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여름산행
8월15일 뜨거운 여름 이글 북한산 오르다
인원은 딸랑 3명(대장님, 총무님, 그리고 나님)
다른 이글들 더위에 지쳐 있으실까?
아니면 하안거 중이신가?
내리쬐는 햇살은 따가우나, 입추가 지나서인지 나무숲에 들어가면 제법 서늘하다
1코스는 정릉→보국문→대동문→구천폭포→아카데미하우스
2코스는 구기파출소→문수사→대남문→대성문→보국문→대동문→구천폭포→아카데미하우스
나는 제2코스로 혼자서 산행을 시작하였다
홀로산행은 이미 익숙해져 있다
계곡 군데군데에 있는 웅덩이에 약간의 물이 고여 있을 뿐 계곡은 거의 말라 있었다
흐르는 땀을 닦으며 아무런 생각없이 느릿느릿 구기계곡을 따라 대남문을 향했다
일요일임에도 등산객은 많지 않아 한적했다
아마 날씨가 더워서 산을 찾는 사람이 적은 모양이다
위로 오를수록 계곡은 거의 말라 있다
나무들과 풀들은 더위에 지쳤는지 잎이 시들해진 채로 고개를 숙인채 힘없이 서 있다
깔딱고개에 오르는 입구에서 잠시 쉬었다.
나무그늘에 앉아 있으니 시원하다
불어오는 바람이 얼굴을 스칠때면 시원한 느낌이 참 좋다
깔닥고개에 오르는 돌계단을 하나씩 세면서 오르다가 잃어버렸다
돌계단은 좁은 것, 넓은 것, 높은 것, 낮은 것 등 일정하지가 않다
매번 오르는 등산로였지만 느낌은 항상 다르다
뛰어 오르기도 해보고, 급히 올라보기도 해보고, 천천히 올라보기도 했었다
오늘은 아무 생각없이 천천히 그저 계단을 하나씩 오를 뿐이었다
한모퉁이를 돌았더니 또 위로 한없이 돌계단이 펼쳐진다
겨울에는 꼭대기까지 보였는데 나무숲이 가려지 보이질 않는다
숨을 헐덕이며 위로 펼쳐진 돌계단을 올랐더니 또 위로 돌계단이 펼쳐져 있다
그 위로는 깔닥고개 정상이 보인다
고개정상에 도칙하니 어느 한가족이 앉아 쉬고 있다
젊은 부부, 노인부부, 참 사이가 좋아 보인다
왼쪽으로는 문수봉이, 앞으로는 보현봉이 올려다 보인다
고개를 지나쳐 그늘에 앉아 쉬면서 오이를 꺼내어 아작아작 씹어 먹었다
혼자서일까 오이맛이 별로이다
계단을 따라 대남문으로 갈까, 문수사로 해서 갈까 망설였다
오늘은 문수사로 해서 가자
문수사로 오르는 길은 경사가 급하였다
앞으로 노인 한분이 힘겨워 하며 천천히 산을 오르고 있다
길 옆 나무숲에는 한무리의 사람들이 좌담을 하며 않아 쉬고 있다
오르면서 위를 쳐다보니 경사가 급하여 고개가 아프다
드디어 문수사에 도착하였다
보살아주머니 한 분이 뜨거운 햇빛이 내리쬐는 마당에서 불을 지펴며 일을 하고 있다
법당과 산신당 앞을 지나 문수사를 지나쳤다
문수사 법당안과, 산신당안에는 불공을 드리는 사람들이 꽤 많이 있다
문수사를 지나 모퉁이를 돌아가니 대남문이 보인다
대남문에서 계단으로 오르내리는 사람들이 꽤 많아 보인다
대남문에 도착하였더니 많은 인파가 그늘에서 쉬고 있었다
햇빛이 뜨거워 나무그늘이 있는 등산로를 따라 대성문에 도착하였다
대성문 주변에는 별로 사람이 많지가 않다
대성문에서부터는 성곽을 따라 보국문으로 향했다
성곽옆으로 난 등산로에는 그늘이 없다
그러나 아래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시원하다
보국문에 도착하여 정릉에서 올라오는 일행을 기다리며 그늘에 자리를 잡았다
가지고 온 냉커피를 꺼내 혼자서 두 잔이나 마셨다. 이유는 너무 맛이 있어서
그늘에 앉아 있자니 따분하기도 했다.
시간이 넉넉하니 위문까지 갔다올까, 비봉까지 갔다올까 혼자서 온갖 생각을 해 본다
따분하여 보국문 위로 올라갔다, 내려왔다를 몇 번
보국문 위에 걸터앉아 혹시나 하는 생각에 정릉에서 온 길을 삐꼼히 바라본다
아직 도착할 시간은 아닌데도 말이다
이쪽 봉우리로 올라가보고, 저쪽 봉우리로 올라가보기도 해 본다
완전히 시간 쪼개먹기다. 그 소중한 시간을 말이다
왜 이리 시간이 안갈까 . 기다림이란 정말 지루한 것인가 보다.
12:00경이 되어서야 일행이 도착되었다.
너무나 반갑다. 오랜만에 만난 얼굴들이다
대동문을 지나고 동장대를 지나 우리가 항상 하던 그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딸랑 셋이서 오붓하게 앉아서 말이다. 물론 막걸리도 한잔 걸치고
오후 2시경 하산하기 시작하였다
대동문을 지나 아카데미하우스 방향으로 하산하였다
이곳 계곡도 온통 말라 있다
가끔 드러난 웅덩이에 약간의 물이 고여 있을 뿐이다
구천폭포위에 물이 약간 고여 있어 발을 담그며 잠시 휴식을 하였다
메마른 계곡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더위를 피해 피서를 즐기고 있다
우리콩으로 만든 두부집에서 뒷풀이로 하루를 마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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