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강변에 수줍은 듯 숨어있는 화야산*♣* 화야산은 경기 가평군과 양평에 걸쳐 북한강을 따라 함께 흐르는 산 북한강변 대성리역 건너편의 산 속에 깊이 숨어있는 해발 755m의 산 아직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탓에 천연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산 특히 콘골계곡과 사기막골 계곡은 원시의 비경이 그대로 간직된 산 지난 여름부터 이글 산우님들과 함께 하고 싶었던 산 화야산 혼자서라도 열차타고 배타고 가보고 싶었던 화야산 04.11.22. 나에게는 휴일이라서 답사겸 홀로산행을 하려 하였는데 다행이 한승질님과 코난님이 기꺼이 동행해 주기로 하였다 04. 11. 2(화) 셋이서 청량리역에 도착하여 10:35발 경춘선 열차에 탑승하였다 좌석에 앉자마자 어제 산행의 피곤함 때문인지 스르르 깊은 잠에 빠졌다. 끝없이 이어지는 꿈속을 헤메다가 어께를 콕 찌르는 느낌에 잠에서 깨었다 한승질님께서 대성리역에 도착하였다는 신호로 잠을 깨우신 것 같다. 잠시 멈춘 열차에서 한 남자가 내리고 난 다음 딸랑 우리 일행 셋만 내려보니 기분이 이상하다 젊은 인파들로 붐벼 있어야 할 대성리역 플랫홈에는 인적은 간데 없고 따뜻하게 내리쬐는 햇살을 받으며 서 있는 몇 개의 국화꽃 화분 뿐이라서 웬지 쓸쓸해 보인다 플랫홈에 내린 우리 셋은 서로 얼굴을 바라보며 웃다가 대성리역을 빠져 나왔다 대성리 관광단지매표소를 지나면서 건너편으로 가는 배타러 간다고 했더니 그냥 가라고 한다 유원지 끝 강변에 자리한 원대성나루 매표소에서 삼회리로 가는 배표를 구입하고 배에 올랐다. 5분여후 배가 출발하였다. 역시 배에도 우리 일행 딸랑 세명 뿐이다. 코난님 대성리는 대학시절 MT 많이 왔던 곳이라며 기분이 들 떠 있는 듯하다. 삼회리 나루터에서 내려 북한강변을 끼고 청평호반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20여분 걸었다 12:10경 삼회1리 마을회관에 도착하여 오른쪽으로 마을을 지나 큰골을 따라 산행을 시작하였다 길가에 늘어선 시골의 구멍가게마다에는 동치미 국물이 있다는 판매 안내문이 이채롭다 마을을 벗어나면서 강남단식기도원 거대한 건물들이 계곡옆으로 이어져 있고, 건물에서 나오는 커다란 하수관이 계곡으로 향해 있는 것이 눈에 거슬린다 매표소에는 매표원이 보이질 않고 오르는 등산로 문은 활짝 열려 있다 이때 한승질님과 코난님 11월 1일부터 2월1일까지 입산금지라고 한다 나는 보질 못했는데 두 분은 안내판을 본 것 같다 입산금지면 어떻해야 하나 하였더니 이제와서 어떻해요 하며 한승질님 오르자고 한다 매표소를 지나면서 이어지는 등산로 옆으로는 큰골계곡이 이어져 흐르고 있다 계곡에는 파란 이끼를 머리에 이고 있는 검은색의 돌들이 원시의 모습이었고 단풍나무, 신갈나무, 참나무, 생강나무 숲이 이어지다가 소나무숲이 이어진다 등산로에 떨어져 뒹구는 퇴색된 낙엽들을 바라 보면서 세월의 무상함을 느낀다 계곡을 이리 저리 건너며 이어지는 길은 잘 다듬어진 길로 거의 경사로가 느껴지지 않는다 흐르는 계곡물은 어찌나 맑던지 마셔도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계곡물은 이끼를 머금은 검은 돌들에 부딛혀 구비칠 때마다 하얀 물보라를 이루며 흐른다 시멘트와 돌로된 길을 따라 20여분 오르니 조그만 암자가 따뜻한 양지에 둥지를 틀고 있다 담도없는 초라한 암자 앞에는 운곡암이라는 간판만이 암자의 이름을 알려주고 있다 암자에는 연세가 많이 들어 보이는 노 보살님이 허리를 구부리고 무언가에 열중이시다 큰골 중간쯤에 자리한 운곡암은 고려 충신 운곡 원천석이 숨어 살았던 곳으로 유명하다 한다 길가에 서 있는 운곡암 대웅전은 인형의 집처럼 조그맣다 등산로를 따라 30여분 오르자 왼쪽으로 뾰루봉 오른쪽으로 화야산이라는 안내판이 보인다 안내판 위편의 양지바른 곳에는 외딴집 한 채가 따뜻하게 내리쬐는 햇살을 받으며 서 있다 담이 없는 입구에는 허깨나무차, 도토리묵 등이 정성스레 적혀있는 목재 메뉴판이 보인다 집 앞마당의 둥근 철제통을 잘라만든 화덕에서는 참나무 장작이 연기를 내며 타오르고 있다 잠시 쉬면서 도토리묵이라도 먹을 요량으로 오두막집에 들어섰더니 깔끔한 노인이 맞이 하신다 마루에 올라앉아 도토리묵과 파전에 더덕막걸리 한 병을 주문하고 내려다 보니 별천지가 따로 없다 따뜻한 양지라서 겨울에도 하루종일 햇빛이 들어 따뜻해 보였고 