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민둥산 억새산행

 


 

민둥산은 1118.8m의 높이로 강원도 정선군 남면 무릉리에 위치해 있다

민둥산은 말 그대로 나무가 없는 민둥산으로 8부능선부터 억새평원을 이룬다

10월 중순의 민둥산 억새산행이 제일 좋기에 이글산우들 '04/10/10(일) 민둥산행을 하기로 했다

참여한 산우들은 왕감, 프리웨이, 조서방, 한승질, 삼돌님과 가족과 일행 가족

포그남, 로보와 일행, 자영과 일행, 나와 가족등 모두 15명


이른 새벽 산행 준비를 하고 버스에 올랐다.

버스는 올림픽에서 중부, 영동고속도로를 지나 장평IC에서 국도로 빠져 나갔다

며칠전 예보에서는 오늘 영서지방에 한때 비가 내린다고 하여 내심 걱정했는데

버스로 가는 동안 금방 드리워진 먹구름은 사라지고 파랗게 하늘을 드러내고

파란 하늘에는 하얀 뭉게구름이 갖가지 형상으로 한가롭게 떠 다니며

뭉게구름 사이로는 햇빛이 따뜻하게 내리쬐고 있어 정말 다행이었다


장평 IC에서 평창 정선으로 이어지는 국도를 따라 정선에 이르렀다

평창에서 정선까지의 길은 계곡 사이로 꾸불꾸불 이어져 절경을 이룬다

계곡 건너편에 펼쳐진 깍아지른 듯한 기암괴석들의 형상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칼을 찬 장군의 모습도 있고, 다소곳이 앉아있는 선녀의 모습도 보인다


바위절벽 중간과 꼭대기에 붙어있는 관목 숲들은 막 단풍이 들기 시작하고 있다

급하게 경사를 이루고 있는 주변의 산들은 군데군데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고

계곡에는 투명하게 맑은 계곡물이 하얗게 포말을 이루며 굽이쳐 흐르고 있다

절경에 펼쳐진 단풍들과 맑게 흐르는 계곡물은 말 그대로 한폭의 동양화이다


정선을 지나고 쇄재터널을 지나면서부터는 정선선 철로와 함께 한다

버스는 벌어곡을 지나 무릉리 증산초등학교 입구에 도착하였다

버스로 밭구덕까지 가서 산행을 시작하는 것으로 예정되었으나

버스 진입이 되지 않아 증산초등학교 입구에서 산행을 시작하였다


밭구덕에서는 오르는 구간은 짧아 산행을 힘들어 하는 사람에게는 안성마춤이다

그래서 산행을 힘들어 하는 아내와 동반하게 되었는데

증산초등학교 입구에서 산행을 시작하게 되어 내심 걱정이 되었다.

아내를 앞세우고 천천히 안심시키며 뒤를 따라 산행하기로 마음 먹었다


다른 많은 산악회에서도 도착하여 주차장에서부터 북적거린다

등산로 입구가 좁아서 몰려드는 등산객들로 인해 시간이 지체된다

등산객들의 틈에 끼여 아내를 앞세우고 천천히 오르기 시작하였다

등산로는 초입부터 급한 경사를 이루고 있어 매우 힘들어 한다


힘들면 쉬면서 천천히 가도 된다고 안심을 시켜 주었다

등산로는 육산으로 부드러워 산행하기에는 좋아 다행이었다

급히 오르는 산 주변에는 참나무며 잣나무와 관목들이 서 있고

등산로 주변에는 들국화며 구절초, 엉겅퀴꽃들이 열병하듯 서 있다


쉼터를 지나 급경사를 가픈숨을 몰아쉬며 오르다 보니 능선에 도착했다

능선에 도착하자 낮게 자란 관목 숲사이로 억새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억새를 본 등산객들은 벌써부터 흥분하기 시작한다

잠시 오르다 보니 억새평원이 정상까지 눈앞에 펼쳐진다


하늘은 금방 쪽빛을 뿌려놓은 것처럼 파랗고 화창하다

파란 하늘에는 하얀 뭉게구름이 갖가지 모양을 빗어내며 유유자적하고 있다

웃는 아기가 해맑게 웃으며 나오다가도, 으르렁대는 호랑이의 모습으로 돌변하는 가 싶더니

다시 환하게 웃는 엄마의 모습으로 변하여 환하게 웃으면서 유유히 흘러간다

 

억새평원 끝 정상에 서 있는 산불 감시초소가 눈에 거스린다

억새평원 군데 군데에 억새로 엮은 움집들이 뽀쭉하게 서 있는 것이 퍽 이색적이다

억새평원 길을 따라 오르는 등산객들은 억새꽃에 묻혀 버리고 머리만 위로 보일 뿐이다

넓게 펼쳐져 있는 억새의 은빛물결에 묻혀져 버린 나는 너무 작게만 느껴진다

 

정상으로 오르다 뒤돌아 보니 햇빛에 반사된 억새는 은빛 물결을 이루고 있다

은빛 억새들은 불어오는 바람에 한쪽으로 고개를 돌린채 흔들거리며 서 있다

억새물결 뒤편에는 높은 산이 병풍처럼 서서 억새평원의 배경을 이루고

정상에 이르는 등산로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어져 억새와 함께 장관을 이룬다


정상에 올라 잠시 쉬면서 내려다 본 억새평원은 가히 장관이었다

등산로를 따라 이어지는 등산객들은 억새숲 속에 울긋불긋 띠를 이루고 있고

억새숲 사이마다에는 억새와 함께 사진촬영하는 등산객들의 흥분이 계속된다

군데 군데에 서 있는 작은 소나무들은 억새숲과 함께 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


정상을 넘어 산행을 계속하였다

정상 너머에 서 있는 크고 작은 둥글 둥글한 산 능선에도 억새평원은 계속된다

햇빛을 받으며 흔들거리며 서 있는 억새는 햇빛에 비치는 물고기 비늘처럼 은빛으로 반짝인다

억새숲 속에 자라고 있는 작은 관목들은 억새에 눌려 보이질 않는다


억새물결을 이루는 억새능선 군데 군데에는 몇그루씩 참나무들이 몰려 서 있다

몇그루의 참나무가 그늘을 만들고 있는 억새 숲속에서 점심을 먹었다

점심도중 프리웨이님이 가져온 얼음섞인 막걸리맛은 그 어디에 비기리오

억새숲 참나무 아래에서 식사도중 이글 산우의 우의를 다지기에는 충분했다


억새숲이 끝나자 이제는 잣나무와 낙엽송나무가 하늘을 가리고 서 있다

등산로에는 떨어진 침엽수 잎으로 푹신거려 걷기에 너무도 좋다

하늘을 가린 침엽수림 지대를 지나면서 우리는 산림욕도 즐길 수 있어 금상첨화였다

침엽수림을 지나는동안 풍겨나온 나무들의 향은 가슴속까지 맑게 해주는 것 같았다


임도를 따라 나 있는 침엽수림 지대를 벗어나자 작은 계곡으로 난 하산로에 이른다

작은계곡 사이로 난 하산로가 끝나자 수천평이 될 듯한 경사진 배추밭이 나타났다

이미 수확이 끝난 배추밭에는 등산객들이 남아있는 싱싱한 배추를 뽑아 담는데 열중이다

나도 싱싱한 배추 몇포기를 뽑아 배낭에 담다보니 배낭이 너무 작은 것 같다


포장도로를 지나 화암약수에 도착하여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약수물을 마셨다

약수물은 철분 향이 진하고 톡 쏘는 것이 탄산수인 것 같으나

미지근한 맛은 뒷맛이 매끄럽지가 못한 것 같았다

주차장에 도착하여 뒷풀이를 하면서 싱싱한 배추를 곁들이니 그 또한 일품이다

 


출처 : 이글산악회
글쓴이 : 타잔 원글보기
메모 :
728x90
728x90
            운무(雲霧)속에 잠긴 백운대에 오르다


오늘은 금요일(2004. 10.1)

평일에 쉬는 날이라서 북한산에 오르기로 했다

오늘은 평소 가보기 힘들었던 코스을 택했다

코스는 구파발역에서 북한산매표소까지

북한산매표소에서 대서문을 지나 등운각까지

등운각에서 왼쪽 등산로를 따라 백운대까지 오르기로 했다


기상예보가 서을에는 5-10mm가량의 비가 내린다고 하여 망설였다

비온 후 내일부터는 기온이 급격히 떨어져 추워진다는 예보다

비올 것에 대비하여 판쵸우위와 우산을 준비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긴팔셔츠을 입고, 자켓도 배낭에 챙겨 넣었다


집에서 버스로 출발하였다가 지하철로 바꿔 갈아탔다

불광역에서 구파발행 전철로 환승하기 위해 인파를 따라갔다

그런데 구파발 방향이 아니라 종로방향이 아닌가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와 구파발 방향 통로를 찾았더니

구발발행으로 가는 출구 입구에만 안내표시가 되어있다

초행인 사람은 우왕좌왕 할 수 밖에...


두 정거장째가 구파발역

구파발에서 내려 역을 빠져 나오니 삼삼오오 모여있다

아마도 같이 산행을 하려는 산악모임이 아닌가 싶다

북한산성행 시내버스에 올라보니 버스안은 한산했다


한참을 가다 북한산성 입구에 도착하여 하차하였다

휴일에 그토록 북적대던 산성입구가 너무도 조용하다

그많던 사람들이 보이지 않으니 산성입구는 정적감마져 돈다

매표소를 향해 가는동안 날씨는 흐려 있었으나

몸을 스쳐 지나가는 바람결은 어느덧 가을임을 느낄 수 있었다


매표소를 지나 꼬불꼬불한 도로를 따라 올라 대서문에 도착했다

대서문을 지나면서부터는 길가에 음식점들이 즐비하다

음식점 아낙네들은 배추를 다듬고 절여 김치를 담그고 있었다

아마 이번 주말에 오는 손님을 맞이할 준비인 것 같다


백운대 방향을 몰라 준비해간 지도를 보니 등운각에서 갈라진다

음식점 사이로 난 등산로를 따라 등운각을 향해 계속 올라갔다

윗 백운산장이을 지나 급경사를 올라서 보니 안내도가 보인다

안내도를 보니 백운대 갈림 지점을 지나쳐 버린 것이 아닌가


간판 도색공사를 하는 사람에게 길을 물었더니 올라가라고 한다

안내도를 보니 지나쳤다고 하였더니 초행이라 길을 모른단다.

다시 오르던 길을 되돌아 내려오면서 등운각을 찾았으나 없다

오복정이라는 음식점에서 백운대 가는길을 물었더니 알려준다

바로 앞에서 좌측으로 가면 된다고......


