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계방산 설원산행('06/02/19/일)
                     
        2006 이탈리아의 토리노 동계올림픽 경기가 연일 새벽마다 중계된다
        새벽에는 금메달이 기대되는 쇼트트랙 경기중계가 있는 날이라서
        올림픽 중계방송 시간이 산행출발 시간과 겹쳐서 마음이 매우 급하다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를 획득하는 중계를 보고 나서 집을 나선다
        이제 해도 많이 길어져서일까 새벽 6시인데도 제법 환해졌다
        오늘은 눈이 비로 변하고 얼음이 녹아 물이 된다는 우수(雨水)
        약한 바람이 포근하게 얼굴을 감싸고 도는 것이 영락없는 봄이다
        6시 30분경 하이웨이 주유소에서 버스에 올라 산행지로 출발한다
        차 안의 포근한 온기에 좌석에 웅크리고 앉은 채 스르르 잠이든다
        잠을 깨니 창 유리 안쪽에는 뿌연 습기로 창 밖이 보이질 않는다
        습기를 닦고 차창 밖을 보니 눈 녹은 산과 집들이 한가로워 보인다
        고속도로를 질주해 온 버스는 횡성휴게소에서 발을 멈춘다
        휴게소에서 산악회가 준비한 따뜻한 미역국으로 아침 요기를 한다
        버스는 꼬불꼬불한 길을 따라 운두령으로 기다시피하며 오른다
        주변의 높은 산과 능선에는 눈이 하얗게 덮혀 있어 정말 장관이다
        해발 1089m의 운두령은 남한의 찻 길로는 가장 높은고개라고 한다
        운두령에는 버스 몇 대가 먼저와 있고 먼저 온 사람들로 웅성거린다
        계방산으로 오르는 들머리는 고개 오른쪽 능선으로 오르게 된다
        들머리 초입은 급경사 절계지를 따라 침목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산행코스는 운두령-1166봉-1492봉(헬기장)-계방산-삼거리-노동리
        스패치를 하고 고개 오른쪽으로 난 침목 계단을 오르기 시작한다
        침목계단을 오르자 눈 덮힌 완만한 능선위로 등산로가 이어진다
        능선에 들어서자 능선과 주변의 산위에는 쌓인 눈으로 하얗다 
        눈 위로 난 좁은 등산로를 따라 걷자니 폭이 좁아 무척 불편하다
        산행객 일부는 눈 길이 얼어 미끄러워서 아이젠을 하고 오른다
        나는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고 완만한 능선길을 따라 가니 미끄럽다
        능선 내리막길에 이르러서는 몇 번을 미끌려 넘어지며 걸었다
        1166봉을 지나 1492봉을 오르는 가파른 오르막 길에 다다른다
        오르막 길에 이르러서야 아이젠을 착용하고 걸으니 훨씬 수월하다
        오르막 길에서는 앞서 간 산행객들이 숨을 가프게 쉬며 힘들어 한다
        힘들어 하는 산행객들을 지나치며 오르다 보니 땀이 줄줄 흐른다
        오르막의 일부는 빙판으로 미끄러웠으나 아이젠을 하니 걷기가 편하다
        1492봉 정상을 향해 급경사길을 오르다 보니 오르막이 지루하다
        땀을 뻘뻘 흘리며 정상에 오르니 헬기장이라서인지 터가 넓다
        넓은 터에는 먼저 온 사람들이 가픈 숨을 몰아 쉬며 쉬고 있다
        앞으로는 계방산이 서 있고 그 아래로 늘어진 능선들은 눈으로 하얗다
        남북으로 이어진 높은 능선이라서인지 바람이 무척 차갑게 느껴진다
        눈 길 능선을 따라 10여분 오르니 계방산 정상에 다다른다
