡 쏘는 약수물의 뒷맛이 좋아 조롱박으로 거푸 3잔을 마셨더니 속이 시원하다. 주전골 삼거리에서 오색약수터까지는 오색에서 올라온 가족단위의 인파로 붐빈다. 흘림 주전골은 계곡을 따라 내려오는 트레킹 코스였으나 주변의 비경과 자연미가 신비감을 더해 주어 나름대로의 멋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 『 행복하세요 ~ 타 잔^^* 2004.11.7(일)』

출처 : 이글산악회
글쓴이 : 타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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