백운대 방향 갈림길은 마치 음식점 들어가는 길처럼 보인다

더구나 등운각도 없으니 초행인 사람이 방황할 수 밖에 없다

왼쪽길로 접어들어 음식점을 벗어나니 광장이 나온다

광장 오른쪽 위로는 보리사라는 사찰이 조용히 자리하고 있다


등산로는 보리사와 계곡사이에 오르막으로 나 있었다

등산로는 잘 정돈되지 않은 상태로 바닥에 돌들이 깔려 있다

주변에는 소나무와 각종 참나무들이 하늘을 가리고

나무 밑에는 싸리, 진달래, 철쭉나무가 나지막히 자라고 있다


왼쪽 계곡 건너편으로는 원효봉이 바위산으로 우뚝 서 있다

긴팔셔츠를 입고 온 까닭인지 무덥고 땀이 더 흐르는 것 같다

가끔 부부로 보이는 등산객 몇쌍을 지나치고

한무리의 젊은이들 외에는 등산객이 보이지 않는다


오르막 등산로를 따라 오르다 보니 갑자기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갈수록 어둠의 정도는 더하여 달빛없는 밤처럼 어두워 진다

대동사를 지나면서부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절 입구에는 깔끔하게 차려입은 여승 한분이 비를 채비하고 있다


빗줄기가 굵어지자 나는 비를 피할 곳을 찾아 보았다

바위로된 산이기에 바위아래 비를 피할 곳은 쉽게 찾을 수 있엇다

동굴처럼 얕게 파인 바위속으로 들어가자 비를 피할수 있었다

비는 한여름 소나기처럼 무섭게 내리고 있었다


낙엽으로 물들어간 나뭇잎들이 빗줄기를 가르며

휭하니 스쳐 지나간 바람결에 후두둑 떨어져 바닥을 뒹군다

굵은 빗줄기들은 갑자가 작은 시내를 이루더니

비바람에 떨어진 힘없는 낙엽들을 쓸고 내려간다

 

이제 온 세상은 빗줄기 소리와 휙 스치는 바람소리 뿐이다

바닥에 뒹굴던 낙엽은 비에 젖어 바람결에 바닥에서 꿈틀거린다

바위속에 혼자 쭈그리고 앉아 있으니 세상에 나 혼자인 것 같다

 

어두움속에 내리는 비와 바람속에 갑자기 두려움이 엄습해 온다

두려움에 슬며서 뒤를 돌아보니 깜깜하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자리를 이리 저리 고쳐 앉으며 두려움을 떨치려 애를 써 본다


20여분 지나자 갑자기 환해지더니 빗즐기가 약해지기 시작한다

동굴에서 나와 오르기를 망설이는데 아래쪽에서 인기척이 난다

인기척이 반가워 오르기 시자하였다

몇몇 하산객들이 비에 흠뻑 젖어 내려오고 있다


빗줄기는 약해졌으나 짙은 안개로 주변을 분간하기가 어렵다

조금 오르자 짙은 안개때문에 이제는 등산로마져 찾기도 어렵다

육감적으로 등산로를 찾아 오르다 보니 약수암이 나타난다

암자를 지나 오른쪽으로 돌아 오르다 보니 나무계단이 나타났다

꼬불 꼬불 나무계단을 올랐더니 위문이다


안개가 너무 짙어 비인지 안개비인지 분간이 되질 않는다

위문에서 왼쪽으로 배운대를 향해 올랐다

휴일이면 오르내리는 인파로 붐볐을 것인데 오늘은 사람이 없다

오르는 동안 백운대 정상에서 태극기 펄럭이는 소리가 요란하다


정상에 올라 보니 안개와 구름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온세상은 구름과 안개로 가려져 온 천하가 깨끗해 보인다

구름을 내려다 보고 서 있자니 빨려 들어갈 것 같아 어지럽다

스쳐 부는 바람이 거세 날아갈 것 만 같아 난간을 꼭 붙잡았다


위문으로 내려와 보니 만경대로 가는 길은 막혀 있다

하산코스를 잡지 못해 혼자 망설이다 되돌아 하산하기 시작하였다

30여미터를 내려오자 용암문 방향으로 가는 길이 나타났다

이 등산로는 위문에서 만경대와 용암봉을 지나는 우회로였다


철제 파일이 박힌 바위등걸을 지나 오르내리면서 용암문을 도착했다

용암문부터 문수봉까지는 북한산성이 이어지는 길이다

북한산성을 끼고 지나는 동안 날씨는 계속 흐렸고

가늘게 비는 오락가락하며 내렸다

바위틈과 관목숲 사이에 핀 구절초가 화려하게 가을을 알린다


동장대를 지나 대동문에 이르렀다

대동문 위에는 한 무리의 등산객들이 비를 피해 모여 웅성인다

대동문을 지나 보국문, 대성문을 지나 대남문에 이르는 동안

만난 등산객은 십여 명도 되지 않았다


대남문에 이르러 문턱에 앉아 쉬었다

환해지기 시작하고 내리던 비도 멈추고 안개도 서서히 걷힌다

계단을 따라 천천히 내려오기 시작하였다

안개가 걷히고 환해지자 문수봉과 보현봉이 환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구기동까지 내려오는 동안 졸음이 엄습해 왔다

9시경 매표소에서 출발하여 오후3시경에 구기동으로 하산하였다

이렇게 백운대에서 향로봉까지 북한산 종주를 마친 것 같다 

올해는 이상하리만큼 산행시마다 유난히 우중산행이 많이 만났던 것 같다.

출처 : 이글산악회
글쓴이 : 타잔 원글보기
메모 :
728x90
728x90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초가을 일요일(04.9.26)

이글산우들 모처럼 가벼운 산행으로 우의를 다지다

 

오늘 산행코스는 독바위역에서 족두리봉-향로봉-비봉-사모바위-

청수동암문-의상능선-북한산성매표로 예정하였으나

가벼운 산행으로 하자는 일부의견이 있어

사모바위에서 코스수정 여부를 논의하자고 하였다.

 

아침일찍 퇴근하자마자 배낭을 챙겨들도 산행에 나섰다

시내버스로 마포구청역에 도착하여 전철을 기다렸다

전철이 도착해 멈추자 보니 전철안에는 한승질님, 해피님이 앉아계신다

 

반가운 마음에 옆에 앉아 독바위역에 도착하였다.

전철을 빠져나와 나오는데 대장님과 포그남님 벌써 와 계신다

잠시후면 로보님도 도착한다고 한다

 

여름내내 이글 산행이 저조했는데 오늘은 웬지 활기가 넘친다.

잠시 후 로보님이 도착하여 참여인원은 6명이 되었다.

대장님, 한승질님, 해피님, 포그남님, 로보님, 그리고 지

 

참여 산우들이 늘어니니 오르는 발걸음이 흥겹다

오늘 산행에 많이 참여인원이 적으면 혼자서 북한산 종주를 할까 했다

그러나 참여 산우들이 늘어나자 이딴 생각은 접고

가볍고 즐거운 산행으로 해피하게 마무리 하기로 마음 먹었다

 

11:00경 독바위역에서 산행을 시작

참여 산우들이 많아 모처럼 활기가 넘친다.

전엔 매표소가 띄엄띄엄 있어 매표소를 지나지 않고도 오를수 있었는데

지금은 오를 수 있는 곳마다 매표소가 지키고 없는 곳은 팬스가 있어

매표소를 통하지 않고는 도저히 북한산을 오를 수 없게 되었는데 

오늘은 매표소를 거치지 않고 족두리봉을 향할 수 있었다

따라서 입장료 1,600*6명=9,600원이 굳어 운수대통한 날이다

 

족두리봉을 옆으로 하고 향로봉으로 향했다

족두리붕 암벽에는 많은 등산객들이 암벽에 붙어 하산하고 있다

암벽에 위험스럽게 붙어 하산하는 것이 보기만 해도 아찔하다

 

족두리봉을 돌아 향로봉에 오르는 능선을 오르기 시작하였다

능선에 오르기 시작하자 등산객들이 갑자기 늘어나기 시작한다.

좁은 등산로에 등산객이 늘어나자 오르기가 지체된다

향로봉 암벽에도 여기저기에 오르는 사람들이 많다

 

향로봉 암벽아래에는 암벽을 타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다

암벽은 거의 수직벽으로 오르기에는 위험 천만이나

이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암벽을 끼고 난 우회로를 따라 안전하게 올랐다

향로봉 능선을 따라 굽이굽이 올라 정상에 도착하여 향로봉에 올랐다

 

향로봉 정상에서 휘이 돌아보니 시야가 탁 트여 전망이 너무 좋다

앞에 있는 족두리봉 암벽에 메달려 있는 인파가 포도송이처럼

오른쪽으로는 한강을 따라 김포대교를 지나 한강하류까지

왼쪽으로는 남산타워, 멀리는 강동, 남한산까지 훤히 보인다

 

우리는 많은 인파에 묻혀 비봉을 향했다

비봉 위에도 많은 사람들이 올라 있다

비봉 우회로를 따라 가다  등산로 아래 옴팍한 곳에 자리를 깔았다

각자 준비해 온 도시락을 펼쳐 놓으니 진수성찬이 따로 없다.

 

사모바위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옹기종기 둘러앉아 식사가 한창이다.

우리는 하산코스를 정해야 했다

예정대로 의상능선으로 하산하자는 산우도 있었지만

평소 가보지 않았던 응봉능선으로 하산해 보자는 의견으로 일치되었다

 

오른쪽에 펼쳐진 의상능선의 도열속에 응봉을 타는 기분도 괜찮았다

비교적 코스도 짧고, 등산로도 좋아 가벼운 산행에는 그만이다

왼쪽 계곡아래로 진관사가 펼쳐진다

진관사 계곡에 자리한 진관사를 내려다 보니 평화롭고 포근해 보인다

 

하산하는 동안 특별산행에 대한 많은 의견들이 나왔다.