        정상표석과 돌무더기 옆에 서서 이대장이 가져온 약주로 정상주 1배
        푯말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의 정상도착 기념사진 촬영으로 붐빈다
        정상에 서서 동서남북을 돌아보니 주변의 전망이 한 눈에 들어온다
        올라온 눈 덮힌 능선은 소 등처럼 남동쪽으로 휘어져 내려 앉아있고
        운두령 건너 회령봉 태기산으로 이어진 능선에도 눈이 덮혀 하얗다
        정상에서 사방으로 뻣어내린 눈 덮힌 능선들은 한 폭의 수채화 같다
        정상에서 동서방향으로 한강기맥을 따라 가면 오대산 비로봉에 이르나
        뿌연 안개로 인하여 산너머 멀리까지 조망되지 않아 못내 아쉽다
        서남 방향에 있는 건너편의 능선마다에는 스키장 코스가 펼쳐 있다
        태고의 신비를 지닌 채 숨어 있던 산 능선의 스키장은 눈에 거슬린다
        정상을 출발하여 잠시 지나니 방아다리 약수터와 노동리로 가는 삼거리
        방아다리 약수터 방향으로 진행하다 보니 눈 길이 끊겨 진행이 어렵다
        쌓인 눈 위를 걸으려니 눈 속으로 허리까지 빠진 곳도 있어 무척 힘들다
        하는 수 없이 가던 길을 포기하고 노동리 방향으로 하산하기 시작한다
        내리막 눈 길은 급경사로 미끄러워 조심스럽게 걷지 않으면 안되었다
        하산로는 급경사 눈 길을 꼬불꼬불하게 끝 없이 이어진다
        평평한 곳마다는 옹기종기 점심을 먹는 산행객들이 간간히 눈에 띈다
        이대장 일행이 점심을 먹고 가자하며 길 옆 평평한 곳에 자리를 잡는다
        눈 위에서 끓인 콩치통조림을 적당히 넣어 끓인 김치찌개는 일품이다
        일행들이 늘어나고 각기 가져온 포도주를 곁들이니 정말 즐겁다
        점심을 마치고 일행은 각기 다시 금경사 눈 길로 하산하기 시작한다
        뛰어 내려가다 일행을 보내고 걸으면서 주변을 돌아보니 정말 좋다
        비닐을 깔고 썰매를 타는 사람들은 마치 어린애들처럼 즐거워 한다
        눈싸인 계곡 양지에는 녹아내린 눈과 얼음 사이로 맑은 물이 흐른다
        급경사 하산로를 지나면서 곧게 자란 낙엽송 군락지가 나타난다
        잎이 떨어진 낙엽송들은 하늘을 찌를 듯한 자세로 반듯하게 서 있다
        낙엽송과 소나무 숲을 지나는 동안 진한 나무향내가 코 끝을 스친다.
        맑고 상큼한 나무숲 내음은 머리와 가슴 속까지 맑게 해 준다.
        맑은 나무향과 공기를 가슴속 깊이까지 천천히 들여 마시며 걸었다.
        계방교 아래로 흐르는 계곡물은 따뜻한 햇살에 몸내음을 느끼게 한다
        시멘트로 포장된 도로에 접어들자 그 아래로 넓은 공터가 이어진다
        포장도로 옆의 넓은 공간에 이승복이 살았던 귀틀집이 초라하게 서 있다
        귀틀집은 좁은 방 2개와 외양간이 딸린 부엌으로 지어져 있고
        귀틀집 앞으로는 움집처럼 생긴 화장실과 앞 마당이 자리하고 있다
        구틀집을 뒤로하고 포장도르를 따라 집결지를 찾아 하산을 계속한다
        시멘트 포장도로 옆으로는 눈 덮힌 맑은 계곡이 길을 따라 이어진다
        계곡 주변에는 깨끗하게 지어진 팬션 건물들이 군데 군데 서 있다
        14시경 계방2교를 지나 집결지에 도착하자 오늘의 산행을 마감하다.
                                   <<<< 타 잔 >>>>
        
출처 : 스마일산악회
글쓴이 : 타잔 원글보기
메모 :
728x9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