雲霧에 잠긴 道峰山
북한산 북동쪽으로 우이령을 지나 아담하게 자리하고 있는 도봉산
북한산은 거대하고 힘이 넘친 남성의 모습이라면
도봉산은 그 곁에 수줍은 듯 다소곳이 앉아있는 여인의 모습
의정부와 장흥을 쟁반삼아 한 켠에 소담스럽게 앉아 있다.
2004. 7. 18(일) 이글 산우들 운무에 잠긴 도봉에 오르다
예정코스는 망월사역-대원사-회룡능선-포대능선-
도봉정상(만장봉, 선인봉. 자운봉, 신선대)-오봉능선-오봉산-
여성봉-송추남능선-오봉매표소. 예정소요시간은 약 6시간 정도
09:35분경 망월사역에 내려 나왔더니 대장님과 포그남님 기다리고 계신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의정부행 전철 2대가 지나칠때까지 이글산우들을 기다렸다
오늘 비가 온다고 하여 많은 이글산우님들 대부분이 불참하신 모양이다
09:50경 망월사역을 출발하여 대원사 방향으로 산행을 시작하였다
산 언저리들 돌아가는 안개들이 도봉산 정상을 향해 바쁘게 오르고 있었다
어제 내린 비로 등산로 주변에 산재해 있는 풀과 나무들은 촉촉이 젖어 있었다
대원사를 지나 등산로에 진입하자마자 계곡으로 흐르는 폭포가 우리를 압도하였다
폭포가 너무도 아름다워 포그남님 얼른 카메라를 꺼내 사진에 담는다
폭포밑으로 난 계곡다리를 지나 오르다 보니 원효사에 도착하였다
아침부터 잔뜩 흐린 날씨가 무덥고 다습하여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줄줄 흐른다
먼저온 등산객들이 원효사 입구 너른바위에 앉아 쉬고 있었다
배낭을 내려놓고 포그남님이 꺼낸 냉커피를 시원하게 마셨더니 더위가 확 가신다
휴식을 마치고 회룡능선으로 오르기 시작하였다
육산으로 된 등산로인가 싶었는데 잠시 지나자 바윗길이 나타났다.
바윗길은 급경사의 연속이었지만 쇠파이프와 쇠줄이 설치되어 있어 산행에는 무리가 없었다
급한 바윗길에 쇠줄과 파이프에 의지한 체 바윗길을 지나 굽이굽이 능선을 올랐다
쇠줄과 파이프에 의지하여 급한 바윗길을 오르다 보니 숨이 가파오고 힘이 들었다
한참을 오르다 보니 콘크리트로 포장된 넓은 지대가 있어 보니 헬기장 같기도 하다
한무리의 젊은 남녀 등산객들이 사진촬영을 하면서 너무도 즐거워하고 있다
흐르는 땀을 닦으며 가지고 온 막걸리 한잔씩을 돌리니 힘이 솟는다
정상을 바라보니 산불감시초소가 보인다.
10여분을 올랐을까. 산불감시초소 안부에 도착하였다
많은 등산객들이 주변경관을 조망하면서 즐거워 한다
도봉산을 향해 길게 걸쳐 있는 포대능선이 장엄해 보인다
무슨일이 그리 바쁜지 많은 안개들은 포대능선을 쉼없이 내달리곤 한다
산불감시초소를 지나 포대능선을 향했다
올라올때는 등산객이 많지 않았는데 여기부터는 등산인파가 붐빈다
포대능선을 지나는 동안 온갖 형상의 물기를 머금은 바위들이 인상적이다
하얀바위들이 넘어질 듯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모습
무슨 동물 형상의 모습
아기를 앉고 있는 모녀상의 모습 등...
빠르게 움직이는 구름은 꼬리를 물고 계속 포대능선을 넘나든다
포대능선의 진수는 쇠줄을 타고 바위사이를 오르내리는 것이었다
안개를 헤치며 쇠줄에 몸을 매달고 바위틈으로 한참을 내려갔다
내려가다 옆을 보니 바로 옆으로 오르는 바윗길이 보였다
오르는 사람에게 오르는 길은 어디가는 길인지를 물었더니 내려가다가 다시 올라올 길이란다
거의 내려가서 보니 옆으로 쇠줄에 메달려 다시 올라가게 되어 있었다
바윗길 등산로는 쇠줄없이는 불가능해 보였으나 파이프와 쇠줄을 설치해 놓아 다행이었다
파이프와 쇠줄에 매달려 오르는데 안개속에 가려져 발 디딜 곳도 잘 보이지 않는다
급한 바윗길은 봉우리 정상까지 나 있었다
정상에 오르자 봉우리가 좁아 오금이 떨리기는 하였으나 안개로 아래가 가려져 다행이었다
포대능선을 지나 만장봉, 자운봉, 선인봉으로 오르는 길목에 도착하였다
안개속에 드리운 도봉산은 구름위에 떠 있는 신선세계가 아닌가
안개속의 세 봉우리는 신비스럽게 보인다
우리는 안개속의 산행으로 잠시 신선이 되는 듯했다
도봉산의 주봉은 자운봉, 만장봉, 선인봉이고, 이중 최고봉은 자운봉(紫雲峰)이라고 한다
자운봉은 깍아지른 듯한 암석으로 수만 성상동안 바람과 비에 씻겨 기암괴석을 이루고
석벽에 용이 승천하는 상이 있는가 하면 거북의 형상도 있다고 하나
안개속에 가려지 보질 못해 못내 아쉽다
안개속의 도봉산 정상을 뒤로하고 오봉능선으로 향했다
오봉능선은 육산으로 산행하기에는 무리가 없었다
오봉산에 오르기 직전 적당한 장소에서 점심을 먹었다
하나씩 꺼내 놓은 반찬들이 진수성찬이다
오봉에 도착하였다
다섯 개의 봉우리에는 하얀 바위가 하나씩 얹혀져 있었다
봉우리마다에 쓰러질 듯이 얹혀 있는 바위가 아슬아슬해 보인다
만고풍상을 거쳐 자연이 만들어 놓은 하나의 예술작품이었다
오봉을 바라보며 자연에 취해 있다가 송추남능선으로 하산하기 시작하였다
능선을 따라 내려가다 여성봉에 도착하여 우리는 입을 다물수가 없었다
능선 등산로 정면에 버티고 서있는 여성봉은 여성상징의 형상이 너무도 사실적이다
여성봉위에 서 있는 한그루의 소나무는 더욱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그저 자연의 에술성에 감탄할 뿐이다
여성봉에서 내려와 서 있는데 중고등 학생 정도의 남학생 2명이 여성봉이 어디인지를 묻는다
앞을 바라보라고 했더니 둘이서 뚤어지게 쳐다보다가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부끄러워 한다
도봉산이 이렇게 아름다운 산인지를 예전에는 미쳐 몰랐다
포대능선은 포대능선대로 그렇고
자운봉, 만장봉, 선인봉, 오봉은 이름 그대로 그렇고
여성봉의 너무도 사실적인 자연의 예술성이 그렇다.
뒤돌아보면서 내려오다 보니 오봉매표소다
매표소를 지나 흐르는 송추계곡에 발을 담갔다
땀으로 젖은 머리를 감고 나서
물 속에 발을 담근체 앉아 있자니 이렇게 행복할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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