내년 2월 여행 비수기에는 인천에서 배타고 한라산 다녀오자고 한다

그러나 배타면 멀미하니 비행기로 가자고 한다

경비 부담을 줄이려면 배타고 가는게 좋다는 경비절약형

경비 부담이 되더라도 편안히 다녀오자는  안락추구형

나름대로의 장점을 내세우는 주장들이 팽팽하여 결론이 나질 않는다

 

그러다가 내년 6월 전후에는 2박3일 지리산 종주를 하자고 한다

지리산 종주는 전부터 논의되어 왔던 터이라 이견이 따로 없다

결국 우리는 한해에 2회 특별산행은 무리라는 의견에 따라

내년 특별산행은 지리산행만 하고 한라산행은 다음으로 미루기로 했다

 

어느덧 응봉능선을 내려와 진관사 쪽으로 하산하였다

진관사 일주문을 지나 진관사 경내를 둘러 보기로 하였다

경내 입구에는 고풍스런 찻집이 나즈막히 자리하고 있었고

요사채로 보이는 건물을 지나자 경내가 나왔다

경내 전면에는 대웅전 우로는 나한전 앞으로는 정문이 자리하고 있다

 

대웅전 앞에 잘 가꾸어진 정원은 경건함을 더하고

잘 정돈된 정원에는 가을 꽃들이 피어 가을을 만끽하고 있으며

넓은 바위통에 흘러 고인 약수물은 잔잔히 넘쳐 흐르고

내리쬐는 햇살이 수면위에 부딛치니 반짝 반짝 눈이 부신다

 

경내를 나와 앞으로 흐르는 계곡에 발을 담그니 신선이 따로 없다

진관사 아래 주막에서 하산주(막)로 즐거웠던 산행을 자축하며

내년 지리산행을 결정하고, 고대산도 가고, 화야산도 가자고 하면서

우선 10월 10일 일요산행은 민둥산행으로 결정했다

 

출처 : 이글산악회
글쓴이 : 타잔 원글보기
메모 :
728x90
728x90

         가을비 속에 청량산에 오르다 

 

청량산은 빼어난 기암괴석들이 절경을 이루어

한폭의 동양화를 연상할 정도로 아름다운 산이라고 하기에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산이었으나

너무 먼 거리에 있어 혼자서 당일산행이 불가능하기에

스마일 산악회에 의지하여 산행을 하기로 하였다

다행이 힌승질님이 함께 하신다고 하여 다행이었다


산행일(04.9.18 토) 새벽부터 촉촉히 짓궂은 비가 내린다

빗줄기가 굵어지는가 하면 가늘어지다가 멈추기를 계속된다

유난히 무덥던 여름을 보내고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아닌가 싶다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면서 산행을 해야 할지를 한참동안 망설였다


새벽 5시경 빗줄기가 약해지자 배낭을 챙기고 산행을 결심하여

가을을 재촉하는 빗속에 경북 봉화에 있는 청량산행이 시작되었다

버스는 올림픽, 중부, 중앙고속도로를 거쳐 풍기에서 빠져 나갔다

이어 버스는 풍기 영주를 지나 봉화 청량산에 도착하였다


버스가 가는 동안 비는 계속되었다

조바심에 자꾸 버스 앞 유리창에 부딪치는 빗방울을 바라본다

그리고는 윈도우 브러쉬가 움직이는 속도를 본다

빗방울이 굵어지면 빠르게 윈도우 브러쉬가 움직이고

반대로 빗줄기가 가늘어지면 윈도우 브러쉬가 느릿느릿 움직인다


굵어지는 빗줄기는 멈출지를 모르고 계속해서 내린다

잠시후면 멈추겠지 하는 기대속에 청량산 입구 입석에 도착했다

빗줄기는 오히려 더 굵어지고 있었다


사람들이 하나씩 버스에서 내려 빗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빗속으로 들어가는 등산객의 등산차림이 각앙각색이다

대부분은 비옷을 입고 배낭커버를 씌워 메고 있으나

비옷이 덥다고 평상시 등산복 차림도 많았다

나도 비옷을 입지 않은 채 우산만 받쳐 들고 버스에서 내렸다


버스에서 내려보니 버스에서 느낀것 것보다 비가 많이 내린다

등산로를 향해 가는데 앞에 금탑봉이 우뚝 서 있다

금탑봉의 봉우리의 형상이 신기하기만 하다

둥근바위로 된 봉우리의 주변에 테를 두르며 잡목들이 자라고

정상에도 나무들이 자라고 있지 않은가


청량사 진입로를 지난 뒤 금탑봉으로 오르는 등산로가 시작된다

숲속에 접이드니 빗줄기가 수목에 완충되어 비가 멈춘 것 같다

조금 지나자 등산로는 금탑봉의 벼랑을 따라 이어진다

발 아래에는 운무로 사야가 흐려 마치 구름 위를 걷는 것 같다


등산로 앞으로는 청량사가 보인다

여느 사찰처럼 여러 채의 기와지붕의 건물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대웅전으로 보이는 건물 앞에 자리한 석탑이 퍽 인상적이다

범종이 있는 건물아래에서 요란한 대중가요 음악소리가 산을 흔든다


청량사를 돌아 계속 올라가니 김생굴이 나온다

김생굴이라고 해서 굴인가 했는데 굴이 아니다

산을 이루는 커다란 바위 뿌리가 움푹 패여 있을 뿐이다.


김생굴은 신라의 명필가 김생이 10년간 글씨공부를 하였다는 굴로

여기서 글씨공부를 하여 입신의 경지에 이르러 당대 최고였다고 하나

이런 굴에서 어떻게 글씨공부를 하였는지 연상이 되질 않는다


김생굴 모퉁이를 돌아가니 산 언저리에 초라하게 응진전이 서 있다

응진전은 원효대사가 머물렀던 청량사의 암자로 외청량사라고도 한다

응진전은 청량산에서 가장 뛰어난 경관을 자랑한다고 하나

내리는 빗줄기와 짙은 안개로 주변이 보이지 않아 안타깝다


응진전을 뒤로하고 계속 올라가니 산언저리가 나온다

오른쪽으로 자소봉이라는 팻말이 서 있다

자소봉으로 향하는 등산로는 육산이었으나 경사가 심한 편이다


잠시 지나자 삼거리에 팻말이 보인다

오른쪽이 경일봉 가는길 왼쪽이 자소봉이라고 되어있다

자소봉을 향해 올라가니 청량산 정상은 오른쪽으로 가라고 되어있다

위를 올려다 보니 자소봉으로 보이는 봉우리가 우뚝 서있다


자소봉을 돌아 올라서니 탁필봉에 도착한다

왼쪽으로는 자소봉이 운무 속에 우뚝 서 있다

탁필봉 아래는 짙은 안개와 구름이 운해를 이루고 있다

탁필봉에 서 있으니 마치 하늘에 떠 있는 듯한 기분이다

짙은 운해속에 비스듬히 떠 있는 자소봉은 신비감을 더한다


탁필봉은 청량산이 한 눈에 들어오는 빼어난 봉우리였기에

주세붕 선생이 이 지형에 감탄하여 보살봉이라고 지었다고 하나

아래로 보여야 할 청량사는 짙은 운해 속에 숨어 보이질 않는다

자소봉을 보살봉이라고도 한다고 하는 자료가 있어 혼돈스럽다


정상을 행해 능선을 따라 산행을 계속하였다

내리는 비와 짙은 안개로 능선아래는 조망할 수 없어 못내 아쉽다

우중산행의 큰 결점은 능선에서의 조망이 어렵다는 것일 것이다


지금 우리가 어디를 가고 있는지 분간이 되지 않는다

가끔 바위사이를 지나는 빗속의 등산로는 미끄러웠다

다행이 급한 바위사의의 등산로에 철계단이 설치되어 다행이었다


오르락 내리락 하다보니 뒷실고개가 나타났다

왼쪽으로는 청량사로 가는 길이라는 팻말이 보인다

우리는 정상을 향해 계속 직진하였다


급한 철계단을 내려가니 커다란 봉우리가 앞을 가로 막고 서 있다

안개로 잘 보이지는 않으나 우뚝 선 봉우리라서 오를 수 가 없었다

산행지도를 보니 이 봉우리가 자란봉이라고 되어 있다

누군가 바닥에 정상을 가려면 왼쪽으로 내려가라고 써 놓았다


왼쪽으로 내려가니 급한길로 한참을 내려갔다.

다시 정상은 오른쪽으로 40분을 더가야 한다는 팻말이 나온다

오른쪽으로 등산로가 굽어지더니 다시 오르막이 시작된다

오르막 길은 바위틈 사이 계곡으로 급한 경사를 이루고 있다

오르면서 느끼기에 경사도는 적어도 50~60도는 족히 되어 보였다

바위틈새로 난 경사로에는 빗물이 계곡을 이루어 흐르고 있었다

짐시 멈춰 한승질님이 꺼내 준 귤이랑, 토마토 맛은 잊을 수가 없다


가픈 숨을 몰아쉬며 우산을 받쳐든 채 계곡길을 오른다

심한 급경사에 이르자 철계단이 설치되어 다행이었다

철계단 아래에 받쳐 있던 받침돌은 빗물에 떨어져 나가 버렸다

낑낑대며 파이프를 잡고 힘껏 당기니 겨우 철계단에 올라진다

힘겹게 자란봉을 지나 내려가니 역 방향에서 온 등산객이 보인다


아직도 정상이 20분을 더 가야한다고 팻말에 적혀있다

능선을 지나 내려가다가 산 허리로 난 등산로는 비교적 좋았다

그러나 잠시 뒤 철계단이 다시 나타난다

철계단을 따라 오르다 보니 정상이 나타난다


정상을 장인봉이라고 해서인지 팻말에는 장인봉이라고 씌여있다

정상에는 돌무덤이 있고, 청량산 안내지도가 세워져 있다

정상에서 일행이 깍아놓은 사과를 몇 조각 맛있게 먹어 치웠다


우리는 하산하여 식사하기로 하고 하산을 시작하였다

우리는 아래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에 도착했다

전망대 아래는 안개와 구름과 비가 뒤섞여 운해를 이루고 있었다

발아래에는 넘실대는 운해 외에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우리가 마치 신선이 되어 천상세계에 있는 듯 하다.


