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한 북한산행
커페지기님이 두 번이나 산행예정지로 올렸던 북한산 코스
독바위역-족두리봉-향로봉-비봉-사모바위 코스
난생 처음 들어보는 독바위역
지하철 노선도를 꼼꼼히 살펴보니 6호선 끝에 있었다
2004. 9. 2(목). 10:20분경 혼자서 독바위역에서 내려 역을 빠져 나왔다
역을 나온 사람 대부분이 등산객이다
그러나 평일이라서인지 노인들과 아줌마 부대가 대부분
난생 처음 와 본 곳이라 진입로가 어디인지 알 수 없었다
가게앞에 서성이는 등산복 차림의 아줌마에게 길을 물었더니 왈
산을 향해 아무 곳이나 가면 된단다. 막연한 대답에 할말을 잃었다
주변을 살펴보니 아줌마 부대 한무리가 앞서 가고 있었다
그 뒤를 어슬렁 어슬렁 따라가기 시작했다
한참을 뒤따라 올라갔더니 등산로 입구가 나타났다
등산로 입구가 나오자 더 이상 뒤를 따를 이유가 없었다
얼른 아줌마 부대를 지나쳐 산을 오르기 시작하였다
잠시 후 매표소를 지나 등산로를 오르기 시작하였다
등산로는 다른 등산로에 비해 인공의 힘이 덜 묻은 채 였다
등산로 주변에는 소나무, 오리나무와 온갖 관목들이 땅바닥에 바짝 붙어 자라고 있었다
싸리나무, 도토리나무, 진달래 철쭉나무, 산초나무 등등
주변에 자라고 있는 관목나무를 바라보며 족두리봉을 향해 오르자니
어릴 적 심심할 때 동생과 함께 오르곤 했던 뒷동산이 생각났다.
그 당시의 산들은 작은소나무,오리나무, 관목나무 그리고 들풀만 무성했던 때였다
갑자기 내린 소나기를 오리나무 가지로 지붕을 만들어 피했던 일이 생각난다
20여분을 올랐을까
위에 족두리 모양의 바위가 얹혀 있는 봉우리가 눈앞에 나타난다.
바위위까지 올라가 보니 향로봉이 눈 앞에 펼쳐진다
족두리봉 아래를 내려다 보니 바위가 아래까지 급한 경사를 이루고 있어 현기증이 났다
자일이라도 설치되어 있으면 바위를 타고 내려가려 했지만 자일이 보이지 않아 포기했다
족두리봉을 옆으로 끼고 우회로를 따라 향로봉까지 오르는 안부에 도착하였다.
평일이라서인지 등산객이 많지 않아 좋았다
쉬엄쉬엄 향로봉을 향해 오르다 뒤를 돌아 족두리봉을 바라보았다
한무리의 등산객이 족두리봉 바위를 타고 내려오고 있었다
보기만 해도 아찔하다.
아무 일 없이 무사히 내려오기를 바라면서 한참을 넋을 잃고 바라만 보았다
작은 산언덕을 넘어 향로봉으로 오르는 가파른 바윗길 급경사를 오르기 시작하였다
바윗길을 오르는 동안 불어오는 바람은 흐르는 땀을 멎게 하기에 충분하였다
향로봉을 향해 오르는데 한사람이 향로봉의 급경사 바위를 타고 오로고 있지 않는가
바위아래에는 년도별 사상자 현황이 적혀 있고 진입금지 표시가 있는데도 무시하고 오른 것이다
나는 향로봉 오른쪽으로 난 우회로를 따라 향로봉을 옆으로 하고 비봉방향으로 향했다
정상 능선에 도착하니 다른 등산로를 따라 오른 등산객들이 간간히 않아 쉬고 있었다
계속해서 능선 등산로을 따라 비봉으로 향했다
한무리의 등산객이 위험스럽게 비봉으로 오르는 바위를 오르고 있다
나는 비봉 옆으로 난 우회로를 따라 사모바위에 도착하였다.
사모바위 그늘마다에는 삼삼오오 등산객들이 앉아 점심을 먹고 있었다.
사모바위옆 능선에서 앞을 보니 앞으로는 문수봉, 보현봉이 자리하고 있었고
좌측방향으로는 의상능선이 현란하게 펼쳐져 있었으며
우측으로는 보현봉 아래로 형제봉 능선이 펼쳐져 있었다
의상능선은 북한산에 있는 많은 능선 중 가장 빼어난 능선이 아닌가 싶다
지난번 이글식구들과 함께 의상능선을 타고 내려갔던 때의 일들이 생각났다
능선을 지나 청수동암문까지 오르는 급경사 아래에 도착하였다
급경사길을 오르기 전 숨을 고르기 위해 잠시 쉬었다
얼음을 채워 간 간 음료수를 마셨더니 가슴속까지 시원하다
아무 생각없이 한참을 쉬다가 서서히 경사를 오르기 시작하였다
혼자이고 아무런 기약없이 오른 산행이기에 서두를 것이 하나도 없었다
청수동암문을 지나 대남문에 도착하였다
주변에는 몇 무리의 등산객들이 삼삼오오 둘러 앉아 점심을 먹고 있었다
대남문 밖에 내리쬐는 햇빛은 따가웠으나 나무그늘에 들어가면 금방 시원해졌다
나는 대남문을 지나쳐 나무숲으로 그늘진 아래에 자리를 잡았다
자리를 깔고 준비해간 김밥을 꺼내어 간단히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는 동안 비둘기 한 마리가 부시럭 거리며 주변에서 서성거린다
밥알 몇알을 던져 주었으나 좌우를 급히 두리번 거리며 이리저리 오갈 뿐 먹질 않는다
갑자가 다리가 가려워 살펴보니 어느새 모기에 물려 다리 두 곳이 부풀어 있었다
반바지를 입고 온 때문인 것 같다
점심을 마치고 호젓하게 자리에 드러누워 하늘을 바라보다 두눈을 감았다
시원한 그늘에 드러누워 포만감과 편안한 마음으로 누워 있으니 이보다 더 행복할수 있을까
잠시후 어디에선가 툭툭 무엇인가 떨어지는 소리가 여기 저기서 들려왔다
눈을 뜨고 소리나는 쪽을 가만히 바라보니 도토리가 바람에 하나씩 떨어지는 것 같았다
그때 부시럭거리며 할머니가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도토리알을 줍고 있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배낭을 챙겨메고 대성문을 지나 국민대쪽으로 하산하기 시작하였다.
하산로는 거의 햇빛이 가려진 나무숲길로 인적이 드물어 사색하기에 안성마춤이었다
나는 상상의 나래를 펴기 시작하였다
로또 1등도 당첨되어 보고
하늘을 훌훌 날아가 보기도 하고
온갖 하고 싶은 것 마음대로 다해 보는 등
갖은 상상의 나래를 펴며 행복감에 젖어 있다 보니
어느새 국민대 입구에 도착하게 되어 산행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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