앞 뒤의 산들은 병풍처럼 집을 감싸 외부에서 불어오는 심한 바람을 막아 줄 아늑한 자리 같았다 한참 지나서 도토리묵이 나오고 이어 더덕막걸리와 파전을 푸짐하게 내어 나온다 한승질님이 앞바당에 심어있는 배추를 달라고 하였더니 싱싱한 배추까지 곁들여 주신다 훈훈한 인심에 밭에서 뽑은 배추로 담았다는 김치까지 곁들이니 진수성찬이 따로 없다 한참을 먹다보니 포만감으로 점심은 걸러야 할 것 같다 일어서면서 명함을 주문하였더니 백지에 고무판으로 상호와 연락번호를 찍어준다 상호는 화야산장, 주소는 경기 가평군 외서면 삼회리 72-1,전화번호 031-584-9439 노인께서는 그 아래에 김학렬 031-584-1950 이라고 자필로 적어 주신다 다음에 오면 토종닭과 참나무불로 구운 돼지바베큐를 들어보라면서 커피까지 서비스 하신다 우리 일행은 계속하여 화야산 정상을 향해 산을 오르기 시작하였다 삼거리를 지나면서는 등산로는 좁아지고 경사는 가파라졌다 마지막 안부를 오를 때는 경사가 심하여 지그재그로 등산로가 나 있다 여기서 코난님 오르는 속도가 갑자기 느려지기는 했으나 요행이 잘도 올라 오신다 30여분 지나 능선에 도착하여 계곡을 내려다보니 아득한 것이 계곡에 무척 깊어 보인다 나뭇잎들이 떨어져서 주변의 조망은 할 수 있었으나 멀리 뿌연 안개가 시야를 가려 안타깝다 오른쪽 능선을 따라 15분쯤 오르니 넓은 헬기장이 있는 화야산 정상이다 정상에는 화야산 푯말 2개가 서 있다. 하나는 양평군에서, 하나는 가평군에서 세웠다고 한다 화야산 정상을 정점으로 동에는 곡달산, 서로는 고동산, 남으로 통방산, 북으로 뽀루봉이 있다 시계가 좋았더라면 멀리 명지산과 축령산도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뿌옇게 안개가 가려 아쉬었다 깊은 심호흡으로 화야산 정기를 한 몸에 안고 하산하려다 다시 올라갔다 코난님의 휴대폰으로 화야산 푯말 주변에서 촬영한 다음 사기막 방향으로 하산하기 시작하였다 정상에서 내려 오면서부터 급한 경사가 하산길을 힘들게 한다 급경사를 지나고 돌밭길을 지나면서 등산로가 선명하지 않아 자칫 길을 잃기 쉽다 아직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기에 화야산을 찾는 산행객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리라 이럴 땐 먼저 다녀간 산악회에서 달아놓은 리본들이 안내자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하산한지 30여분이 지나자 사기막으로 흐르는 맑은 계곡이 나타난다 계곡물은 바위사이로 떨어지면서 작은 웅덩이를 이루더니 내려갈수록 웅덩이가 커진다 전나무와 잦나무 숲을 지나면서는 전나무와 잦나무 향에 젖어 삼림욕의 순간도 맛볼 수 있었다 이제는 앙상하지만 단풍나무가 터널을 이루는 숲터널을 지날때는 지난날의 가을단풍을 상상해 본다 거의 다 내려왔을 무렵 갑자기 계곡이 넓어지는가 싶더니 흐르는 물이 폭포를 이룬다 폭포 아래 웅덩에는 계곡물이 돌면서 내려가 더 넓은 웅덩이를 이룬다 웅덩이에 떨어지는 하얀 물거품은 금방 풀어져 아래로 아래로 흘러 내려 다시 웅덩이를 만든다 주변에 널려있는 넓은 바위들이 지나는 사람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우리 일행도 열이 난 발을 식히기 위해 배낭을 벗고 신발을 벗고 계곡물에 발을 담갔다 차가움이 가슴속까지 시려오더니 차가운 건지 따뜻한 건지 얼얼하다 물속에 말을 담그고 세수를 하니 온 몸이 오싹해진다. 아마 선녀들도 아무도 없는 달 밝은 어느날 밤에 내려와 이곳에서 목욕을 했음직하다 열이난 발을 차가운 계곡물에 식히고 잠시 내려오다 보니 사기막 매표소에 도착한다 매표소에는 인적이 없고 마을을 지날 때에는 지난 여름의 소란스러움은 간데없고 조용하다 청평호반으로 이어지는 대로를 따라 20여분을 걸으니 대성리로 건너는 삼회나루터가 나왔다 대성리 원대성나루를 향해 손을 흔들면 배가 온다는 코난님의 말에 손을 흔들었으나 오질 않는다 적혀있는 전화번호로 전화를 하였더니 잠시 후 도착된 배를 타고 16:40경 대성리에 도착하였다 대성리 유원지에서 먹다남은 3잔의 더덕 막걸리로 하산주를 대신할 수 있었다 대성리역에서 17:45분발 청량리행 경춘선 열차로 청량리역에 도착하였다 더욱 즐거운 산행에 될수 있도록 산행에 함께 해주신 한승질님과 코난님께 감사드린다. *♣*이글산악회..타잔..한승질..코난 *♣* 타 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