철 난간을 따라 왼쪽으로 돌아가니 등산로가 보인다

바위계곡 사이로 난 급경사 하산코스는 장난이 아니다

바위와와 나무줄기를 부여잡고 끙끙대며 바위계곡을 내려온다

바위계곡을 지나자 하신길은 비교적 안정적이다


운해 아래에 이르러서는 산 아래가 휜히 보이기 시작한다

산 허리로 몇 채의 산골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것이 보인다

산골마을 아래에는 건너편 산에서 흐르는 청량폭포가 보인다


산골 마을 언저리에서 좌우로 난 산길 탓에 잠시 혼돈이 왔다

마을 할머니에게 길을 물으니 곧바로 내려가라고 한다

마을을 지나 내려가니 맑게 흐르는 물들이 작은 폭포를 이루고 있었다

마지막 계곡에서 더위로 젖은 빗물과 땀을 씻으니 시원하다


길 옆에 메달여 무언가를 따고 있는 일행이 보인다

무너진 산비탈의 다래나무에 야생다래가 주렁주렁 열려 있다

비탈에 올라 야생다래를 한 웅큼 따서 먹었다

설익은 것은 신맛이 날 줄 알았는데 새콤하고 맛있다


주차장에 도착하여 점심을 먹었다

하산주로 제공된 포도주를 몇 잔 마셨더니 취기가 돈다


오늘 산행은 비록 우중 속 산행이었지만

청량한 산에 와서 잠시 신선이 되어 보기도 하고

야생다래도 직접 따 먹어 보고

맑은 공기를 마신 것만으로도 충분한 보상이 된 것 같다

출처 : 이글산악회
글쓴이 : 타잔 원글보기
메모 :
728x90
728x90

                 

                         환상적인 삼악산 산행


이글산우님들 모처럼 근교산을 등반하기로 하였다

산행계획은 2004. 9. 12(일) 춘천 의암호가 내려다 보이는 작고 아담한 삼악산

산행에 참가하신 이글산우님은 모두 7명

대장님, 왕감님, 한승질님, 삼돌님, 포그남님, 오늘 처음 뵌 예송님, 그리고 저


산행 전날 남부지방에 갑자기 내린 폭우가 많은 피해를 내고 있었다

제주에는 집중호우로 특히 피해가 심각하다는 보도가 연일 계속된다

대만 해상에서 발생한 더운 공기가 형성한 기압골 때문이라고 한다

비는 서해안을 따라 계속 북상하여 경기 강원 일부에도 많은 비가 내린다는 예보다


아침부터 짖굳게 내린 비로인해 산행에 지장이 있을까 걱정이 일기 시작했다

불안감을 떨쳐 버리려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삼악산 매표소에 전화로 문의했다

다행이 그 곳에는 비가 많이 오지 않아 산행에는 지장이 없다고 한다

포그남님과 몇차례 전화로 날씨에 관계없이 산행을 하기로 결심을 굳혔다


오후가 되자 빗줄기가 굵어지기 시작하더니 많은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집에서는 걱정이 되는지 이런 우중에 산행하는 것은 무리라며 말린다

춘천에는 비가 거의 오지 않는다며 허풍을 떨긴 했으나 내심 걱정이다

계속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온갖 생각을 하다가 잠이 들었다


몇 시인가 새벽에 눈을 떳을 때 창밖에서는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

반가운 마음에 벌떡 일어나 창문을 열고 내다 보았다

동쪽부터 하늘이 환하게 열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밤새 내린 비로 촉촉이 젖어 있어야 할 도로는 이미 말라 있었고

길가에 주차된 승용차위에 남은 몇 개의 물방울만이 비의 흔적을 알릴 뿐이었다


한승질님, 삼돌님과 함께 아침 08:00경 청량리역에 도착하였다

대합실에는 많은 사람들이 왁자지껄하게 붐비고 있었다.

등산복 차림의 무리들과 들뜬 마음을 가누지 못하는 쌍쌍의 젊은 남녀들이 대부분이었고

그 무리들 속에 일본말을 하는 젊은 여성들 무리도 끼여 있였다


나는 이미 예매해 놓은 청량리 강촌간 왕복열차표를 구입했다

한승질님과 삼돌님이 기다리는 자리로 돌아가서 예송님을 처음 뵈었다.

일행들이 도착하자, 들뜬 마음에 탑승구를 빠져나가 춘천행 경춘선 열차에 올랐다

이렇게 우리는 산행길 여정이 시작되었다


경춘선 열차는 이국적인 정취를 물씬 풍겨 마음을 들뜨게 하기도 하고

뭇 젊은이들에게는 추억과 낭만을 각인시켜 주기도 하는 그런 열차이다

그러기에 경춘선 열차는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추억과 낭만이 깃든 유일한 열차다


청량리역을 출발한 열차는 느릿느릿 도심을 벗어나기 시작한다

경춘선은 아직도 단선으로 되어 있는 철길이기에

열차가 마주 올 때면 간이역에서 열차가 지날 때까지 한없이 멈춰 서 있곤 한다

그러나 이를 불평한 승객은 단 한사람도 없다

차창 밖으로 펼쳐진 이국적인 풍경을 감상하는데는 전혀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도심을 벗어난 열차는 오른쪽으로 북한강을 끼고 서서히 강을 거슬러 올라 간다

열차가 간이역에 잠시 멈춰 몇 몇 사람들을 태운 다음 서서히 출발한다

대성리역, 청평역을 지나 가평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열차 밖으로 빠져 나간다.

가평역에서 내리는 사람들은 휴일 날 남이섬을 찾는 사람들로 보였다.

남이섬은 겨울연가의 촬영지로 알려져 일본사람들에게 특히 더욱 유명해진 곳이다


강촌까지 가는 동안 날씨는 흐렸으나 간간히 햇빛을 보이기도 하여 다행이다

오른쪽에 흐르는 북한강의 유속은 매우 느려 여유를 갖게 한다

강 건너와 산 아래 자리한 집들은 북유럽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하였다

잣나무로 보이는 침엽수가 무성한 숲 사이로 보이는 집들이 퍽이나 이국적이다

뽀쭉한 지붕에 벽이 하얀집, 둥근 지붕을 가진 집, 에펠탑을 머리에 이고 있는 집


10:20분경 열차가 강촌역에 도착하였다

열차에서 내리자 마자 펼쳐진 눈앞의 풍경은 정말 아름답기 그지없다

양쪽으로 늘어선 산을 끼고 잔잔하게 흐르는 북한강은 근사하고 아름다웠으며

유난히 표쭉한 강촌역의 지붕은 주변의 지형을 닮은 것 같아 퍽 인상적이었다


강촌역 다리 건너편에 삼악산이 한눈에 보인다.

삼악산과 강사이에 난 도로위에는 많은 차들이 질주하고 있다

강촌역 건너편 버스승강장에서 등선폭포행 버스를 기다렸다

한 참을 기다려도 버스 올 기미가 보이지 않아 조급한 마음이 일기 시작하였다


철길 검문소에 앉아 있는 사람에게 조심스레 버스오는 시간을 물어 보았다

아 아.. 그런데 너무도 간결하고 무책임한 대답에 나는 아연실색하고 말았다

"모릅니다" 하는 대답에 "대충을 알고 게시지 않는가요" 라고 물었더니

"차가 지나갈 때마다 시간을 재보지 않아서 모른다니까요" 아아. 이 무안함...


한참 후에야 도착한 버스에 올랐다

숨을 고르고 있는데 버스는 등선폭포를 지나쳐 버리지 않는가

그렇다면 할 수 없다. 삼악산매표소에서 산행을 시작할 수밖에...


삼악산매표소 앞에서 하차하였더니 위로 보이는 의암호반이 시원스럽다

의암호반 뒤로는 산들이 길게 드리워져 있고 몇 조각의 구름이 스쳐 지나간다

호반 언저리에는 떠 있는 하얀 건물 하나가 자연을 깨뜨려서 눈에 거슬린다


매표소를 지나자마자 급경사 바윗길이다

산장을 지나고 짧은 능선을 돌아 상원사까지 급한 돌계단을 올랐더니 숨이 찼다

상원사 입구의 단맛이 나는 샘물을 마시니 오르면서 지친 숨을 고르게 하기에 충분하였다

상원사를 뒤로 하고 오르는 길 역시 급한 바윗길의 연속이다.


드러난 나무뿌리와 뽀쭉히 솟아오른 돌뿌리에 의지한 체 기다시피 산을 오른다

숨을 몰아쉬며 오르다 뒤돌아 보았더니 어느새 우리는 의암호반 위에 있었다

넓게 펼쳐진 의암호반과 춘천시내를 병충처럼 둘러싼 산들이 너무도 아름답다

호반에 떠 있는 섬들은 인도네시아 남부 바다에 산재한 아름다운 섬들이 연상된다

아름다운 자연이란 산과 숲과 물과 돌의 조화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 실감이 났다


넓게 자리한 의암호반은 춘천의 앞마당과도 같아 보인다

삼악산 바로 아래 의암호에는 붕어모양의 붕어섬이 평화롭게 떠 있다

의암호를 한참동안 바라보고 있자니 내 마음까지 한가로워진다

오를 때의 피곤함은 아래에 펼쳐진 의암호의 조망으로 이내 사라진다


예송님이 이글산행에 처음이라 걱정이 되었는데 왕감님이 잘 모시고 올라 오신다

예송님은 간간히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탄 연발이시다

가끔은 소녀처럼 감탄사를 연발하는 것을 보면 참 감성이 풍부하신 분인 것 같다.

떨어진 빗방울이 신기하고

구르는 돌이 신기하고, 불어오는 바람을 신기해 하는 것처럼...


정상을 향한 마지막 바윗길을 오르는데 빗방울이 하나씩 떨어지기 시작한다

3시까지만 참아주면 좋으련만 야속하게도 빗님은 벌써 눈물을 토해내기 시작한다

바윗길을 지나 능선을 돌아서니 삼악산 정상 용화봉(654m)이 나타났다

뽀쭉하고 날까로운 바위 투성이의 용화봉은 떨어지는 빗방울로 흠뻑 젖어 있다


용화봉 아래 구릉에는 많은 사람들이 점심을 먹고 있다

우리는 흥국사와 등선폭포 방향으로 하산하기 시작하였다.

하산로는 오를 때 와는 반대로 육산으로 이루어져 있어 비교적 부드러웠다

예송님은 오르면서 본 의암호도 좋았지만 부드러운 하산길도 마음에 든단다


잠시 후 앞서 간 예송님 오래되어 휘어진 채 서있는 소나무 한그루를 발견하고는

흡사 "섹스폰" 같다며 감탄해 하자. 한승질님 왈 "꼭 거북등" 같다고 한다

하나의 사물을 동시에 보았으면서도 보는 시각이 이토록 다를까 하는 생각을 든다

아무 생각도 없이 이를 지켜본 우리들은 한참을 웃다가 하산을 계속하였다


넓은 평지의 나무 숲 아래에 자리하고 점심을 먹었다

가지고 온 막걸리로 점심을 시작하고

준비해온 반찬들을 꺼내 놓으니 진수성찬이 따로 없다

식사를 하던 도중 하산하는 등산객들은 피를 피하기 위해 비옷을 입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가 식사하는 곳에는 빗방울이 떨어지지 않는다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소나무 등 나무 숲길을 따라 빗 속에 하산을 계속하였다

하산도중 나무숲에서 풍기는 향들은 공해에 찌든 우리 몸을 정화하기에 충분하였다

빗 속의 하산이긴 하였으나 무덥고 땀이 흐른다

흐르는 계곡물에 세수를 하고 머리에 찬물을 끼얹었더니 시원하다


흘러 내린 계곡물의 힘으로 바위를 등글게 파서 웅덩이를 만들어 놓고 있었다

웅덩이의 크기는 비록 작았지만 무척 깊어 보였다

웅덩이에 흘러온 계곡물이 한바퀴 소용돌이를 이루다가 골을 따라 다시 흐른다

웅덩이 위에 선녀탕이라는 팻말이 붙어있다

선녀탕이라면 어디엔가 나뭇꾼이 숨어 있을텐데....


선녀탕을 지나 급한 철계단을 내려오자 바위 틈 속에 등선폭포가 숨어 있었다

규모는 작았지만 좁은 바위틈 사이로 떨어지는 등선폭포는 그야말로 비경이었다.

계곡을 따라 흐르던 폭포수는 떨어져 하얀 포말을 이루다가 금방 흩어져 버린다

폭포밑 바위틈에 이뤄진 작은 분지는 사람들이 폭포를 감상하기에 좋은 장소였다


등선폭포 입구에서 강촌역까지 가려면 시내버스로 이동하여야 했다

강변을 따라 강촌역까지 걷자는 의견이 압도적이라서 강촌역까지 걷기로 하였다.

우리는 왼쪽으로 북한강을 끼고 강촌역을 향해 빗길을 걸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강을 따라 바라보이는 강촌역의 표쭉한 지붕이 이국적으로 보였다

길가에는 가을 들꽃들이 늘어서 우리를 도열하고 있다

가을 들꽃들은 비에 젖어 향기를 발산하지 못하고 고개를 떨쿠고 서 있었다


강물 위로 떨어진 빗방울이 큰 원을 그리며 흐려지는 것을 보니 어지럽게 느껴진다

우리는 물을 차고 오fms 백로 한마리를 보고 진기한 모습을 본것처럼 즐거워 했고

빗속에 휴일 나들이 나온 물오리 가족의 여유로움에 함께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예정에 없었던 40여분여의 빗속 강변 도보행진 끝에 강촌역에 도착하였다.

우리는 북한강변을 거닐면서 강촌에 또 하나의 색다른 추억을 만들어 놓았다.


귀경시간이 널널하여 강촌역을 지나 닭갈비집에서 하산기념식을 거행

빗속에 펼쳐놓은 파라솔 아래에서 빗방울을 피해가며 하산주(맥+소)를 마시고

이어진 가무로 이글 산우의 정을 더하며 청량리역에 도착하여 산행이 마감되었다

출처 : 이글산악회
글쓴이 : 타잔 원글보기
메모 :
728x90
728x90
 

                    

                        혼자한 북한산행


커페지기님이 두 번이나 산행예정지로 올렸던 북한산 코스

독바위역-족두리봉-향로봉-비봉-사모바위 코스

난생 처음 들어보는 독바위역

지하철 노선도를 꼼꼼히 살펴보니 6호선 끝에 있었다


2004. 9. 2(목). 10:20분경 혼자서 독바위역에서 내려 역을 빠져 나왔다

역을 나온 사람 대부분이 등산객이다

그러나 평일이라서인지 노인들과 아줌마 부대가 대부분

난생 처음 와 본 곳이라 진입로가 어디인지 알 수 없었다


가게앞에 서성이는 등산복 차림의 아줌마에게 길을 물었더니 왈

산을 향해 아무 곳이나 가면 된단다. 막연한 대답에 할말을 잃었다

주변을 살펴보니 아줌마 부대 한무리가 앞서 가고 있었다

그 뒤를 어슬렁 어슬렁 따라가기 시작했다

한참을 뒤따라 올라갔더니 등산로 입구가 나타났다


등산로 입구가 나오자 더 이상 뒤를 따를 이유가 없었다

얼른 아줌마 부대를 지나쳐 산을 오르기 시작하였다

잠시 후 매표소를 지나 등산로를 오르기 시작하였다

등산로는 다른 등산로에 비해 인공의 힘이 덜 묻은 채 였다

등산로 주변에는 소나무, 오리나무와 온갖 관목들이 땅바닥에 바짝 붙어 자라고 있었다

싸리나무, 도토리나무, 진달래 철쭉나무, 산초나무 등등


주변에 자라고 있는 관목나무를 바라보며 족두리봉을 향해 오르자니

어릴 적 심심할 때 동생과 함께 오르곤 했던 뒷동산이 생각났다.

그 당시의 산들은 작은소나무,오리나무, 관목나무 그리고 들풀만 무성했던 때였다

갑자기 내린 소나기를 오리나무 가지로 지붕을 만들어 피했던 일이 생각난다


20여분을 올랐을까

위에 족두리 모양의 바위가 얹혀 있는 봉우리가 눈앞에 나타난다.

바위위까지 올라가 보니 향로봉이 눈 앞에 펼쳐진다

족두리봉 아래를 내려다 보니 바위가 아래까지 급한 경사를 이루고 있어 현기증이 났다

자일이라도 설치되어 있으면 바위를 타고 내려가려 했지만 자일이 보이지 않아 포기했다


족두리봉을 옆으로 끼고 우회로를 따라 향로봉까지 오르는 안부에 도착하였다.

평일이라서인지 등산객이 많지 않아 좋았다

쉬엄쉬엄 향로봉을 향해 오르다 뒤를 돌아 족두리봉을 바라보았다

한무리의 등산객이 족두리봉 바위를 타고 내려오고 있었다

보기만 해도 아찔하다.

아무 일 없이 무사히 내려오기를 바라면서 한참을 넋을 잃고 바라만 보았다


작은 산언덕을 넘어 향로봉으로 오르는 가파른 바윗길 급경사를 오르기 시작하였다

바윗길을 오르는 동안 불어오는 바람은 흐르는 땀을 멎게 하기에 충분하였다

향로봉을 향해 오르는데 한사람이 향로봉의 급경사 바위를 타고 오로고 있지 않는가

바위아래에는 년도별 사상자 현황이 적혀 있고 진입금지 표시가 있는데도 무시하고 오른 것이다

나는 향로봉 오른쪽으로 난 우회로를 따라 향로봉을 옆으로 하고 비봉방향으로 향했다


정상 능선에 도착하니 다른 등산로를 따라 오른 등산객들이 간간히 않아 쉬고 있었다

계속해서 능선 등산로을 따라 비봉으로 향했다

한무리의 등산객이 위험스럽게 비봉으로 오르는 바위를 오르고 있다

나는 비봉 옆으로 난 우회로를 따라 사모바위에 도착하였다.

사모바위 그늘마다에는 삼삼오오 등산객들이 앉아 점심을 먹고 있었다.


사모바위옆 능선에서 앞을 보니 앞으로는 문수봉, 보현봉이 자리하고 있었고

좌측방향으로는 의상능선이 현란하게 펼쳐져 있었으며

우측으로는 보현봉 아래로 형제봉 능선이 펼쳐져 있었다 

의상능선은 북한산에 있는 많은 능선 중 가장 빼어난 능선이 아닌가 싶다

지난번 이글식구들과 함께 의상능선을 타고 내려갔던 때의 일들이 생각났다


능선을 지나 청수동암문까지 오르는 급경사 아래에 도착하였다

급경사길을 오르기 전 숨을 고르기 위해 잠시 쉬었다

얼음을 채워 간 간 음료수를 마셨더니 가슴속까지 시원하다

아무 생각없이 한참을 쉬다가 서서히 경사를 오르기 시작하였다

혼자이고 아무런 기약없이 오른 산행이기에 서두를 것이 하나도 없었다


청수동암문을 지나 대남문에 도착하였다

주변에는 몇 무리의 등산객들이 삼삼오오 둘러 앉아 점심을 먹고 있었다

대남문 밖에 내리쬐는 햇빛은 따가웠으나 나무그늘에 들어가면 금방 시원해졌다

나는 대남문을 지나쳐 나무숲으로 그늘진 아래에 자리를 잡았다

자리를 깔고 준비해간 김밥을 꺼내어 간단히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는 동안 비둘기 한 마리가 부시럭 거리며 주변에서 서성거린다

밥알 몇알을 던져 주었으나 좌우를 급히 두리번 거리며 이리저리 오갈 뿐 먹질 않는다

갑자가 다리가 가려워 살펴보니 어느새 모기에 물려 다리 두 곳이 부풀어 있었다

반바지를 입고 온 때문인 것 같다


점심을 마치고 호젓하게 자리에 드러누워 하늘을 바라보다 두눈을 감았다

시원한 그늘에 드러누워 포만감과 편안한 마음으로 누워 있으니 이보다 더 행복할수 있을까

잠시후 어디에선가 툭툭 무엇인가 떨어지는 소리가 여기 저기서 들려왔다

눈을 뜨고 소리나는 쪽을 가만히 바라보니 도토리가 바람에 하나씩 떨어지는 것 같았다

그때 부시럭거리며 할머니가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도토리알을 줍고 있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배낭을 챙겨메고 대성문을 지나 국민대쪽으로 하산하기 시작하였다.

하산로는 거의 햇빛이 가려진 나무숲길로 인적이 드물어 사색하기에 안성마춤이었다

 

나는 상상의 나래를 펴기 시작하였다

로또 1등도 당첨되어 보고

하늘을 훌훌 날아가 보기도 하고

온갖 하고 싶은 것 마음대로 다해 보는 등

갖은 상상의 나래를 펴며 행복감에 젖어 있다 보니

어느새 국민대 입구에 도착하게 되어 산행을 마쳤다

출처 : 이글산악회
글쓴이 : 타잔 원글보기
메모 :
728x90
728x90

              동반자와 함께한 관악산행

 

2004. 8. 29(일) 나의 영원한 동반자와 함께 모처럼의 산행을 하게 되었다

산행코스는 서울대에서 연주암, 연주대를 지나 사당역으로 하산하는 코스


며칠 전 뜻밖에 나의 영원한 동반자가 관악산행을 제의한 적이 있었다

워낙 산을 싫어한 까닭에 뒷동산에 올라가기도 싫어하던 사람의 제안이었기에

너무 기쁜 나머지 함께 간다면 어디든지 모시고 가겠다고 하였다


내가 산행을 하는 날이면 휴일인데도 새벽에 일어나 말없이 도시락을 챙겨주고

즐거운 마음으로 산행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항상 고마웠고, 항상 빛진 기분이었기에

조금이나마 보답할 기회다 싶어 나의 산행 욕심은 아예 접고

가고 싶은 대로 따라가며 모시기로 마음 먹었다


그러나 산행 예정 전날 산에 오르기가 힘들어 가기 싫으니 혼자 가라고 한다

갖은 이야기를 하면서 회유해 보았지만 꺽이지 않은 바람에

이래 저래 그날은 나도 산행을 하지 못하고 말았다


그래서 오늘은 어떻게든 다정하게 산행을 함께 하고 싶었다

그때 이글대장님 전화로 오늘의 산행계획을 물으신다

그러나 부득이 선의의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오늘 집에 일어 있어 이글산행에 동참할 수 없다고....


아침 퇴근 전 오늘 날씨도 좋은데 같이 관악산에 다녀 오자고 집으로 전화했다

대답은 간다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안간다는 것도 아닌 애매한 대답이었다.

부부간의 대화에서 긍정도 부정도 아닌 대답은 상대의 뜻에 따른다는 긍정이기에

도시락 2인분 준비해 주라고 부탁하고 전화를 끊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도시락을 준비해 놓았는지가 몹시 궁금하였다

준비를 해 놓았다면 함께 가겠다는 의미일 것이다

산행을 제의했다가 싫다고 한 전력이 있기에

혹시나 하여 주방에 들어가 살펴 보았더니 도시락이 보이질 않는다


"아아 산에 함께 가기 싫은가 보다" 하고 안방으로 들어가려는데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던 아들 녀석 왈

"히히 엄마 오늘 아빠와 산에 함께 가시려고 머리에 드라이 하고 계셔" 라고 한다

즐거운 마음에 거실에 들어가 보니 드라이어로 머리를 만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도시락이 없던데? 하고 넘겨짚어 물었더니 김밥 사서 가자고 한다

삼막사까지 급경사 없이 완만히 가는 코스가 있으니 그리로 가자고 하였다


머리를 만지고 난후 시원한 음료와 과일을 준비하여 배낭에 챙겨 넣었다

일단은 즐거운 마음으로 함께 집을 나섰다

시장에서 김밥도 사고, 떡도 한봉지 사서 챙겨 지하철을 탔다

서울대 입구역에서 내려 서울대가는 마을버스를 기다렸다

그런데 기다리는 행렬만 늘어날 뿐 버스가 오질 않는다


기다리는 행렬은 대부분이 산행차림의 사람들이었다.

기다림에 지친 나는 시내버스타고 가자고 제의했다가 한방 먹었다

마을버스와 시내버스요금이 얼마차인지 아느냐 !

이런 것부터 아껴야 하지 않겠느냐 !. 나는 그런 것이 문제란다

생각의 포인트가 남여가 다른가 보다

나는 시간이 더 아까웠는데, 집사람은 돈이 더 아까웠는가 보다


11:50경 관악산 입구에 도착하여 둘이서 산행을 시작하였다.

등산 인파에 묻히어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오르기 시작하였다

햇빛이 따가워 길가의 그늘을 따라다니며 올라갔다

오르면서 어디로 갈까하고 물었더니 아무 곳이나 갈수 있다고 하지 않는가


은근히 욕심이 생겨 관악산 연주대까지 갈수 있는지를 물었더니 가볍게 그리고 가자고 한다

우리는 관악산 계곡을 따라 연주대를 향해 계속 올라갔다.

아카시아 동산을 지나 본격적인 산행길에 접어들자 힘들어하기 시작한다

"힘들면 얘기해! 쉬면서 천천히 가게" 하고 안심을 시켰다

나는 최대한 배려를 하기 위해 원하는 대로 해주고 싶었다


계곡 아래에는 물이 꽤 고여 있었는데 오를수록 고여있는 물이 적었다

그러나 계곡마다 사람이 앉을만한 자리마다에는 사람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소주 막걸리 마시는 사람, 식사하는 사람, 누워있는 사람 등 각양각색이다


집사람은 쉬고 있는 사람들이 부러운 지 계곡에 앉아 놀자고 한다

마지 못해 길가 그늘옆에 고여 있는 계곡물가에 자리를 잡았다

앉자마자 신발과 양말을 벗더니 두발을 계곡물에 담그며 즐거워하지 않는가

집사람은 잠시나마 행복한 순간이었던 것 같다


나는 바위에 앉아 물끄러미 바라보며 빙그레 웃었다

나는 재촉도 하지 않은 채 한참을 기다렸다

한참을 그렇게 있더니 말을 닦고 양말을 신고 신발을 신더니 가자고 한다


조금씩 오를 수록 걸음걸이다 느려지며 힘겨워 한다.

그냥 내려가 버릴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쉬엄 쉬엄 계곡을 오르면서 자꾸 계곡에 않아있는 사람들을 부러워 한다

계곡에 앉아 식사를 하자고 하였더니 좋아 한다


계곡 물가에 앉아 자리를 깔고 식사를 하기 시작하였다

옆에는 여자 두분이 앉아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막걸리도 3갠, 반찬은 상치, 고추, 김치 등 다양하게 준비해왔다

김밥을 먹자니 김치생각이 났는지 김치를 구해 오겠다고 한다

간단히 먹고 가자고 하였더니 김밥을 한 조각씩을 넣을 때마다 그곳을 쳐다보곤 한다


식사를 하고나니 이제는 자고 싶다고 한다.

갈수록 태산이다 

등산대로변이라서 누워 잠자기도 마땅하지가 않았다

"북한산은 한적한 그늘이 많아 드러누워 잘 수도 있을텐데" 하고 말했더니

북한산은 오르기가 힘들다고 하면서 더 이상 회유하지 말라고 한다


배낭을 챙기면서 하산할 것인지 정상까지 오를 것인지를 물어 보았다

한참을 생각하더니 여기까지 왔는데 정상으로 가자고 한다

연주대 능선을 오르는 깔닥고개에서는 무척이나 힘겨워 했다.

몇 걸걸음 걷다가 쉬기를 반복하면서 능선에 도착하였다

능선은 시원한 바람이 우리를 맞이해 줄줄 알았는데 오늘따라 바람도 없다


다시 내려갈지 사당역까지 가서 지하철타고 집에 갈까를 물어 보았다

서울대로 가면 버스타고 지하철타고 번거로우니 사당역으로 가자고 한다

아아 .. 그때 그냥 서울대로 다시 내려 갔을 것을...............


연주대에서 암벽에 설치된 철제자일을 타고 내려갈 때는 좋아하더니

점점 바위길과 뜨거운 능선길을 지날 때는 너무도 힘들어 하였다

이미 사당동 방향 능선에 접어든 터라 산행길을 바꿀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하산하는 길이 너무 힘이 든지 한발 한발 내딛는 것이 무척 힘겨워 보였다

앞으로는 절대로 산에 오지 않는다고 몇 번을 혼잣말로 다짐하곤 한다.

힘들어 하는 모습이 너무도 안쓰러웠으나 다른 뾰쪽한 방법이 없었다.

그렇다고 업고 내려 갈수도 없는 노릇이고 말이다.

 

어찌할 수 없는 안타까움과 불안한 마음으로 앞뒤를 오가며

조심스레 눈치를 살핀채 앞뒤를 오가며 긴장을 풀지 않고 살피면서 하산하다 보니 나까지도 몹시 피곤하였다

 갈수록 힘들어 하는 것을 보고  여기까지 온 것을 몹시 후회를 하였다 


오후 5시가 지나서야 사당역에 도착하였다

서울대 입구를 출발한지 5시간만이다.

비록 시간은 많이 소요되엇지만 무사히 내려와서 천만 다행이었다

지하철에 타자마자 자리를 잡더니 그대로 골아 떨어져 버린다.


앞으로는 함께 산향을 할때면 가장 쉬운 코스로 안내를 해야 할 것 같다

오늘은 욕심을 버리고 봉사를 하려 했는데

오히려 역효과만 난 것 같아 못내 아쉬운 산행이었다.

 

아침에 출발할때에는 무척 즐거웠는데

하산할 때에는 미안하고 죄스런 마음을 지울수가 없었던 하루였다.

출처 : 이글산악회
글쓴이 : 타잔 원글보기
메모 :
728x90
728x90
 

                                             북한산 여름산행

 

8월15일 뜨거운 여름 이글 북한산 오르다

인원은 딸랑 3명(대장님, 총무님, 그리고 나님)

다른 이글들 더위에 지쳐 있으실까?

아니면 하안거 중이신가?


내리쬐는 햇살은 따가우나, 입추가 지나서인지 나무숲에 들어가면 제법 서늘하다

1코스는 정릉→보국문→대동문→구천폭포→아카데미하우스

2코스는 구기파출소→문수사→대남문→대성문→보국문→대동문→구천폭포→아카데미하우스


나는 제2코스로 혼자서 산행을 시작하였다

홀로산행은 이미 익숙해져 있다

계곡 군데군데에 있는 웅덩이에 약간의 물이 고여 있을 뿐 계곡은 거의 말라 있었다

흐르는 땀을 닦으며 아무런 생각없이 느릿느릿 구기계곡을 따라 대남문을 향했다


일요일임에도 등산객은 많지 않아 한적했다

아마 날씨가 더워서 산을 찾는 사람이 적은 모양이다

위로 오를수록 계곡은 거의 말라 있다

나무들과 풀들은 더위에 지쳤는지 잎이 시들해진 채로 고개를 숙인채 힘없이 서 있다


깔딱고개에 오르는 입구에서 잠시 쉬었다.

나무그늘에 앉아 있으니 시원하다

불어오는 바람이 얼굴을 스칠때면 시원한 느낌이 참 좋다


깔닥고개에 오르는 돌계단을 하나씩 세면서 오르다가 잃어버렸다

돌계단은 좁은 것, 넓은 것, 높은 것, 낮은 것 등 일정하지가 않다

매번 오르는 등산로였지만 느낌은 항상 다르다

뛰어 오르기도 해보고, 급히 올라보기도 해보고, 천천히 올라보기도 했었다

오늘은 아무 생각없이 천천히 그저 계단을 하나씩 오를 뿐이었다


한모퉁이를 돌았더니 또 위로 한없이 돌계단이 펼쳐진다

겨울에는 꼭대기까지 보였는데 나무숲이 가려지 보이질 않는다

숨을 헐덕이며 위로 펼쳐진 돌계단을 올랐더니 또 위로 돌계단이 펼쳐져 있다

그 위로는 깔닥고개 정상이 보인다


고개정상에 도칙하니 어느 한가족이 앉아 쉬고 있다

젊은 부부, 노인부부, 참 사이가 좋아 보인다

왼쪽으로는 문수봉이, 앞으로는 보현봉이 올려다 보인다

고개를 지나쳐 그늘에 앉아 쉬면서 오이를 꺼내어 아작아작 씹어 먹었다

혼자서일까 오이맛이 별로이다


계단을 따라 대남문으로 갈까, 문수사로 해서 갈까 망설였다

오늘은 문수사로 해서 가자

문수사로 오르는 길은 경사가 급하였다

앞으로 노인 한분이 힘겨워 하며 천천히 산을 오르고 있다

길 옆 나무숲에는 한무리의 사람들이 좌담을 하며 않아 쉬고 있다

오르면서 위를 쳐다보니 경사가 급하여 고개가 아프다


드디어 문수사에 도착하였다

보살아주머니 한 분이 뜨거운 햇빛이 내리쬐는 마당에서 불을 지펴며 일을 하고 있다

법당과 산신당 앞을 지나 문수사를 지나쳤다

문수사 법당안과, 산신당안에는 불공을 드리는 사람들이 꽤 많이 있다

문수사를 지나 모퉁이를 돌아가니 대남문이 보인다

대남문에서 계단으로 오르내리는 사람들이 꽤 많아 보인다

대남문에 도착하였더니 많은 인파가 그늘에서 쉬고 있었다


햇빛이 뜨거워 나무그늘이 있는 등산로를 따라 대성문에 도착하였다

대성문 주변에는 별로 사람이 많지가 않다

대성문에서부터는 성곽을 따라 보국문으로 향했다

성곽옆으로 난 등산로에는 그늘이 없다

그러나 아래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시원하다


보국문에 도착하여 정릉에서 올라오는 일행을 기다리며 그늘에 자리를 잡았다

가지고 온 냉커피를 꺼내 혼자서 두 잔이나 마셨다. 이유는 너무 맛이 있어서

그늘에 앉아 있자니 따분하기도 했다.

시간이 넉넉하니 위문까지 갔다올까, 비봉까지 갔다올까 혼자서 온갖 생각을 해 본다

따분하여 보국문 위로 올라갔다, 내려왔다를 몇 번

보국문 위에 걸터앉아 혹시나 하는 생각에 정릉에서 온 길을 삐꼼히 바라본다

아직 도착할 시간은 아닌데도 말이다


이쪽 봉우리로 올라가보고, 저쪽 봉우리로 올라가보기도 해 본다

완전히 시간 쪼개먹기다. 그 소중한 시간을 말이다

왜 이리 시간이 안갈까 . 기다림이란 정말 지루한 것인가 보다.

12:00경이 되어서야 일행이 도착되었다.

너무나 반갑다. 오랜만에 만난 얼굴들이다


대동문을 지나고 동장대를 지나 우리가 항상 하던 그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딸랑 셋이서 오붓하게 앉아서 말이다. 물론 막걸리도 한잔 걸치고


오후 2시경 하산하기 시작하였다

대동문을 지나 아카데미하우스 방향으로 하산하였다

이곳 계곡도 온통 말라 있다

가끔 드러난 웅덩이에 약간의 물이 고여 있을 뿐이다

구천폭포위에 물이 약간 고여 있어 발을 담그며 잠시 휴식을 하였다

메마른 계곡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더위를 피해 피서를 즐기고 있다

우리콩으로 만든 두부집에서 뒷풀이로 하루를 마감하다

출처 : 이글산악회
글쓴이 : 타잔 원글보기
메모 :
728x90
728x90

                     雲霧에 잠긴 道峰山

 

북한산 북동쪽으로 우이령을 지나 아담하게 자리하고 있는 도봉산
북한산은 거대하고 힘이 넘친 남성의 모습이라면
도봉산은 그 곁에 수줍은 듯 다소곳이 앉아있는 여인의 모습
의정부와 장흥을 쟁반삼아 한 켠에 소담스럽게 앉아 있다.

 

2004. 7. 18(일) 이글 산우들 운무에 잠긴 도봉에 오르다
예정코스는 망월사역-대원사-회룡능선-포대능선-

도봉정상(만장봉, 선인봉. 자운봉, 신선대)-오봉능선-오봉산-

여성봉-송추남능선-오봉매표소. 예정소요시간은 약 6시간 정도

 

09:35분경 망월사역에 내려 나왔더니 대장님과 포그남님 기다리고 계신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의정부행 전철 2대가 지나칠때까지 이글산우들을 기다렸다
오늘 비가 온다고 하여 많은 이글산우님들 대부분이 불참하신 모양이다

 

09:50경 망월사역을 출발하여 대원사 방향으로 산행을 시작하였다
산 언저리들 돌아가는 안개들이 도봉산 정상을 향해 바쁘게 오르고 있었다
어제 내린 비로 등산로 주변에 산재해 있는 풀과 나무들은 촉촉이 젖어 있었다

대원사를 지나 등산로에 진입하자마자 계곡으로 흐르는 폭포가 우리를 압도하였다
폭포가 너무도 아름다워 포그남님 얼른 카메라를 꺼내 사진에 담는다

 

폭포밑으로 난 계곡다리를 지나 오르다 보니 원효사에 도착하였다
아침부터 잔뜩 흐린 날씨가 무덥고 다습하여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줄줄 흐른다
먼저온 등산객들이 원효사 입구 너른바위에 앉아 쉬고 있었다
배낭을 내려놓고 포그남님이 꺼낸 냉커피를 시원하게 마셨더니 더위가 확 가신다

 

휴식을 마치고 회룡능선으로 오르기 시작하였다
육산으로 된 등산로인가 싶었는데 잠시 지나자 바윗길이 나타났다.
바윗길은 급경사의 연속이었지만 쇠파이프와 쇠줄이 설치되어 있어 산행에는 무리가 없었다


급한 바윗길에 쇠줄과 파이프에 의지한 체 바윗길을 지나 굽이굽이 능선을 올랐다
쇠줄과 파이프에 의지하여 급한 바윗길을 오르다 보니 숨이 가파오고 힘이 들었다

한참을 오르다 보니 콘크리트로 포장된 넓은 지대가 있어 보니 헬기장 같기도 하다
한무리의 젊은 남녀 등산객들이 사진촬영을 하면서 너무도 즐거워하고 있다
흐르는 땀을 닦으며 가지고 온 막걸리 한잔씩을 돌리니 힘이 솟는다

 

정상을 바라보니 산불감시초소가 보인다.
10여분을 올랐을까. 산불감시초소 안부에 도착하였다
많은 등산객들이 주변경관을 조망하면서 즐거워 한다

 

도봉산을 향해 길게 걸쳐 있는 포대능선이 장엄해 보인다
무슨일이 그리 바쁜지 많은 안개들은 포대능선을 쉼없이 내달리곤 한다

산불감시초소를 지나 포대능선을 향했다
올라올때는 등산객이 많지 않았는데 여기부터는 등산인파가 붐빈다

 

포대능선을 지나는 동안 온갖 형상의 물기를 머금은 바위들이 인상적이다
하얀바위들이 넘어질 듯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모습
무슨 동물 형상의 모습
아기를 앉고 있는 모녀상의 모습 등...

빠르게 움직이는 구름은 꼬리를 물고 계속 포대능선을 넘나든다


포대능선의 진수는 쇠줄을 타고 바위사이를 오르내리는 것이었다

안개를 헤치며 쇠줄에 몸을 매달고 바위틈으로 한참을 내려갔다
내려가다 옆을 보니 바로 옆으로 오르는 바윗길이 보였다
오르는 사람에게 오르는 길은 어디가는 길인지를 물었더니 내려가다가 다시 올라올 길이란다


거의 내려가서 보니 옆으로 쇠줄에 메달려 다시 올라가게 되어 있었다

바윗길 등산로는 쇠줄없이는 불가능해 보였으나 파이프와 쇠줄을 설치해 놓아 다행이었다
파이프와 쇠줄에 매달려 오르는데 안개속에 가려져 발 디딜 곳도 잘 보이지 않는다

급한 바윗길은 봉우리 정상까지 나 있었다
정상에 오르자 봉우리가 좁아 오금이 떨리기는 하였으나 안개로 아래가 가려져 다행이었다

 

포대능선을 지나 만장봉, 자운봉, 선인봉으로 오르는 길목에 도착하였다
안개속에 드리운 도봉산은 구름위에 떠 있는 신선세계가 아닌가

안개속의 세 봉우리는 신비스럽게 보인다

우리는 안개속의 산행으로 잠시 신선이 되는 듯했다

 

도봉산의 주봉은 자운봉, 만장봉, 선인봉이고, 이중 최고봉은 자운봉(紫雲峰)이라고 한다
자운봉은 깍아지른 듯한 암석으로 수만 성상동안 바람과 비에 씻겨 기암괴석을 이루고

석벽에 용이 승천하는 상이 있는가 하면 거북의 형상도 있다고 하나

안개속에 가려지 보질 못해 못내 아쉽다

 

안개속의 도봉산 정상을 뒤로하고 오봉능선으로 향했다
오봉능선은 육산으로 산행하기에는 무리가 없었다
오봉산에 오르기 직전 적당한 장소에서 점심을 먹었다
하나씩 꺼내 놓은 반찬들이 진수성찬이다

 

오봉에 도착하였다
다섯 개의 봉우리에는 하얀 바위가 하나씩 얹혀져 있었다
봉우리마다에 쓰러질 듯이 얹혀 있는 바위가 아슬아슬해 보인다
만고풍상을 거쳐 자연이 만들어 놓은 하나의 예술작품이었다

오봉을 바라보며 자연에 취해 있다가 송추남능선으로 하산하기 시작하였다


능선을 따라 내려가다 여성봉에 도착하여 우리는 입을 다물수가 없었다
능선 등산로 정면에 버티고 서있는 여성봉은 여성상징의 형상이 너무도 사실적이다
여성봉위에 서 있는 한그루의 소나무는 더욱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그저 자연의 에술성에 감탄할 뿐이다

 

여성봉에서 내려와 서 있는데 중고등 학생 정도의 남학생 2명이 여성봉이 어디인지를 묻는다
앞을 바라보라고 했더니 둘이서 뚤어지게 쳐다보다가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부끄러워 한다

 

도봉산이 이렇게 아름다운 산인지를 예전에는 미쳐 몰랐다
포대능선은 포대능선대로 그렇고
자운봉, 만장봉, 선인봉, 오봉은 이름 그대로 그렇고
여성봉의 너무도 사실적인 자연의 예술성이 그렇다.

 

뒤돌아보면서 내려오다 보니 오봉매표소다
매표소를 지나 흐르는 송추계곡에 발을 담갔다
땀으로 젖은 머리를 감고 나서
물 속에 발을 담근체 앉아 있자니 이렇게 행복할 수가...

출처 : 이글산악회
글쓴이 : 타잔 원글보기
메모 :
728x90
728x90

             동악명산(東岳明山) 치악산 종주

 

치악은 원주의 동쪽에 거대한 장벽으로 일어선 산
동악명산(東岳明山)이라 하여 많은 고승대덕이 수도처로 찾았던 산
가을 단풍이 너무 곱고 아름다워 적악산(赤岳山)
뱀에 휘감긴 은인을 구해준 꿩의 보은전설로 인해 치악산(雉岳山)
이렇듯 여러 개의 산이름을 지니고 있는 산도 흔치 않으리라

 

오래전부터 몇 번이나 치악종주 계획을 세웠으나 번번히 시작도 못했다
지난 일요일 심마니들의 치악종주에 동참하려 했으나
태풍 "민들레"로 취소되는 바람에 홀로라도 종주산행을 작정하였다.
삼돌님이 동참해 주는 바람에 홀로산행을 피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계획을 세우기 위해 웹서핑을 하여 산행후기들을 살펴 보았다
소요시간은 8∼14시간정도로 다양하였으나 8시간이면 가능할 것 같았다

2004. 7. 11(일) 치악 종주를 결행하기로 작정하고 계획을 세웠다


청량리에서 열차로 신림역까지, 신림역에서 성남매표소까지 택시로
성남매표소-상원사-남대봉-향로봉-고둔치-원통재-비로봉-사다리병창-

세렴폭포-구룡사-구룡사 매표소까지 약 8시간을 예상하여 계획하고
구룡사 매표소에서 시내버스로 원주역까지
원주역에서 청량리까지 열차로 귀경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05:30 화곡역에서 첫출발하는 지하철 5호선으로 06:20분경 청량리역 도착
06:50 청량리역 출발 안동행 열차에 올랐다
웬일인지 열차는 무궁화였는데 역마다 쉬어가는 것이 아닌가
승객이 한명도 오르 내리지 않는데 역마다 빠지지 않고 멈춘다
나중에 알게되었지만 안동행 첫차는 통근열차라서 완행이란다.

 

양동역에서는 교차하는 열차가 지나야 한다며 10여분이상을 서 있었다
삼돌님 이때다 싶어 밖으로 나가 여유있게 끽연의 즐거움을 만끽한다
이로인해 예정보다 10여분 늦게 10:00경에야 신림역에 도착하였다

 

치악산 자락에 자리한 신림역은 민가에서 떨어져 있어 한적해 보였다.
역 아래에는 민가 몇채와 푸른 들판이 한가롭게 자리하고 있었고
멀리 냇가에 맑은 시냇물이 흐르고 있는 모습이 전형적인 시골풍경이다

 

내리는 승객은 우리 일행과 낚시꾼 3명이 전부였고, 역무원은 2명뿐이었다
역무원 1명이 나와서 열차표를 수거하고
한명은 사무실에서 뒤돌아 앉아 전화통을 붙들고 잡담만 하고 있다
동화속에 나옴직한 전형적이고 한가한 시골 간이역의 풍경이다.

이곳 사는 사람중에도 역이 있는 것을 모르는 사람도 있단다.

 

개찰을 마치고 역전밖으로 나왔더니 택시가 보이지 않는다
역무원에게 택시탑승장소를 문의해 보니 개인택시 전화번호를 알려준다
신림역은 대중교통이 없어 택시를 이용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역에서는 택시호출 전화번호를 안내판에 게시하여 놓고 있었다


택시를 호출한 지 3분여 지나자 택시가 도착하였다

택시를 타고 운전기사에게 성남매표소까지의 소요시간과 요금을 물어보았다
10여분정도 소요되며 요금은 만원이라고 한다.
성남매표소까지 가는 길옆으로 흐르는 계곡물은 너무도 맑고 깨끗하였다
5천원을 더주면 매표소를 지나 주차장까지 들어갈 수 있다하여 동의하였다

 

성남매표소를 지나 주차장까지의 도로는 좁고, 시멘트와 돌로 포장된 길이었다.
좁은 길을 양쪽으로는 등산객들이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오르고 있었다
운전기사가 산행객의 복장을 보고 예견하는 강원도 사투리의 입담이 구수하다


"저 인간들은 산에 오를 상이 아이야 !"
"조금 가다가 힘들면 내려올 인간들이야 !"
"저 인간들 걷는 꼬라지좀 보래이!"
"어디 산에 오를 꼬라지인가 !"

 

매표감시소에서 한사람이 매표여부를 확인하려 하자 휙 지나쳐 버린다
기사에게 왜 지나쳤는지 물어 보았다
"저 녀석 공익인데 한번 혼좀 내줘야겠어! 손님이 표 안 샀을까봐 기래 !"
운전기사의 토속적이고 구수한 입담에 한동안 배꼽을 잡고 웃어야 했다.

 

10:30경 마지막 주차장에 도착하여 산행을 시작하였다
마지막 주차장에서부터는 좁은 등산로가 오르막으로 나 있었다
등산로 옆으로 흐르는 계곡물은 어찌나 맑고 깨끗하던지..
산행은 그만두고 계곡에 뛰어들어 하루를 보내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계곡물은 좁은 계곡으로 구비구비 흐르며 바위에 부딪치기도 하고
크고 작은 폭포로 변해 하얗게 물보라를 이루어 내는 물소리는
쌍용약수에 이르는 모퉁이를 돌아설 때까지 그칠줄 모르고 계속되었다.

 

등산로 옆을 따라 산죽나무, 단풍나무가 낮게 깔려 자라 있고
계곡을 건너는 모퉁이에 앉아 있는 바위에는 이끼가 축축히 자라며
참나무, 신갈나무, 소나무가 무리를 지어 하늘을 가리며 자라고 있다.

 

흐린 날씨인데도 평상시보다 더 많은 땀이 흐른다
땀을 닦아낸 수건을 쥐어짜니 땀이 물처럼 줄줄 떨어진다
상원사에 못미쳐 쌍용양수에 도착하였더니 중년 부부가 쉬고 있었다
우리 일행도 배낭을 내려놓고 약수를 마시니 가슴속까지 시원하다

 

모퉁이를 돌아 상원사에 도착하였다.
상원사는 생명을 구해준 선비가 뱀에게 잡혀 있을 때
꿩이 생명으로 보은하였다는 치악의 전설을 안고 있는 오래된 사찰이다.

상원사 입구에서 왼쪽으로 남대봉 가는 길이 나 있었다


상원사를 왼쪽으로 돌아 20여분쯤 오르자 남대봉에 도착
남대봉에는 30여명이 무리를 지어 이른 점심을 먹고 있었다.

남대봉부터의 등산로는 치악의 능선을 따라 비로봉까지이다


치악의 능선은 육산으로 너덜바윗길이 아니어서 산행하기는 좋았다
10여분 지나 육산위에 아담하게 바위가 솟아 있어 잠시 쉬었다.
수박을 먹으면서 바라보니 안개속으로 멀리 향로봉이 보인다

 

바위를 지나 향로봉까지는 치악평전으로 좌우가 시원스레 트였으나
낮은 안개와 구름으로 능선아래가 시야에 들어오지 않아 아쉬웠다
맑은 날에는 저아래로 원주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는데....

 

12:30경 향로봉에 도착하였다.
구룡사 방향에서 오던 산행객 몇사람이 쉬고 있었다
우리는 향로봉을 지나쳐 구릉지대에서 점심을 먹었다
13:30경 점심을 마치고 산행을 계속하였다.


햇빛이 없는데도 흐르는 땀은 더 많은 것 같다
14:00경 곧은치(고둔치)에 도착하였다.
자료에 곧은치와 고둔치로 혼용 표기되어 혼란스럽다.

 

점심을 과식한 탓인지 오르막에 무척 힘이 든다
원통재를 지나 입석대 갈림길까지는 급경사가 계속되었다.
급경사를 오르면서 대퇴근육의 일시적인 경직으로 자주 쉬어야 했다
입석대 갈림길에 도착해서는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했다
꼼짝없이 서 있다가 한참만에야 주저 앉아 경직을 이완시킬 수 있었다

 

입석대 갈림길을 지나 오르면서 앞을 보니 비로봉이 눈앞에 서 있다
헬기장을 지나 안부에 도착하여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비로봉에 오르다
급경사에 설치된 계단과 돌계단을 따라 쉬엄쉬엄 오르니 비로봉이었다

 

정상에는 몇 사람만이 쉬고 있을 뿐 아무것도 없었다
다만 돌무덤 2개와 표석이 좁은 봉우리를 지키고 있고
건너편으로는 매화봉이 내려다 보일 뿐이다.

 

우리는 배낭을 내려놓고 잠시 쉬는데 웬 벌떼와의 전쟁
어디에서 왔는지 벌떼들이 내려논 배낭과 사람에게 수없이 덤벼든다
행여 쏘일까봐 움직이지 못하고 잠시 지체하였다
벌 한 마리가 안경에 앉아 한참을 돌아다니더니
다시 귀로 가서 한참을 맴돌다가 사라진 뒤에야 움직일 수 있었다

 

16:00경 사다리병창코스로 하산하기 시작하였다
이정표에는 세렴폭포까지 2.7km로 되어 있었다.
사다리병창 계단을 내려오던중 가늘게 비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말로만 들었던 사다리 병창 코스는 정말 장난이 아니다


급하게 내려놓은 철제 사다리와 돌 계단들
밖으로 드러난 나무뿌리들을 밝고 내려올때는 무릎이 시큰거려 왔다.

하산길인데도 오르막과 내리막이 계속되어 우리를 더욱 힘들게 했다
계곡에서 들려오는 흐르는 물소리는 심리적으로 더욱 피곤하게 했다

철계단옆으로 스쳐가는 다람쥐 한마리의 앙증이 피곤함을 잠시 잊게한다.


세렴다리에 도착하니 계곡으로 내려온 하산길과 마주쳤다.
한무리의 등산객이 계곡 방향 등산로를 따라 하산하고 있었다

 

우리는 세렴다리에 도착(17:00경)하여 차가운 계곡물에 발을 담궜다
발끝으로 느껴오는 차가움은 피로를 한순간에 가시게 하였다
땀에 젖은 머리를 감고 세수를 한 후 휴식을 취하니 여기가 별천지라!

 

세렴다리부터는 완만한 포장도로라서 하산하는데 무리가 없다
구룡사에 도착하니 지난번 화재가 있은 후 대웅전을 건축 중이었다
구룡사부터 매표소까지는 유원지라서인지 간간히 데이트족이 보인다
18:00경 구룡사매표소에 도착하였다.
10:30경에 산행을 시작하여 7시간30분만에 종주를 하게 된 것이다.

 

파라솔 아래에서 막걸리를 시켜 마셨다.
파라솔 위에는 부슬부슬 비가 내린다.
이글식구가 다하지 못해 막걸리 맛이 별로다.

 

원주역행 시내버스에 올라 기사에게 원주역행인지 물었다
평일에는 원주역을 가는데 공휴일에는 경유지가 바뀐다는 답변이다
황당하다.


기사는 시외버스터미널 다음역에서 내려 5분쯤 가면 된다고 한다
시내 KT정류장에서 하차하였더니 주룩주룩 비가 내리고 있었다
비를 맞으며 5분여를 걸었더니 원주역이 나왔다.


19:57분 출발 청량리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21:50경 청량리역에 도착하였더니 주룩주룩 비가 내리고 있었다

이글 식구들 함께 했으면 좋았으련만 아쉬움이 남는다.

출처 : 이글산악회
글쓴이 : 타잔 원글보기
메모 :
728x90

+ Recent posts